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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로 만들던 식용 붉은색소…포도당 추출 기술 세계 최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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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값 비싸고 비효율적 연지벌레 대신 포도당 추출법 고안해내

포도당으로부터 카르민산 생합성 경로 개요도. 그림제공=KAIST

포도당으로부터 카르민산 생합성 경로 개요도. 그림제공=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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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음식물과 화장품에 널리 사용되는 붉은색 식용색소(카르민산)을 포도당에서 분리해 낼 수 있는 신기술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기존에는 남미 지역에서 재배되는 연지벌레에서 추출할 수 있어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도 있어 사용이 제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식용으로 널리 쓰이는 붉은색 천연색소 ‘카르민산’을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카르민산은 붉은색 천연색소로 딸기우유, 사탕 등의 식품과 매니큐어, 립스틱 등 화장품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카르민산은 그동안 연지벌레 추출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었다. ,


문제는 연지벌레는 한정된 지역(페루, 카나리아 제도 등지)에서만 재배할 수 있으며, 연지벌레로부터 카르민산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다단계 반응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부분 연지벌레에서 기인한 단백질 오염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도 있는 데다 꺼리는 사람도 많았다. 이러한 이유로 몇몇 프랜차이즈 업체는 카르민산 사용을 중단하고 대체 식용색소를 활용하고 있다.


이에 대체 생산 방법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합성 경로의 일부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곰팡이를 제외한 다른 미생물에서 카르민산 생산이 보고된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포도당으로부터 카르민산을 생산할 수 있는 대장균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 우선 타입 II 폴리케타이드 생합성 효소를 최적화해 카르민산의 전구체(전 단계의 물질)를 생산하는 대장균 균주를 구축했다. 하지만 남은 두 단계의 반응을 수행하기 위한 효소가 아직 발굴되지 않았거나 대장균 내에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생화학 반응 분석을 통해 카르민산 생산을 위한 효소 후보군을 선정했다. 그 후 세포 배양 실험을 통해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효소들을 선정했다.


이렇게 선정된 효소 두 종에 대해 컴퓨터 기반 상동 모형 및 도킹 시뮬레이션을 수행 후 활성이 증대된 돌연변이 효소를 예측했다. 그 후 이에 기반을 둔 효소 개량을 수행함으로써 증대된 활성을 지니는 효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폐목재, 잡초 등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바이오매스의 주원료인 포도당을 단일 탄소원으로 사용해 카르민산을 생산하는 대장균 균주를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대사공학 및 가상 시뮬레이션 기반 효소 개량 전략은 생산경로가 규명되지 않은 다른 천연물의 생산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C-글리코실 전이효소를 적용해 카르민산 뿐만 아니라 알로에로부터 생산 가능했던 미백제인 알로에신 생산에도 세계 최초로 성공함으로써 이를 증명했다.


이상엽 교수는 “연지벌레를 사용하지 않는 카르민산 생산 프로세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이번 연구는 특히 천연물 생산의 고질적인 문제인 효소 발굴과 개량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이번 기술을 활용해 의학적 또는 영양학적으로 중요한 다양한 천연물을 고효율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일자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온라인에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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