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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언론 "중국, 홍콩 재계·특정 친정부 인사에 대한 신뢰 잃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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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중국 정부가 홍콩의 재계와 특정 친정부 인사들에 대한 신뢰를 잃었으며 이번 홍콩 선거제 개편에 이같은 상황이 반영될 것이라고 홍콩 언론이 7일 보도했다.


이 언론은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에 속한 한 재계 인사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이번 선거제 개편으로 홍콩 재계와 일부 친정부 인사들이 정치적으로 쓸모가 없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인단에 속한 한 친정부 진영 핵심 인사도 중국 정부가 재계에 편중된 표를 여러 분야에 고르게 분산시키려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홍콩 행정장관은 선거인단에 의해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현재 선거인단은 공상(工商)·금융(金融)계 300명, 전업(專業·전문직)계 300명, 노공(勞工·노동)·사회복무(서비스)·종교계 300명, 입법회 의원 등 정계 300명으로 구성된다. 4개 분야 1200명이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선거인단을 5개 분야 150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선거인단에서 현재 범민주진영이 장악한 구의회 의원 몫 117석을 없애고, 추가된 의석 300석을 포함해 400여 석을 친중 세력으로 채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언론은 그간 선거인단에서 재계 거물들이 이른바 '킹 메이커'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2017년 행정장관 선거에서 범민주진영이 재계와 연대해 당시 입후보한 존 창 전 재무장관을 밀면서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전했다. 당시 선거에서 중국 정부가 민 캐리 람(林鄭月娥) 후보가 결국 당선되기는 했지만 재계가 가세한 '반란표'가 만만치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작은 분란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홍콩 선거제 개편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중국 정부가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에서 재계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300석에 대해 손보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부동산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4개 재벌가를 중심으로 재계 거물들의 선거인단 내 영향력을 축소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SCMP는 중국 정부가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이후 홍콩 지배층의 3개 축인 행정부와 재계, 친정부 단체의 능력에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앤서니 청 전 홍콩 교통주택부 장관은 "2019년 홍콩의 정치적 위기는 중국 입장에서는 중국 중앙정부에 대한 반란과 다름없었다"며 "중국 정부는 홍콩 지배층 3개 분야의 능력과 함께 충성심에도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SCMP는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 당시 처음 두달간 재계는 침묵을 지켰고, 경찰이 진압에 나서기 시작한 8월 이후에야 하나둘씩 폭력과 혼란을 비판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이후 중국 매체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홍콩의 부동산가격이 시위의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하면서 홍콩 부동산 재벌들을 공격했다. 청 전 장관은 최근 몇년간 중국 정부와 홍콩 재계 거물 간 관계에 변화가 일어났다면서 "중국 정부는 홍콩 지배층을 손볼 필요를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오랜기간 홍콩의 사회 안정과 번영을 유지하는 데 있어 기업가들이 자신들과 같은 편에 서 있다고 생각해왔지만, 반정부 시위를 거치면서 그런 생각에 변화가 왔다는 설명이다.


SCMP는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홍콩 재계의 젊은 후계자들이 선대가 중국에 가졌던 애국심을 더이상 공유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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