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학 안 가는 대신 세계여행비 1000만원 지원해주면 어떨까"
野 "비전·책임 없는 포퓰리즘" ,"언제 허경영 초월할지 궁금"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여당 내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학 미진학 청년들에게 세계여행 경비 1000만원을 지원해주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야당의 비판이 거세다. 야당은 이 지사의 정책이 청년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며 "이제 사탕발림 공약들도 단위가 기본이 1000만원대"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지사는 전날 경기도청에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헌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과 고졸 취업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4년간 대학을 다닌 것과 4년간 세계 일주를 다닌 것 중 어떤 게 더 인생과 역량개발에 도움이 될까"라며 "4년 동안 기술을 쌓고 노력한 결과가 4년 동안 대학 다닌 사람의 보상과 별반 다를 것이 없거나 나을 수 있다는 믿음만 있다면 우회로를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각자 원하는 바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대학에 안 가는 대신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지원해주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야당은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표현하며 비판했다. 박기녕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지사를 향해 "이미 대통령에 당선이라도 된 듯 세금 쓸 궁리뿐"이라며 "청년 일자리 문제, 고졸 차별 대우에 대한 대책이라는 게 고작 세금으로 세계여행비 내 주자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4년 대학 공부와 세계여행을 다녀온 결과가 어떻게 서로 비교 대상이 되는지도 전혀 납득되지 않는다"라며 "대학 진학을 '우회로'라고 했는데, 대학 진학이 편법이라도 된다는 말인가"라고 일갈했다.
또 박 부대변인은 "이 지사가 내놓는 제안이라는 건 온통 세금 쓰는 얘기, 빚 늘어나는 얘기뿐"이라며 "허경영 씨를 존경한다더니 정책마저도 허경영 씨를 벤치마킹하려는 것인가. 혹여 국가 예산을 자신의 쌈짓돈처럼 여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학력으로 임금차별을 하지 말자'는 화두에는 적극 찬성하지만, '4년간 일한 사람과 4년간 대학 다닌 사람 보상이 같아야 한다'는 이 지사의 구호 비슷한 발언은 심각한 자기모순이거나 시대를 읽지 못하는 식견을 내비치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같은 직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해 4년 경력을 쌓아야 대학 졸업생과 보수가 같아진다면 그게 바로 차별"이라며 "학력 차별 철폐를 외치면서 이런 예를 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학 안 가는 사람에게 세계여행용 1000만원'처럼 선정적인 낚시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맹목적인 진학을 유도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무조건 대학 안 가면 1000만원준다'는 것 역시 비전도 책임도 없는 포퓰리즘"이라고 직격했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 관련 기사를 공유한 뒤 "이제 사탕발림 공약들도 단위가 기본이 1000만원대다. 어느 순간에 허경영 씨를 초월할 것인지 궁금하다"라며 "대학 안 간 분들은 이 이야기 들으면서 모멸감을 느끼는 분도 있을 것이고 개탄할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또 다른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의무복무를 마친 군 전역자들에게 3000만원씩 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5일 유튜브 '이낙연TV' 대담에서 "징집된 남성들은 제대할 때 사회출발자금 같은 것을 한 3000만원 장만해서 드렸으면 좋겠다"며 "제대 후 나아가고자 하는 분야에 도움이 될 만한 부대에 배치하는 등 군 복무가 인생에 보탬이 되도록 배려하면 어떨까"라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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