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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무슨 군대냐 ㅋㅋ" 여성 징병제 논의에 젠더 갈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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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도 징병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 靑 청원 9만명 동의
박용진 "'남녀평등복무제' 도입 제안"
권인숙 "징병제는 여성 차별 근원…모병제 도입 서둘러야"
일부에서 조롱성 여성 혐오 발언도

여성 징병제 논의가 사회적으로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활발하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관련 청원은 20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9만명이 동의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여성 징병제 논의가 사회적으로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활발하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관련 청원은 20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9만명이 동의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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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여성도 남성처럼 징병해 달라는 취지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9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정치권에서도 '여성 징병제'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여성이 군대에 가는 것 자체에 대한 조롱도 이어지는 등 젠더 갈등도 일고 있다. 여성계는 성 갈등은 최대한 지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성도 징병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20일 오전 9시 기준 9만8162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나날이 줄어드는 출산율과 함께 우리 군은 병력 보충에 큰 차질을 겪고 있다"며 "이에 따라 남성의 징집률 또한 9할에 육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 비해서 높아진 징집률만큼이나 군 복무에 적절치 못한 인원들마저 억지로 징병대상이 돼버리기 때문에 국군의 전체적인 질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여성 또한 대상에 포함해 더욱 효율적인 병 구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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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미 장교나 부사관으로 여군을 모집하는 시점에서 여성의 신체가 군 복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는 핑계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며 "많은 커뮤니티를 지켜본 결과 과반수의 여성도 여성 징병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청원인은 "여자는 보호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듬직한 전우가 될 수 있다"며 "따라서 정부는 여성 징병제 도입을 검토해달라"고 호소했다.


여성도 남성처럼 징병해 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올라온 가운데 이와 별개로 여성에 대한 비하 여론도 일고 있어 논란이다. 여성계는 성별 간 갈등 문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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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힌 30대 남성 김 모씨는 "여성 징병제 논의 자체는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과연 여성이 군대에서 남성과 같은 수준의 훈련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본다면,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군대에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업무가 있겠지만, 남성과 여성이 군대에서 완전히 동등하게 군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20대 후반 남성 직장인은 "일반 병사 수준으로 여성이 군 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솔직히 체력도 남성과 다르지 않느냐, 남자들 사이에서는 '여성이 무슨 군대냐'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누리꾼들도 조롱 섞인 말을 이어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여성 징병제로 여자들 군대 가봐야 얼마나 편하게 살았는지 알 수 있다"면서 "대신 피해만 주지 마라"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사병 입대는 못 하면서 간부 입대, 경찰, 소방은 입맛대로 골라간다 ㅋㅋ"라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힘들고 어려운 건 차별이라는 소리 안 하고 입 싹 닫고 앉아있고 좋아 보이는 건 실력에 상관없이 여자 수 맞춰서 뽑으라고 빼애애애액 여성비하 하고 싶지 않은데 페미들하는 꼬락서니를 보면 자꾸 그쪽으로 생각이 간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여론에 여성계는 생산적인 논의가 우선이며 여성을 비하하는 젠더 갈등 등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한 여성계 인사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예전부터 여성계는 징병제 논의가 사회적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성숙한 사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젠더 갈등이 유발되는 시기에 남성들을 상대로 '군대 복무가 힘들지?'라며 어르는 방식으로 군 가산점을 부활한다든지 여성 모병제를 하는 등 단편적인 논의나 법안 발의로 나오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소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모병제든, 사회복무제든, 징병제 폐지 이후 국가안보 담론의 전환이든 사회적 논의와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건 분명하다"면서 "아마 대선 전까지 젠더 이슈 관련 핵심 쟁점들이 다 논의 테이블에 올라갈 거라고 본다"면서 "급진적 논의들이 제대로 사회를 변화시켜내기를 바란다면 앞으로 1년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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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정치권에서는 '여성 징병제'에 관한 논의가 등장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출간된 저서 '박용진의 정치혁명'을 통해 "현행 병역제도를 '모병제'로 전환해 지원 자원을 중심으로 군대를 유지하되 온 국민이 남녀불문 40~100일 정도의 기초군사훈련을 의무적으로 받는 혼합병역 제도인 '남녀평등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여성가족위 간사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모병제에 찬성하는 입장이고 도입을 서두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 중심의 징병제가 여성의 전 삶에 걸쳐, 특히 일자리나 직장 문화와 관련한 성차별의 큰 근원"이라며 "여성의 일자리 확대라는 측면에서 군인은 굉장히 좋은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대에 여성이 많아지면서 여성 친화적인 조직으로 바뀐다는 것은 그 사회에 성평등 문화가 확대되는 데 굉장히 좋은 요소"라며 2019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설문조사를 인용해 "여성 53.7%는 자신들도 군대를 가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며 "20∼30대 여성도 54∼55% 정도가 찬성한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이번 대선 국면에서 모병제 논의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여성들의 의지, 모병제 준비 상태, 국제 정세 등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의 '남녀 의무군사훈련' 구상에 대해선 "'찬성할래, 반대할래' 방식은 지금 단계에서 굉장히 섣부르다"며 "조심스럽게 논의를 시작하는 것엔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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