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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루트] '설악'의 정기 품은 하늘 내린 '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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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탑 어우러진 '백담계곡'
설악산 절경 속 '백담사'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봉정암'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코로나 19 '4차 팬데믹(대유행)'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지만, 여전히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 유명 여행지에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코로나 감염 우려가 없는 '언택트(비대면)' 관광지들이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특히 강원도 인제는 숲과 바위, 맑은 물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여유롭게 감상하며 머리를 식힐 수 있는 곳이다.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이들을 위해 힐링과 여유의 고장 '인제'를 선물한다. [편집자 주]


■ 100개의 못(潭) '백담계곡(百潭溪谷)'


곡백담과 백담사 [인제군 제공]

곡백담과 백담사 [인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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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이은 태풍으로 유실되거나 파손된 백담계곡 진입로와 수렴동 대피소로 이어지는 계곡 탐방로와 시설물이 대부분은 복구됐다.

인제군에 복구 상황을 알아본 바, 일부 구간은 아직 복구 중이지만, 임시 탐방로 등 안전시설을 갖췄기 때문에 계곡을 즐기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백담(百潭) 계곡'은 100개의 담(물이 고인 깊은 곳)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강원 인제군 북면에 있는 '백담계곡'은 용대리에서 백담사에 이르는 구간이다. 8km 구간에 차도가 있으나 셔틀버스 외 일반 차량 통행은 금지한다.


설악산의 최고봉인 대청봉과 마등령을 잇는 능선을 중심으로 구분하는 내설악은 '12 선녀탕', '백담', '수렴동', '가야동', '백운동' 등의 계곡을 거느리고 있다.


백담계곡 [인제군 제공]

백담계곡 [인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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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백담계곡은 시냇물처럼 폭이 넓고 길이도 길다. 깨끗한 암반과 조약돌, 맑은 물, 주위의 울창한 숲과 부드러운 산세가 어우러져 시원스러운 풍광을 연출한다.


백담계곡은 설악의 계곡을 모두 합쳤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굽이굽이 깊은 계곡은 폭포와 소를 빚어놓은 것 같다. 아무리 더워도 백담계곡 앞에서는 달아올랐던 열기도 금세 식는다.


내설악 백담계곡은 여름뿐 아니라 단풍의 속살을 볼 수 있는 전국 최고의 단풍 명소다. 매년 10월 중순이면 단풍이 절정에 이른다.


이 더위의 기세가 꺾일 때면 백담계곡은 가을맞이 준비에 한창일 것이다. 단풍 옷으로 갈아입은 백담계곡의 유혹에 빠져들지 않을 사람이 과연 있으랴


■ '님의 침묵' 집필지 '백담사(百潭寺)'


백담사 전경 [인제군 제공]

백담사 전경 [인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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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담계곡을 따라서 오르면 설악산 절경 속에 파묻힌 백담사(百潭寺)를 마주하게 된다. 대청봉에서 사찰까지 웅덩이가 100개 있어 백담사라 이름 붙였다. 백담계곡 중심부에 자리한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1879~1944)의 자취가 어려 있는 고찰이다.


독립운동을 했던 만해 한용운 스님의 출가 지이며 1926년에는 이곳에서 <님의 침묵>을 쓰고 1928년에는 백담사 역사를 정리한 <백담사 사적>을 썼다. 백담사 경내에는 '만해기념관'이 있으며 인근에는 2003년에 설립돼 동국대학교에 기부한 만해마을이 있다.


1987년 정치적 사건으로 더 유명해진 백담사는 신라 진덕여왕 시기 647년, 자장율사가 '한계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절이다. 그간 10여 차례 소실되고도 현재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백담사'는 화재를 피하기 위해 절 이름을 바꾸려는 주지 스님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대청봉에서 절까지 웅덩이를 세어보라고 해서 다음 날 세어보니 100개여서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러한 연유로 1455년에 백담사로 이름을 바꾸었고, 1755년에 또 화재가 나자 '심원사'로 개칭했다가 1783년(정조 7년) 다시 '백담사'로 고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백담사 주 불전인 극락보전 안에는 1748년에 조성된 아미타불상이 있다. 크기가 87cm로 17세기에 만들어진 3~5m에 이르는 불상과 비교하면 작다.


