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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혼자 스스로 ‘무인정찰차 셰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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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혼자 스스로 ‘무인정찰차 셰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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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지난 2019년 경기도 이천시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눈길을 끄는 무인차량이 등장했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HR-셰르파(HR-Sherpa)’. 당시 셰르파는 자신보다 훨씬 덩치가 큰 차륜형장갑차 등을 이끌며 경호경비임무를 수행해 관심을 모았다. 셰르파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지난 6일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현대로템 연구소를 찾았다.


현대로템은 입구에 들어서면 까다로운 보안절차를 밟아야 했다. 노트북은 물론 메모리카드 하나까지 모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연구실 건물 뒤에 들어서자 2차선 도로 위에 버티고 서있는 셰르파를 만날 수 있었다. 영상에서만 보아왔던 셰르파를 실제로 보니 경차보다 약간 작은 세로 2.5m, 가로 1.5m 크기였다. 차량 한 가운데는 일반 픽업차량처럼 화물을 실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도 있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전투현장에서 탄약과 전투물자를 보급하고 환자를 후송하는 등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귀뜸했다. 셰르파 양쪽에는 원거리 탐지를 위해 정찰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탑재할 수 있는 장치도 보였다.

셰르파는 바퀴가 6개 달린 6륜 전기구동체다. 하지만 바퀴모양은 지금까지 보았던 차량들과 다르다. 타이어 표면은 오프로드 전용 MT(Mud Terrain) 타이어처럼 울퉁불퉁 생겼지만 휠과 타이어 표면 사이에는 공기가 아닌 단단한 고무가 버텨줬다. 중장비 차량이 산악지역에서 장착하는 타이어로 국내에는 처음 도입된 에어리스타이어였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기자를 원격통제스테이션으로 안내했다. 원격통제스테이션은 60인치 모니터 1개와 30인치 모니터 2개로 구성됐다. 60인치 대형 모니터에서는 셰르파의 정면과 후면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좌측 모니터에는 자율주행경로를 설정하는 구글위성지도가, 우측 모니터에는 통신연결상태 등 셰르파의 31개 상태를 나타냈다. 셰르파는 5세대(G) 무선통신, LTE, 와이파이(Wi-Fi) 등은 물론 군용통신을 기반으로 원격통제가 가능하다. LTE를 이용한다면 원격가능거리는 무제한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신기한 기능을 보여주겠다며 셰르파 앞에 기자를 세웠다. 그리고 셰르파를 길안내하듯 선두에 서서 걸어보라고 했다. 도로위에 버티고 서있던 셰르파는 순간 움찔하더니 지그재그 걸음을 졸졸 쫓아왔다. 설마하는 마음에 뛰어봤지만 셰르파는 정면에 달린 라이다(Lidar)에서 16개의 레이저를 쏘며 기자를 놓치지 않았다. 뒤를 돌아보니 야간 자율주행을 위해 장착된 적외선카메라(CCD/IR)은 마치 사람의 눈처럼 생겨 섬뜩하기까지 했다.

김석환 스마트무인로봇팀 책임연구원은 "셰르파는 지정된 경로를 스스로 탐색하고 순찰하는 자율주행 등 무인 주행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셰르파는 전기로 움직인다. 1시간 충전하면 30km 정도 이동 가능하다. 목적에 맞게 거리와 중량 등은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하다.


현대로템은 최근 차륜형 지휘소 차량의 체계 개발을 성공했다. 이 차량의 국산화율이 부품수 기준 약 98%에 달한다. 차륜형 지휘소 차량은 약 1조2000억원 규모 양산 사업이 예정돼 있어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차륜형 지휘소 차량은 네트워크 기반의 전투지휘체계를 갖춰 육군이 추진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미래형 지상전투체계인 ‘아미 타이거(Army TIGER) 4.0’의 핵심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차량 내부에 첨단 네트워크 기반의 전투지휘체계장비와 실시간 송수신 시스템, 스크린 등을 설치해 이동 중에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부대를 지휘할 수 있다.


셰르파를 보고 현대로템 의왕연구소를 빠져나오니 그동안 군에서 강조했던 미래형 지상전투체계가 눈에 그려지는 듯했다. 앞으로 K2전차 등 주력 전투체계의 무인화는 성큼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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