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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20여년 전 첫 만남…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로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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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강남역 인근 신사옥
윤용필·김철연 공동대표 인터뷰
코엑스·강남대로 첨단 트렌드 읽는다

OTT가 불 지핀 플랫폼 콘텐츠 경쟁
IP 확보 위한 물밑 전쟁
콘텐츠별 유통경로 최적화 분석

최근 서초사옥 시대를 연 KT스튜디오의 윤용필·김철연 공동대표를 지난 11일 본사 사옥에서 만났다. 사진은 오른쪽부터 윤용필·김철연 공동대표.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최근 서초사옥 시대를 연 KT스튜디오의 윤용필·김철연 공동대표를 지난 11일 본사 사옥에서 만났다. 사진은 오른쪽부터 윤용필·김철연 공동대표.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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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만날 사람은 다 만나는 것 같다. 1990년대 중반 해외 출장지에서 서로 처음 봤는데 결국 함께 일하게 됐다."(윤용필·김철연 KT 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


최근 서초사옥 시대를 연 KT스튜디오지니의 윤용필·김철연 공동대표를 지난 11일 본사 사옥에서 만났다. 지금보다 훨씬 좁았던 1990년대 한국 미디어·콘텐츠업계에서는 몇 바퀴만 돌아도 관계자들이 서로 얼굴을 알던 때였다. 각각 삼성영상사업단(윤용필 대표), CJ ENM(김철연 대표) 출신으로 업계 잔뼈가 굵은 두 대표는 돌고 돌아 20여년 만에 KT 그룹에서 만났다. 요즘은 '좋은 콘텐츠를 잘 파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많이 나눈다.

KT스튜디오지니, 서초사옥 시대 개막

두 대표 포함 40여명의 KT 스튜디오지니 임직원은 지난달 20일부터 서울 강남역 인근 삼성생명 서초타워 내 신사옥으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사무실은 영화·드라마 세트장 같은 다양한 콘셉트의 회의실들과 넓은 라운지, 대학교 도서관을 연상케 하는 사무 공간 등으로 꾸며졌다. 사무 공간은 자유좌석제를 적용해 공간 효율을 높인 스마트 오피스다.


윤용필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가 11일 본사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용필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가 11일 본사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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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옥이 KT 본사와 동떨어진 강남에 안착한 데는 지리적 강점이 주효했다. 서울 강남 일대에는 코엑스를 비롯한 '핫플레이스'와 강남대로가 근접해 있다. 젊은 스타트업들과 외국계 기업들도 포진돼 있다. 윤용필 대표는 "우리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발전시키는 회사로 첨단 트렌드를 읽는게 중요하다. 거리 디스플레이와 쇼윈도만 해도 (스카이티브이가 있는) 상암동과 정말 다르다"면서 웃었다. 윤 대표는 스카이티브이 대표도 겸직한다.

IP 확보 전쟁…1회 연재 전부터 물밑 경쟁

넷플릭스를 비롯한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KT 를 비롯한 국내 플랫폼업계 콘텐츠 확보 경쟁에 불을 지폈다. "OTT는 규제 사업이 아니다 보니 경계선이 무너지는데 기여했다." 김철연 대표는 이 같은 플랫폼 사업자의 콘텐츠 사업 병행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영상물 제작을 위한 지식재산권(IP) 경쟁도 치열하다. 웹툰과 웹소설이 연재되는 동시에 영상화가 추진되는 경우도 흔하다. 연재를 시작하면서 영상화를 염두에 둔 경우도 있다. KT 그룹에서는 원천 IP 발굴을 담당하는 스토리위즈가 자체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블라이스'를 통해 원석 발굴 역할을 맡았다. 김철연 대표는 "인기 IP가 됐을 때는 이미 주인이 찾아진 상태다. 4회도 늦으며 1화 시작 때나 혹은 그보다 이전 단계에서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가 11일 본사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가 11일 본사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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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렇다고 해서 IP가 웹툰과 웹소설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윤용필 대표는 "외국의 경우 기존에 좋았던 영상을 다시 리메이크하는 사례도 많다"면서 "'신세계' 영화가 드라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장르 전환이나 세계관 확장, 캐릭터 강조 등이 변주의 도구다.


