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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간부도 여군" vs "시기상조" '뜨거운 감자'된 여성 징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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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의원 '남녀평등복무제' 제안 뒤 온라인서 논란 점화
박 의원 "남녀 모두 40~100일 군대 다녀와 예비군 역할"
"남성 징집률 9할…여성 징병으로 효율적 병 구성" 靑 청원도
진중권 "이게 성추행 선거서 끄집어낸 교훈인가" 질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안한 '남녀평등복무제'를 두고 여성 징병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안한 '남녀평등복무제'를 두고 여성 징병 논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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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남녀평등복무제'를 제안하면서 여성 징병 논란이 점화하고 있다. 여성을 징병 대상에 포함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수만건 이상의 사전 동의를 받기도 했다. 찬성 측은 여성 징병을 통해 남녀가 보다 공평한 국방의 의무를 질 수 있고, 저출산으로 인한 인력 부족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양성평등 사회가 아직 실현되지 않았음에도 여성 징병부터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박도 나온다.


박 의원은 19일 출간한 저서 '박용진의 정치혁명'에서 모병제 전환, 남녀평등복무제 등 도입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도 "대한민국 군대의 전투병과, 혹은 전방부대의 여성 군인 간부가 지휘관을 맡는 경우가 이미 생기고 있다"며 "여성이라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40일에서 100일 정도 사이 남녀 모두 군대를 다녀와서 충분히 예비군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화된 무기체계를 갖춘 정예강군 15만, 20만 정도가 있고 유사시에는 2000만명까지 군인들로 전환되는, 모든 국민이 모두 다 국방의 의무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병역제도"라고 설명했다.


해당 제도가 젠더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에는 "논란이 무서워서 제안하지 않는 것 자체가 무책임하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아시아경제DB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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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청원 게시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도 여성 징병제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 앞서 지난 16일 게재된 뒤 사전 동의를 받고 있는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해 주십시오'라는 청원 글이 19일 오후 5만건이 넘는 동의를 받기도 했다.

이 글에서 청원인은 "나날이 줄어드는 출산율과 함께 우리 군은 병력 보충에 큰 차질을 겪고 있고, 남성의 징집률 또한 9할에 육박한다. 과거에 비해 높아진 징집률만큼이나 군 복무에 적절치 못한 인원들마저 억지로 징병 대상이 돼버리기 때문에 국군의 전체적인 질적 악화가 우려된다"며 "대책으로 여성 또한 징집 대상에 포함해 더욱 효율적인 병 구성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여성 징병 논의가 남녀 간 성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19일 당 대표단회의에서 "박 의원이 여성의 군사훈련 의무화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모병제를 제안하는 바람에, 모병제가 마치 젠더 갈등의 한쪽 편 대응책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라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기 위해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바깥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18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박 의원의 제안에 대해 "속 들여다보인다"라며 "나름 진보적이라고 안티 페미니즘의 복용량을 적절히 조절해 내놓은 대안이다. 이게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너희들이 끄집어낸 교훈이냐"라고 질타했다.


여성 징병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팽팽히 엇갈렸다.


20대 직장인 A 씨는 "실제로 저출산 고령화, 인구 감소 등 문제 때문에 군대에 갈 남성 숫자는 더 줄어들 것이고, 병력의 질 악화도 우려된다"라며 "여성이 입대를 해서 병력자원이 늘어나면 이러한 부담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물론 한국이 아직 양성평등이 제대로 자리 잡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오히려 남녀평등복무가 더 평등한 사회로 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학원생 B(32) 씨는 "여전히 임금 격차, 유리 천장 등 여성에 대한 차별이 남아있는 사회에서 남녀평등 군 복무를 하면 그게 과연 '남녀평등'이겠는가"라며 "똑같은 조건에서 복무를 하더라도 여전히 여성이 수혜를 입고 있다는 등 불만이 터져 나오지 않겠나. 평등한 사회가 실현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 징병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회사원 C(27) 씨는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는데, 마치 군 복무만이 진짜 의무인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라며 "남자만 군대에 가기 때문에 여자도 입대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으로는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여성에게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앞서 지난 2007년 여성, 수형자, 고아 등에 '사회복무' 형태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당시 여성도 희망자에 한해 사회복무 형식으로 병역을 이행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은 '병역제도개선' 추진 계획이 의결된 바 있다.


현행 병역법은 여성이 병역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당시 정부는 2008년 말까지 병역법을 개정해 이르면 2009년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실현되지는 않았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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