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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韓 5600억 투자" 넷플릭스 공습에 설 자리 좁아지는 K-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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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韓 5600억 투자" 넷플릭스 공습에 설 자리 좁아지는 K-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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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킹덤, 스위트홈 등 이른바 K-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에서 톡톡히 재미를 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올 한해 한국 콘텐츠 제작에만 무려 5억달러(약 56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OTT공룡'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에 위기감을 느낀 웨이브, 티빙 등 국내 OTT도 너나할 것 없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적극나서고 있으나 사실상 '계란으로 바위 치기' 격이라 향후 K-OTT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올해 한국 콘텐츠 투자규모는 5억달러,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건수는 13편이다.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지난해까지 5년간 총 7억달러를 투자해 80여편의 콘텐츠를 제작했음을 감안할 때 확연히 확대된 규모다. 진출 첫해인 2016년만 해도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투자 규모는 한화 150억원에 불과했다. 올해는 드라마 ‘고요의 바다’, ‘D.P’, ’무브 투 헤븐’, ‘지옥’, ‘오징어 게임’, ‘킹덤: 아신전’, 리얼리티 예능 ‘백스피릿’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는 연초 경기 연천과 파주에 위치한 스튜디오를 장기 임대해 안정적인 콘텐츠 제작 기반도 마련했다.

이는 한국에 제작된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에 따른 행보로 해석된다. 킹덤, 보건교사 안은영 등 K콘텐츠의 뜨거운 인기는 글로벌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주요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한국은 지난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세에 큰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오리지털 콘텐츠 전략'을 앞세운 넷플릭스의 핵심 제작기지로도 활약 중이다. 국내에서는 막대한 트래픽에도 망 사용료를 회피해 '무임승차' 논란이 끊이지 않는 넷플릭스가 전 세계 유료 가입자 2억명의 스트리밍 강자로 도약하기까지 한국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가 쏟아지는 배경이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온라인 간담회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의 ‘넥스트’가 무엇일지 지켜봐 달라”며 “장르와 포맷을 불문하고 한국 이야기꾼들에게 투자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넷플릭스는 실적 발표 당시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우리의 전략은 간단하다"며 "매일 넷플릭스를 개선해 가입자들에게 더 나은 즐거움을 준다면, 우리는 스트리밍 엔터테인먼트에서 첫번째 선택이 될 것"이라고 콘텐츠 투자 전략을 강조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 지역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한국 콘텐츠의 성공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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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을 느낀 국내 업체들도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상파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웨이브(wavve)는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규모를 900억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출범 첫해 100억원에서 지난해 600억원, 올해 800억~900억원으로 늘리는 추세다. 총 36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마무리한 왓챠는 올해부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시작한다. CJ ENM과 JTBC가 손잡은 티빙 또한 첫 오리지널 콘텐츠 '여고 추리반'을 선보였다.

하지만 규모의 경제, 자금력에서부터 압도적 차이가 나는만큼 투자 규모도 경쟁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수준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토로다. 넷플릭스가 올해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국내 지상파 전체의 연간 프로그램 직접투자비용(2019년 기준 1조841억원)의 절반에 달한다.


특히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을 강화하면서 이른바 넷플릭스 종속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해외 OTT서비스가 국내 플랫폼을 장악하고 국내 제작사는 K-콘텐츠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넷플릭스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며 정작 국내 사업자, 제작자의 협상력은 약화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만큼 탄탄한 입지를 굳히지 못한 국내 OTT들이 무리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치킨 게임 가능성도 제기한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의 경우 제작 과정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지만 즉각적 수익 확보는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그램 공급자(PP) 등의 입장에서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투자는 환영할만 하다"면서도 "국내 플랫폼이 장악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요인"이라고 언급했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구글·넷플릭스 등 글로벌 ICT공룡들의 국내 플랫폼 장악은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더욱 거세진 상태다. 국내 온라인동영상 유통시장에서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 3개 플랫폼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7.2%로 전년 대비 23.6%포인트 상승했다. 업체별로도 1~3위가 모두 해외 플랫폼이다. 반면 4위 네이버TV와 5위 아프리카TV의 점유율은 4.8%, 2.6%로 뒷걸음질쳤다. 여기에 막대한 콘텐츠를 보유한 디즈니플러스(+) 등도 한국 상륙을 예고한 상태다.


업계 안팎에서는 디지털 식민지화, 디지털 콘텐츠 수익의 해외 유출 등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내 플랫폼에 대한 정책적 육성, 국내 생태계 보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각개전투는 사실상 어렵다"며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도 통하는 만큼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을 바라본 OTT 콘텐츠 연합전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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