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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원 헐값매각]칠레 구리광산, 투자원금 반값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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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공사, 10년간 2710억 투자해 절반가에 팔아
원자재값 급등, 각국 자원 확보전쟁…원금회수도 못한 채 팔아 시대 역행
정부 "부실 심각, 全 광산 매각"…업계 우려

[해외자원 헐값매각]칠레 구리광산, 투자원금 반값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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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정부가 매입한지 10년된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칠레 구리광산을 매각하면서 투자원금의 절반을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2억5000만달러 가까이 투자했는데, 절반인 1억2000만달러 수준의 '헐값'에 팔아치운 것이다. 과거 정부의 무리한 자원외교로 공기업 부실이 심화되자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원자재값 급등으로 10여 년 전 사들인 해외자원의 자산가치가 재평가 받고 있고 세계 각국이 앞다퉈 핵심자원 확보에 주력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우리만 역주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는 최근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광산 지분 30%를 캐나다 캡스톤마이닝에 1억2000만달러(한화 약 1350억원)에 매각했다. 광물공사와 캡스톤마이닝은 지난 2011년 각각 30%, 70%의 지분비율로 이 광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이번에 광물공사가 잔여지분을 모두 넘긴 것이다. 광물공사의 매각가는 지난 10년간 투자한 금액(2억4000만달러·약 2710억원)의 50% 수준이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광산 가치는 올라가는데 투자원금 조차 회수하지 못한 것이다. 이마저도 3000만달러(약 340억원)만 우선 지급받고, 나머지 9000만달러(약 1020억원)는 향후 4년에 걸쳐 받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부채상환이 어려울 정도로 광물공사의 재무상황이 열악해 자산매각을 결정했다"며 "장부가를 약간 넘는 가격에 매각해 실제 회수금은 1억5000만달러 수준(약 1690억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칠레 구리광산의 채산성이 좋은 편이 아니고 개발비용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해 사업을 유지하기도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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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칠레 구리광산 매각은 정부의 해외자원정책 기조의 방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자원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2018년 광물공사가 보유한 해외광산을 전부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호주 유연탄, 아프리카 니켈·코발트 광산 지분 매각을 추진중이다. 그동안 시한을 두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에 매각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이번 사례를 살펴보면 부실한 매각조건에 알짜자산을 서둘러 팔아치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구리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정부의 매각 방침에 우려를 자아낸다. 경기의 바로미터로 ‘닥터 코퍼’라는 별칭이 붙은 구리 가격은 지난 1일 기준 t당 8768달러로, 일 년 전 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중국, 일본은 신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팔 걷고 자원을 확보하는데 우리는 이미 보유한 해외자원을 헐값에 팔아치우고 있다"며 "자원정책은 10년, 20년이 지나야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정책으로 정부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세금을 추가 투입해서라도 핵심 해외자원을 지키고 늘려나가는 게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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