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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서울 '매운맛 표심' 끝판왕은 2006년, 공포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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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서울선거 최악의 성적표로 남아, 서울시장·구청장·시의원 출마자 122명 전원 ‘낙선’
선거 참패 후폭풍, 열린우리당 의장 사퇴…네탓이오 공방 벌이다 공멸의 길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등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4.7 재보궐 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확인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등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4.7 재보궐 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확인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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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서울에서 ‘매운맛 표심’을 제대로 경험했다. 서울시장을 야당에 내줄 수도 있을 것이라 예상한 이도 충격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득표율 격차가 예상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오세훈 후보는 57.5%, 박영선 후보는 39.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016년 제20대 총선 이후 중요선거에서 연전연승을 경험한 민주당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결과다. 10년 간 이어졌던 ‘서울의 주인’은 그렇게 바뀌게 됐다.

민주당에 더 아픈 결과로 다가오는 이유는 서울 25개구 전 지역에서 여당 후보의 득표율이 국민의힘에 밀렸다는 점이다. 이른바 민주당의 정치적 강세 지역도 맥없이 무너졌다. 민주당이 서울에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리는 선거 결과를 경험한 것은 2010년 이후 한 번도 없었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했던 한명숙 민주당 후보는 25개구 가운데 17개구에서 승리를 거뒀고 강남을 비롯한 8개구에서 패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2010년 서울시장 선거가 이번 선거보다는 훨씬 선전한 셈이다.


4·7 재보궐 선거 투표일인 7일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4·7 재보궐 선거 투표일인 7일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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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민주당 아니 여당 역사상 ‘최악의 성적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진짜 ‘끝판 왕’은 따로 있다. 서울의 선거 역사상 여당이 경험한 최악의 성적표이자 다시는 반복되기 어려운 공포 그 자체의 선거결과, 바로 2006년 5월31일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얘기다.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서울시장 후보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내세웠고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에 모두 후보를 냈다. 96명을 뽑는 지역구 서울시의원 선거에도 모두 출전시켰다. 서울시장 후보와 구청장 후보, 지역구 서울시의원 후보까지 모두 122명이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전한 셈이다.


성적표는 어땠을까. 우선 서울시장 선거에서 강금실 후보는 27.3% 득표율에 머물면서 낙선했다.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 61.1% 득표율을 올린 인물은 이번에 서울시장에 다시 당선된 정치인 오세훈이다.


열린우리당은 25개 서울 구청장 선거에도 모두 후보를 냈지만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른바 강남 3구는 물론이고 전통적인 정치적 텃밭으로 불렸던 곳들도 모두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다.


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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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충격적인 결과는 96명의 지역구 서울시의원을 뽑는 선거 결과였다. 한나라당 출전 선수는 96명, 열린우리당 역시 96명을 출전시켰다. 결과는 간명하다. 한나라당 간판을 단 서울시의원 후보들은 전원 ‘당선’, 열린우리당 간판을 단 후보들은 전원 ‘낙선’했다.


서울시장, 구청장, 서울시의원에 이르기까지 2006년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122명의 열린우리당 서울 출마자들은 그렇게 모두가 낙선의 아픔을 경험했다.


선거 참패 이후의 시나리오는 지금과 유사하다. 당시 여당의 선거운동을 이끌었던 정동영 당시 의장은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후 여당의 새로운 지도체제를 놓고 계파 간 대립이 이어졌다.


열린우리당은 선거 패배 원인을 놓고 ‘네 탓이오’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 민심은 선거를 통해 회초리를 전했는데 뼈저린 반성은커녕 내분의 불길이 연일 증폭됐다. 정치적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에 전통적 지지층마저 등을 돌렸고, 열린우리당은 ‘공멸’의 길을 피하기 어려웠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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