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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산책] 식물관PH - 탁트인 창, 내쉬는 숨…여유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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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빼곡한 도심 속 통유리 건물
탁트인 충고 꽉 막힌 마음에 숨통
맛과 멋을 담은 '식물원+미술관'

도심 속 온실…초록 식물 보며 힐링
사진·미술·체험으로 문화까지 공유

식물관PH 2층에서 내려다본 1층. /사진=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식물관PH 2층에서 내려다본 1층. /사진=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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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비대면(언택트) 시대,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있다. IT 발전 속에 코로나19가 언택트 문화를 예상보다 폭 넓게 확산시키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가속화하는 이런 경향은 사방이 꽉 막힌 듯한 일상 속에 놓인 도시민들에게 답답함을 벗어나 자연공간을 마음껏 향유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탁 트인 쾌적한 자연환경을 찬찬히 음미하면서 맑고 부드러운 공기를 흡입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음껏 자연환경을 찾아 활보하기가 쉽지 않다. 여전히 코로나19는 기승을 부리고 있고, 어느 나라든 3~4차 대유행에 직면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마스크 착용 습관은 익숙해져 있지만 많은 이들이 군집한 곳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안으로 부각되는 곳이 조금은 한적하면서도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플랜테리어(plant+interior)’ 공간이다. 플랜테리어는 식물로 실내를 꾸민 것을 말하는데, 도심에 갇힌 모든 코로나19 세대에 안정감과 힐링을 주는 인테리어로 주목받는 추세다.

심신을 안정시키는 초록 식물이 가득한 ‘식물관PH’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플랜테리어의 대표 격으로 떠오른 공간이다. 식물원과 미술관을 합쳐놓은 듯한 이곳에서는 자연과 햇살을 만끽하며 평소에 경험하기 힘든 독특한 예술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일원역에서 걸어 10분쯤이면 닿을 수 있는 식물관PH는 강남 세곡택지개발지구의 아파트 단지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식물관PH 2층에 마련된 카페 좌석. /사진=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식물관PH 2층에 마련된 카페 좌석. /사진=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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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이고 깔끔한 느낌의 유리 온실 안에는 초록빛이 가득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이 절로 가는 이유다. 입구에서 한 발짝 들어서면 높은 층고와 탁 트인 공간의 개방감이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신비한 느낌마저 자아낸다. 이질적 느낌을 주는 거대한 통유리 건물로 외관이 꾸며져 있어 내부에서도 하늘과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으니 굳이 실내공간이라고 부를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날이 좋을 땐 따뜻한 햇살이 그대로 쏟아져 들어온다. 1~2층에는 다양한 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정원과 카페가 있고 3~4층에는 갤러리가 마련돼 있다.


1층 가운데에는 웬만한 건물 높이만한 대형 유리 진열대가 있는데, 이곳엔 다양한 모양의 소형 식물들이 전시돼 박물관을 연상시킨다. 주변에는 큰 키의 나무들이 작은 숲을 이루고 있다. 2층 카페에서는 1층 높이에 심겨진 식물들을 앉은 채로 감상할 수 있다.

식물관PH는 문형무 대표의 상상력이 발현된 공간이다. 광고 회사를 운영하던 문 대표는 광고에만 몰두하지 않고 여유롭게 세상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색다른 방법을 고민했다.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면서도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연이라는 소재가 꼭 필요하다고 봤다고 한다. 이런 것들을 갖춘 공간에 예술작품을 접목하면 독특한 문화 공간이 탄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는 것.


그는 "흔하게 접해볼 만한 인테리어를 해놓은 공간이라면 한 번 둘러본 후 사람들이 다시 찾을 마음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파트 문화가 압도적인 도심 거주 시민들이 평소 생활공간에서 가질 수 있는 답답함을 해소하도록 예술작품을 품은 자연환경을 만들어 결과적으로 반복적으로 찾고 힐링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식물관PH 1층 유리 진열대에 전시된 소형 식물들. /사진=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식물관PH 1층 유리 진열대에 전시된 소형 식물들. /사진=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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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독특한 점은 트렌드에 맞춰 변화를 줄 수 있는 특징이 있다는 부분이다. 제한된 실내 공간 속에 나무 위치가 고정돼 있을 경우 익숙한 풍경이 돼버릴 수 있기에 바퀴를 단 화분을 준비해 자주 변화를 주도록 한 것이다. 같은 배경의 사진이나 영상을 업로드하려는 SNS 애용자들이 극히 적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문 대표의 센스가 돋보인다.


3~4층에 마련된 전시 공간은 식물관PH를 더욱 각별하게 만들어준다. 이곳에서는 사진, 미술, 체험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품을 전시한다. 얼마 전에는 NOOM 작가의 ‘I Shot Therefore I Am(나는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이라는 제목의 체험 전시를 진행했다.


전시 기획을 꾸준히 하는 이유는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정체성을 갖도록 하려는 문 대표의 바람에 기인한다. 그는 "대중문화와 미디어, 예술 등을 많은 사람들이 즐기며 의미를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앞으로 식물관PH가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뷔페처럼 맛과 멋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그는 "이곳을 찾는 분들은 다양한 생각들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조용히 작은 식물원에서 거닐고 싶어서 방문하기도 하고 사진을 찍어가거나, 전시에 참여하거나, 카페에서 휴식을 겸해 차를 한 잔 하려는 이들도 있다"면서 "누구든 편안한 마음으로 작은 공원에서 맑은 공기를 쐬면서 여유로움을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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