노랑 삼회장저고리 [인제군 제공]

노랑 삼회장저고리 [인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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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타불상에서 조성 발원문이 발견됐는데 한문과 한글로 기록돼 있는 점이 특징이다. 발원문에는 영조와 그의 정비인 정성왕후 서 씨(1693~1757) 그리고 세자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내용이 있다.


'만(卍)' 자가 새겨진 노랑 삼회장저고리는 궁중에서 사용했거나 왕실과 관계된 사람의 것으로 추측된다. 삼회장저고리 안쪽면에도 한글로 시주자의 이름이 쓰여 있어 당시 한글 연구와 복식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자장율사의 유물 소동일좌와 인조 때 설정 대사에게 하양한 7층 소형 옥탑 등이 있으며, 암자로는 '영시암', '오세암', '봉정암'이 있다.


백담 계곡 상류로 이어지는 수렴동 계곡도 내설악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골짜기다. 크고 작은 폭포와 소(沼)가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절경을 뽐낸다.


백담계곡 ~ 수렴동 ~ 마등령을 넘어 외설악으로 이어지는 등산코스도 좋다. 새벽에 출발하면 저녁에 설악동에 도착하는데 특히 마등령에서의 공룡능선 조망이 압권이다.

백담사 건축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설악의 경치와 어우러져 마음을 짓누르던 무거운 짐들이 덜어지는 느낌이 든다.


백담사는 2007년부터 입장료를 폐지했기에 무료로 사찰을 둘러볼 수 있다. 백담사 입구에서 백담사까지 걸어서는 약 2시간이 소요되므로 셔틀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 5대 적멸보궁 '봉정암(鳳頂庵)'


봉정암 [인제군 제공]

봉정암 [인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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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암은 봉황이 부처님의 이마로 사라졌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1,224m)인 마등령에 위치한 내설악 백담사의 부속 암자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로 신라 선덕여왕 13년 고승 자장율에 의해 창건됐다. '적멸보궁'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법당을 말한다.


자장율사가 중국 오대산에서 가져온 진신사리와 금란가사를 경남 양산 통도사와 경주 황룡사 9층 석탑에 우선 봉안하고 신령한 장소를 찾았다.


그리고 금강산에 올라 기도를 시작한 지 7일째 되는 날 봉황새 한 마리가 날아와 높은 봉우리 위를 선회하다가 갑자기 자취를 감춘 곳이 부처님 이마였다. 그래서 절 이름이 봉황새가 부처님의 이마로 사라졌다 해서 봉정암이라 붙였다.


부처님의 형상을 한 바위 밑에 불사리를 봉안한 뒤 5층 탑을 세우고 암자를 지었다. 적멸보궁에는 일반 법당과 달리 불상이 없다. 산정의 5층 석탑에 불사리가 봉안돼 있기 때문이다.


석가사리탑 남서측 [인제군 제공]

석가사리탑 남서측 [인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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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암 가는 길은 극기 훈련과도 다름없다. 6시간의 산행은 기본이고 산비탈에 설치된 로프를 잡고 수십 번의 곡예를 반복해야 한다.


가장 힘든 코스는 '깔딱 고개'인데 누구든 평등하게 두 발과 두 손까지 이용해야만 오를 수 있는 바윗길이다.


그래서 겨울 전에 암자를 내려가는 스님은 빈 암자에 땔감과 반찬거리를 구한 뒤 하산하고, 암자를 찾아가는 스님은 한 철 먹을 양식만을 등에 지고 올라가 수행했다고 한다.


봉정암에서 1Km 더 오르면 소청봉에 닿고 계속해서 중청봉과 대청봉에 이른 후 오색약수나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할 수 있다.




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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