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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었는데"…여름철 '스텔스 보행자'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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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후 도로에 누웠다 사고
지난해 251건·27명 사망
"사고 유발자도 책임" 목소리

"아무도 없었는데"…여름철 '스텔스 보행자'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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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지난 4일 오전 2시28분께 서울 중랑구 한 삼거리에서 도로에 누워있던 30대 A씨가 지나가던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운전자는 음주 상태였으며 혈중알코올 농도가 면허정지 수치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도 음주 후 해당 도로에 누워 있었다. 당시는 새벽인 데다가 비까지 오는 바람에 누워있는 이를 확인하기 쉽진 않았다. 다만 경찰은 운전자가 사고 상황 이후에도 차량을 진행한 점과 음주상태였던 점 등을 토대로 운전자 과실이 중하다고 판단하고 최근 운전자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강남구 신사동 한 골목길을 주행하던 택시가 술에 취해 도로에 누워있던 50대 B씨를 치어 숨지게 한 것이다. B씨는 주취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도움을 거부했다가 경찰이 떠난 뒤 길거리에서 쓰러졌고 이후 사고를 당했다.


도로변에 누워있는 보행자를 미처 못 보고 차로 치는 이른바 '스텔스 보행자'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야외 활동이 많은 여름철엔 음주를 한 뒤 자신도 모르게 쓰러졌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망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주의가 필요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251건의 스텔스 보행자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 사고로 27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9년엔 374건·35명, 2018년엔 285건·40명이었다.


운전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운전 중인 상태에서 누워있는 행인을 발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일단 사고가 나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에 행인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보행자 안전을 위해 '안전속도 5030' 제도를 시행하고 보행자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으나 새벽 시간대 도로에 행인이 누워있으면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운전자의 주의도 필요하지만 도로에 쓰러진 이를 볼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운전자에게 무조건 책임을 묻는 식의 사고 조사 행태는 타당성이 부족하고 불합리한 부분이 많아 사고 유발자에 대해서도 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운전자 입장에선 외진 곳에서 야간 운전을 할 경우 사람이 있을 만한 코너변 등에서 속도를 줄이고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 외엔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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