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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 자해했다고 밤새 유치장 들어간 경찰관…내부 반발 격화(종합)

최종수정 2021.07.24 17:34 기사입력 2021.07.2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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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직협 단체들 "인권 침해" 일제 규탄
제주 중학생 살인 피의자 자해하자
유치장 들어가서 근무 지시
비무장 상태로 3시간씩 교대
"살인범은 누워서, 경찰은 양반다리"

제주에서 중학생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백모씨가 21일 오후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제주에서 중학생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백모씨가 21일 오후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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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제주 중학생 살해 사건의 피의자가 유치장에서 자해 소동을 벌인 것과 관련, 현장 경찰관에게 유치장에 들어가 근무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던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 내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경찰 직장협의회(직협) 관련 단체들은 잇따라 입장을 내 지휘부를 규탄하고 현장 경찰관 인권 보호를 요구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는 제주 중학생 살해 사건의 피의자 백모(48)씨가 지난 22일 유치장에서 자해 소동을 벌였다. 백씨는 스스로 화장실 출입문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쳐 피를 흘렸고, 즉시 보호관에 의해 제지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재수감됐다.

문제는 당일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피의자와 같은 공간에서 관리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서부터 발생했다. 제주동부서 직협 등은 유치장 근무 경험이 없는 수사과 조사요원이 비무장 상태로 3시간씩 교대 근무를 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 내부에서는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한 경찰관은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직원은 양반자세로 앉아서 지켜보고, 살인 피의자는 누워서 편히 잠을 잤다고 한다"며 "유치장 근무를 해보지 않은 직원들이 유치장 안에 들어가 사고를 대비할 수 있을까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직협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반발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경찰직협연대(직협연대)는 이날 입장을 내고 "살인 피의자가 유치장에서 자해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경찰관들이 3시간씩 교대로 범죄자와 같이 유치장 안에 갇히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살인피의자의 자해를 방지해야 하는 것은 타당하나 같은 공간에서 쇠창살에 갇혀 피의자를 감시하라고 지시한 것은 경찰관의 인권을 완전히 무시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직협연대는 "이를 지시한 책임자에 대한 명백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책임자를 즉시 교체하고 하위직 현장경찰관 인권을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직협민주협의회(경민협)도 입장문을 통해 "살인범은 편안히 잠을 자고 경찰은 옆에서 지켜보는 해괴한 장면이 연출됐다"면서 "유치장 안에 던져진 우리 동료의 울분과 비참함을 감히 상상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이번 사건이 서장과 참모들의 충분한 대책 회의를 통해 결행됐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며 "지휘관과 참모들이 동료를 대하는 평소방식과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민협은 "경찰청은 제주동부서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살펴 과오가 발견되면 전원 문책하고 실정법 위반 시에는 형사고발해야 한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전국 경찰관서 지휘관들을 상대로 인권교육을 실시하고, 유치장 안에 갇혀야 했던 동료들이 비난받거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고 필요 시 심리치료를 병행하라"고 요구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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