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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속으로]한화솔루션 떠나보낼 휴켐스…탄소배출권이 빈자리 메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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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T의 70%를 한화솔루션에 제공했는데…한화솔루션 DNT 자급화 선언
올해 탄소배출권 시장 '상저하고' 예상…영업이익률 90% 상회하는 고마진 사업

휴켐스는 CDM 사업을 선점하며 향후 탄소배출권 사업에 활발하게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가스 감축 설비가 설치된 휴켐스 생산설비 모습.

휴켐스는 CDM 사업을 선점하며 향후 탄소배출권 사업에 활발하게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가스 감축 설비가 설치된 휴켐스 생산설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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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휴켐스의 최대 고객사 한화솔루션이 빠져나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존 공장의 개조와 탄소배출권으로 한화솔루션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지가 반전의 관건이다.


휴켐스는 국내 1위 공업용 질산 업체로 손꼽힌다. 국내 시장에 필요한 질산 대부분을 휴켐스가 공급한다고 보면 된다. 전체 질산 생산량은 133만t이며 질산 유도품(DNT)의 생산능력은 26만t에 달한다. DNT는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의 원재료로 TDI는 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는 폴리우레탄 폼, 폴리우레탄 도료 생산에 쓰인다.

영업이익률도 나쁘지 않다. 2019, 2020년 모두 전체 영업이익률은 16% 이상을 기록했다. 기업의 영업활동이 회사의 매출을 이끌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다. 또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화학업종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1% 감소했지만 휴켐스는 10.4% 줄어 비교적 선방했다.


대외적 상황도 휴켐스에 유리하게 흘러갔다. DNT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TDI와 톨루엔(TOL)의 스프레드(원료와 최종 제품의 가격 차이)는 분기 평균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고점 기록 후 조정기가 왔으나 지난 2월부터 다시 반등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보다 2분기에 스프레드 개선 효과가 더 크게 반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무엇보다 미국의 강력한 한파로 인해 미국 내 석유화학 설비들이 가동을 멈춰 스프레드가 확대됐다.


국내 1위 공업용 질산 업체…하지만 매출 구조 단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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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휴켐스의 DNT 부문엔 치명적 약점이 있었다. 바로 매출 구조가 단순하다는 점이다. DNT 특성상 폭발과 독성의 위험이 있어 수출이 쉽지 않다. 이에 대부분 매출이 국내에서 발생한다. 특히 휴켐스는 한화솔루션에만 전체 DNT 26만t 중 18만t를 제공했다. 이는 전체의 약 75%에 해당한다.

지난달 30일 이같은 약점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오는 2024년까지 DNT 18만t과 질산 40만t를 자급화하겠다고 공시했다. 화학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자급화를 하는 목적이다. 휴켐스는 1500억원을 들여 질산 40만t을 추가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증설 중이었다. 공장 완공 시점도 오는 2024년으로 한화솔루션의 자급화 시점과 겹친다.


이에 휴켐스의 수급이 악화되고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지적이다. 한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DNT 생산에 사용하던 질산 12만t이 잉여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도 “DNT는 수출도 쉽지 않아 기존 공장은 유휴 설비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공장이 유휴 설비가 될 경우 고정비용 200억원 정도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휴켐스의 주가를 살펴보면 한화솔루션의 자급화 소식은 분명 악재로 작용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휴켐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23%(3400원) 하락한 2만2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11일부터 29일까지 19.81% 상승하면서 회복세를 나타냈기 때문에 휴켐스 입장에선 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는 2024년까지 대응할 시간 충분하다는 입장도…올해 탄소배출권 시장 상저하고 예상

하지만 한화솔루션의 DNT 자급화가 무작정 손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언급한 증설이 실적 충격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완공되는 오는 2024년부터 연간 160억원 수준의 추가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악재가 발생한 것은 맞지만 과하게 반영된 면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3년 후에 발생할 일이라서 그 사이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인 DNT 부문 실적 감익은 발생하지 않으면서 중장기적으론 DNT 공장을 모노니트로벤젠(MNB) 공장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이동욱 연구원은 “휴켐스와 한화솔루션의 DNT 공급 계약은 오는 2032년까지로 돼 있기 때문에 2024년 계약을 철회하면 100억원 수준의 위약금이 발생한다”며 “위약금 중 일부는 설비 전환 비용에 쓰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한 한화솔루션이 자급화를 시작하더라도 신규 플랜트를 가동하고 초기에 안정화시키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탄소배출권이 휴켐스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탄소배출권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매년 90%를 상회할 정도로 고마진 사업이다. 휴켐스는 톤당 1만8000원에 고정해서 팔던 탄소배출권 정기공급계약을 종료하고 올해부터 전면 스팟 물량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상황에 맞춰 거래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올해 탄소배출권은 시장은 상저하고를 나타낼 것으로 점쳐진다. 오는 7월부터 3기 탄소배출권 정책이 시행되는데 유상할당이 기존 3%에서 10%로 상향 조정된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주요국들은 친환경 정책 강화를 위해 탄소세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역시 탄소세 도입을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황 연구원은 “휴켐스의 올해 탄소판매권 판매 목표는 143만t으로 주로 오는 3분기, 4분기에 각각 30%와 70%를 판매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점을 반영해 휴켐스의 주가는 이달 들어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휴켐스의 주가는 5.73%(1250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는 4.49%(137.42포인트) 올라 비교적 더 거센 상승세를 보였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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