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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연구팀, 인류 10대 난적 '슈퍼박테리아' 퇴치 길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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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규 성균관대 교수팀, 항생제 내성 가진 황색포도상구균만 골라 '활성산소 폭탄' 터뜨리는 나노로봇 개발
단백질 표적 기존 항생제와 접근 방식 획기적으로 달라...전기신호 보내면 세포막 파괴로 내성 안생겨

▲슈퍼박테리아

▲슈퍼박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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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강력한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만 골라 활성산소폭탄을 터뜨려 제거하는 나노로봇이 개발됐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10대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슈퍼박테리아를 퇴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 코로나19 팬데믹에 위협 더 커진 '슈퍼박테리아'

항생제에 죽지 않는 슈퍼박테리아(항생제 내성균)의 등장은 현재 인류가 처한 가장 심각한 보건학적 문제 중 하나다. 항생제 내성이 나타나면 여러 균에 의한 질병 뿐 아니라 병원에서 수술을 하다가 발생하는 단순 감염까지도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 된다. 영국의회보고서(O'Neill Report)에 의하면 2050년에는 내성균에 의한 사망자가 연간 1000만명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스웨덴 GCF 2018년 보고서는 항생제 내성균을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10가지 위험으로 꼽았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치료 과정에서 항생제 내성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는 보고 (세계보건기구ㆍWHO)까지 나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코로나19 치료과정에서 폐 감염 치료를 위한 항생제 치료가 병행될 경우 새로운 내성 박테리아의 발생이 용이한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항생제 내성은 균이 항생 물질에 의하여 압박을 받을 때 돌연변이나 기타 유전자 차원에서 내성을 지닌 극소수의 개체가 살아남고, 세대를 거치면서 개체 수가 증폭해 결국 항생제 내성균으로 발전하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균을 죽이는 항생 물질은 필연적으로 내성을 유발한다. 이에 항생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실용화되지는 못한 상태다.


항생 나노로봇의 작동 원리 모식도.

항생 나노로봇의 작동 원리 모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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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노로봇으로 활성산소폭탄 투하

이번에 한국 연구진들이 개발한 항생제 내성균 치료법은 기존의 신규 항생제 개발과는 접근 방법 자체가 다르다. 한국연구재단(NRF)에 따르면, 김경규 성균관대 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정헌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유상렬 서울대학교 식품공학과 연구팀과 함께 황색포도상구균만 골라서 결합한 후 외부에서 전기 신호를 보내면 활성산소를 대량 발생시켜 세포막을 파괴해 균을 없애는 20nm 크기의 나노로봇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동물세포에 붙지 않고 세균에만 달라붙고, 원하는 때에 활성산소를 발생하는 나노로봇을 만들어 냈다. 박테리오파지가 세균에 기생할 때 필요한 도킹 단백질(엔도라이신)을 찾아내 산화철 나노입자에 코팅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이 나노로봇을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된 봉와직염 생쥐 모델에 주입한 후 라디오 전파를 통해 전기 신호를 가했고, 활성산소폭탄을 맞은 내성 감염균들의 세포막이 파괴돼 빠르게 사멸하고 염증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같은 나노로봇을 활용한 내성균 박멸 방식은 기존의 신규 항생제 개발과는 획기적으로 다르다. 기존 항생제들은 각 세균이 가진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있는 세균은 죽이지 못해 필연적으로 내성균이 발생한다. 반면 활성산소에 의한 세포막 손상은 단순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극복할 수 없어 내성균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게다가 전기 자극 또한 피부 미용에 사용되는 낮은 에너지에 불과해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다. 다만 나노로봇이 실용화되려면 생체 적합 소재 및 구동방법 최적화 등을 통한 안전성 입증이 필요하다.

김경규 성균관대 의학과 교수

김경규 성균관대 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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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규 교수는 "내성 세균을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제안했다는 차원에서 항생제 내성 극복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면서 "실제 임상에서 적용할 수 있다면 내성균 감염 치료뿐 아니라, 내성이 발생하지 않게 박테리아 감염을 치료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스몰(Small)'의 1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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