높아지는 제작비 부담…텐트폴 작품 고민도

회사 첫 자체 제작 작품은 초기 기획 단계로 10월 라인업이 공개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3개의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EP) 조직을 만들었다. 일반 책임 프로듀서(Chief Producer·CP)보다 책임감과 제작 역량을 더 부여했다. EP들은 미국 스튜디오처럼 각 프로젝트에 대해 기획부터 최종 단계까지 책임을 갖는다.


김철연 대표는 "회사 설립 후 지난 2개여월간 가장 노력한 게 훌륭한 인재들을 영입해오는 것이었다"며 "소니 픽처스 같은 곳에서 10년 이상 드라마 기획 개발해봤던 프로듀서부터 뉴미디어 도전을 해 본 프로듀서를 EP로 영입했는데 각자 다양한 장점이 있다"고 했다. 점심 식사 중에라도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나오면 '뒤끝 없는' 토론을 벌인다. 장르의 벽도 깼다.


스토리위즈가 발굴한 웹소설 IP 원작의 3부작 드라마 ‘쉿, 그놈을 부탁해’ 포스터. 사진제공=KT

스토리위즈가 발굴한 웹소설 IP 원작의 3부작 드라마 ‘쉿, 그놈을 부탁해’ 포스터. 사진제공=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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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콘텐츠 제작비용은 피해가기 힘든 업계 공통 고민이다. 출연 배우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스타 감독·작가까지 제작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는다. 윤용필 대표는 최근 CJ ENM으로 대표되는 콘텐츠업계와 IPTV 3사 등 플랫폼 간 콘텐츠 사용료 분쟁에 대해서는 "원만하게 해결해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텐트폴(한 해 현금 흐름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핵심적인 작품)에 대한 고민도 이의 연장선상이다. 윤 대표는 "제작비만 많이 든다고 텐트폴은 아니다. 세계관과 스토리로 승부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면서 넷플릭스의 '스위트 투스: 사슴뿔을 가진 소년'을 인상 깊게 본 작품으로 꼽았다. 김철연 대표는 "우리는 '대작을 해야겠다'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의미 있고 재미있는, 잘 팔리는 콘텐츠 만들자는 생각으로 필요 시 예산도 과감히 쓸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IP, 독점 대신 공유'…착한 상생 추구

제작 단계에서는 원작 IP를 공유하는 오픈 생태계 방침을 고수한다. 두 대표는 지난 3월 말 KT 스튜디오지니 출범 간담회에서 "원천 IP를 공유하고 상생을 실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일견 이단아처럼 보이는 구석도 있다. IP 확보 경쟁 차원에서 해당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사례도 흔해졌다. 독점 IP 확보에 목 마른 대형 기업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콘텐츠를 무더기로 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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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스튜디오지니는 중소 제작사를 통째로 인수하는 방법 대신 장기적으로 협업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윤용필 대표는 "종속화는 지양한다. 다양한 분들과 좋은 IP를 개발해서 네트워크 넓히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연 대표는 "오랜 기간 협업한 회사나 크리에이터들 중 '독립해서 뭔가 해보고 싶다'고 했을 때 그 회사를 통째로 사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별 특성 고려…유통 최적화 실험

잘 팔릴 작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잘 파는 것'도 중요하다. 유통단계에 대한 고민이다. 앞서 KT 스튜디오지니는 리쿱 구조를 밝히면서 방송채널(스카이티브이), IPTV(올레TV, 스카이라이프), OTT(시즌) 등 보유 플랫폼을 활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과거 영화의 경우 '10개 중 1개 꼴로 대박이 터진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그만큼 성공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KT 스튜디오지니는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다. 김철연 대표는 "지금 예측률을 높이려는 1차적 범위는 어떤 콘텐츠를 어떤 유통 경로로 선보였을 때 사람들에게 가장 잘 노출되고 먹힐지 특정 콘텐츠에 최적화된 유통경로 짜는 것"이라며 "다양한 플랫폼에서 올킬(모두 이긴다)하기 위해 쓰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론 제작한 콘텐츠를 동남아시아, 미주, 유럽 등에 수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김철연 대표는 "각 지역 플랫폼들과 직접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한국 콘텐츠를 실어 나르는 가장 강력한 매체는 나라를 불문하고 OTT로, 일부 국가에선 방송국과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공동 제작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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