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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선호 일자리 쏠림이 고령화 부추겨…'제조는 구인난, 금융업은 구직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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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인력 수급 미스매칭
제조업 청년 순유입 급감
보건업에선 고령층 순유입 급증

청년 선호 일자리 쏠림이 고령화 부추겨…'제조는 구인난, 금융업은 구직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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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인구 고령화 파장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 제조현장 뿐 아니라 서비스업에도 청년들의 유입이 줄어들면서 업종별 고령화가 커지는 것이다. 젊은층의 유입이 적은 업종에서는 인력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청년들은 일자리 부족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다른 쪽에서는 구인난에 허덕이는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14일 고용정보원의 '임금근로자의 고령화와 산업별 노동시장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55세 이상 고용보험 가입자를 19~29세 피보험자로 나눈 고령화지수는 2010년 5개 업종에서 2019년 10개로 크게 늘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을 경우 55세 이상 종사자가 청년보다 많다는 것으로,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다.

고령화가 빠른 업종은 보건 사회복지 뿐 아니라 교육, 개인서비스 등 서비스업에서 두드러졌다. 고용정보원은 ▲청년층 신규 인력 진입 감소 ▲고령자 유입 증가 ▲호봉제 등에 따른 상대적 장기 근속으로 인한 고령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출산율 감소로 청년층 유입이 줄어든 차원을 넘어 산업 현장의 인력 미스매칭, 장기 근속자에 유리한 급여 체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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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역시 청년 구인난이 심각하다. 정보원에 따르면 제조업 청년층(15~29세) 순유입은 2011년 9만9504명에서 2018년 6만9511명으로 급감했다. 보건업은 같은 기간 2만8745명에서 3만3477명으로 청년 순유입 인원이 16.5% 늘긴 했지만 고령층 순유입은 8425명에서 3만4001명으로 3배 넘게 급증했다. 보건업의 경우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향후 구인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라 '미스매칭'이 가장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는 업종이다. 워크넷에 따르면 한국표준산업분류표(10차 개정 기준)에 분류된 21개 산업 중 보건업의 비중은 2009년 10.5%에서 2019년 16.9%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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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업종은 업무에 비해 급여 수준이 높지 않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청년을 끌어들일 유인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얘기다. 고용부의 '4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 자료에 나오는 3월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을 보면 제조업은 393만7000원, 보건업은 291만8000원이다. 보건업의 경우 전체 평균 360만6000원의 80.9%에 불과하고 제조업도 5인 이상 사업장에 전면 실시되는 주52시간제와 중대재해처벌법 등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반면 금융·보험업 등 고소득 직종에서는 고령화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청년의 구직 수요가 높다. 하지만 금융·보험업에서 청년 유입은 오히려 줄고 있다. 순유입 인원은 2011년 1만6617명에서 2018년 1만4628명으로 줄었다. 고령층에서는 같은 기간 2172명에서 3325명이 유출됐는데, 결과적으로 인력이 나간 만큼 새로 뽑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연공서열 위주의 급여체계 때문에 다른 산업보다 장기 근속자가 청년으로 대체되는 수준이 낮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박세정 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은 "구직난이 심한 금융·보험업은 구인난이 심한 보건업과는 성격이 다른데, 이 업종의 청년 유입을 늘리려면 중장년층의 근속 연수가 긴 산업 구조를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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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인력 수급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개별 업체 지원을 통해 사업장 내 임금·근로시간 등 근로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정부는 구직자 현금성 지원 위주의 고용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등은 앞으로 오랫동안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진단하며 당분간 정책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고용부는 지난 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증액한 2조697억원 가운데 53.1%인 1조990억원을 청년 구직 및 인건비 현금성 지원 정책에 투입할 방침이다.


노동연구원장을 역임한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는 "경제가 성숙 단계로 접어들수록 금융, 제조업 등 전통 산업보다는 보건·사회복지 서비스나 디지털 플랫폼 등 스타트업 산업에서 청년 구인이 늘게 되고 이런 트렌드는 한국에서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보건·공공 서비스, 나아가 코로나19 집단면역 후 대면 서비스 분야 등에도 청년 구직이 늘 수 있도록 업체들을 지원해 고용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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