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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아케고스 사태' 우려…자산 하락 위험성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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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보다 경제는 개선…일부 자산 역대급 밸류에이션
헤지펀드 등 비은행 금융기관 투자 리스크↑…버블 꺼지면 금융시스템 흔들
옐런 "금리 인상" 발언에도 Fed 의원들 "테이퍼링 논의 시점 아니야"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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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김수환 기자] 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발표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는 지난해 나온 하반기 보고서와 비교해 미국 경제와 가계 및 기업의 재무 상황은 개선됐다고 판단했지만, 자산시장에 대해서는 ‘적색신호’를 켰다.


Fed는 일부 자산이 크게 하락할 수 있으며 금융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올해 들어 불거진 시장의 거품과 그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사전에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Fed 인사들은 조기 금리 인상이나 자산매입 축소 필요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조심스럽게 조기 긴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공개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Fed가 처음으로 내놓은 글로벌 금융 시장에 대한 분석 보고서다.


‘제2의 아케고스 사태’ 우려

Fed는 지난해 하반기 보고서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정도에 대해서만 우려를 표명했지만, 이번엔 달랐다. Fed는 "일부 자산은 역사적 기준과 비교해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하반기 평가는 "대부분 자산의 위험 대비 가격 수준이 대체로 장기 평균 수준(historical norms)에 부합한다"였다. 일부 자산 시장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버블이 꺼지면 금융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앞서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일부 자산시장에 거품이 있다고 언급했었다.


Fed가 이번 보고서에서 헤지펀드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리스크를 크게 부각한 것은 특히 두드러진 변화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무분별하게 판매한 파생 금융상품으로 인해 대형 투자은행이 연이어 도산했던 상황의 재현을 우려한 것이기 때문이다. Fed는 지난해 하반기 보고서에서는 일부 비은행금융기관이 리스크에 취약하지만, Fed의 지원으로 취약성을 상당히 완화됐다고 평가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헤지펀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한 주요 외신은 Fed가 아케고스캐피털의 붕괴가 드러낸 레버리지 투자 위험성에 대해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평했다. Fed도 각종 규제 확대에도 불구하고 아케고스 캐피털 사태가 사전에 감지되지 못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 같은 취약 요인이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출렁이게 만들고 코로나19로부터의 경제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셈이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이사는 별도의 성명에서 "헤지펀드가 미칠 수 있는 고통을 방지하기 위해 보다 상세한 투자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헤지펀드발 위기 경고는 미국에 그치지 않는다. 코로나19가 다시 악화하는 경우 헤지펀드의 고(高)레버리지 투자가 떨어지는 칼날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Fed는 코로나19가 다시 악화하면 신흥 시장과 일부 유럽 국가의 금융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케고스 캐피털도 중국 주식에 대거 투자했다가 큰 피해를 봤다. 아케고스로 인한 투자은행들의 피해는 100억달러를 넘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Fed는 게임스톱 주식 급등 사례와 기업인수 목적회사(SPAC) 투자 붐도 위험 사례로 파악했다.


Fed 부인에도… 고개 드는 조기 긴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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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은 Fed의 판단이 조기 금리 인상이나 자산매입 축소로 이어질지 여부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음에도 다수의 Fed 위원들은 금리 인상이나 자산매입 축소를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 주요 외신은 이날 발표된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치인 50만건을 밑돌았음에도 미 국채금리가 하락한 것은 Fed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견해를 대변한다고 전했다.


대다수 Fed 인사의 입장과 달리 조기에 통화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Fed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를 곧 시작해야 한다"며 "자본 시장의 불균형과 거품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외 국가들은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도 테이퍼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왔다. 6월 MPC 위원 퇴임을 앞둔 앤디 할데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회의에서 유일하게 채권 매입 규모 축소에 투표하며 매입 규모 수준을 500억파운드가량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캐나다 중앙은행은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스웨덴 중앙은행도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종료를 예고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연말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요 국가들에서 지금의 양적완화 기조를 언제까지 유지할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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