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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첫날 "온라인보다 등교가 좋아요"…학부모는 기대반 걱정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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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첫 등교날, 학교 앞 설렘 가득한 아이들
학부모들은 학력격차·교우관계 우려해 등교 선호
학부모 "원격수업도 돌봐줘야, 일상 관리가 안 돼"
"대화 자제 타일렀지만"…교실 거리두기 걱정

전국 유치원생, 초등학교 1-2학년, 고3 학생이 등교를 시작한 2일 서울 용산구 금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전국 유치원생, 초등학교 1-2학년, 고3 학생이 등교를 시작한 2일 서울 용산구 금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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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온라인 수업보다 학교가는 게 좋아요. 모르는 건 바로 선생님한테 물어볼 수 있잖아요." (5학년 송유이양)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는 절대 벗지 말고, 가급적이면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지말라고 알려줬는데 통제가 될 지 모르겠네요."(초2 학부모 이 모씨)

일상으로 돌아가는 3월의 첫날, 등교하는 아이들의 얼굴엔 설렘이 묻어났다. 학부모들은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아이들의 등교수업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학교에서 거리두기가 이뤄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들도 상당수였다.


아이들은 신난 발걸음, 등교 기념사진 찍는 학부모도
전국 유치원생, 초등학교 1-2학년, 고3 학생이 등교를 시작한 2일 서울 용산구 금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전국 유치원생, 초등학교 1-2학년, 고3 학생이 등교를 시작한 2일 서울 용산구 금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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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입학을 축하합니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는 학교보안관이 1등으로 등교한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벌써 5학년이네"라며 인사를 건넸다. 정문에 다다른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 할머니 손을 놓고 신나는 발걸음으로 운동장을 지나쳐 교실까지 뛰어갔다. 아이들이 들어가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지켜보며 등교하는 모습을 휴대폰에 담는 학부모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부모들은 운동장 진입이 허용되지 않지만 입학식인만큼 초1 학부모들에게만 예외로 운동장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학력격차와 학교 적응 등을 고려할 때 등교수업 확대를 반기는 분위기다. 초등학교 2학년인 손녀와 등교한 할머니는 "작년에 학교를 못가서 친구들을 제대로 못사귄데다 공부도 미약하고 집에서 해도 따라가기가 어렵다"며 "선생님과 같이 공부하는 것과 온라인 수업은 다르다. 집에서는 집중하기 힘들어해서 차라리 등교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언제 등교수업이 축소될 지 모르지만 아이들은 새학기 등교수업에 즐거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초등학교 5학년 전아영 학생은 "코로나 때문에 매일 못 갈까봐 걱정된다. 온라인 수업은 분량이 적어서 점심 시간 전에 다 끝나버리고 집에 있으면 너무 심심하다"고 말했다.


작년 원격수업이 실시간 쌍방향 수업보다는 동영상 시청 위주로 이뤄져 아이들 혼자 수업을 듣기 어려웠던 탓에 학부모들은 등교수업이 낫다는 반응이다. 올해부터 매일 등교하는 2학년 딸을 둔 40대 이 모씨는 "그래도 등교가 낫다. 원격수업은 애들이 집중을 못하고 할머니가 챙겨주지만 제약이 많다"며 "2학년 학급 수가 작년보다 줄어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지 못하는 부분도 아쉽다"고 했다.


초3 아들을 둔 이 모씨는 "소규모 학교라 등교해도 (코로나 감염이) 걱정 되지는 않는다"며 "원격수업은 애들 생활 관리가 안되고 특히 원격수업도 실시간이 아니었고 EBS만으로 하다보니 옆에서 도와주기도 벅찰 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국 유치원생, 초등학교 1-2학년, 고3 학생이 등교를 시작한 2일 서울 용산구 금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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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원격수업 집중 어려워 차라리 등교가 낫다"

올해부터 전국 유치원생과 초1·2학년, 고3은 매일 등교하게 된다. 교육부는 2단계까지는 유치원생과 초 1·2학년은 밀집도 기준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현행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는 2단계, 비수도권은 1.5단계로 원칙적으로 전교생의 2/3까지 등교가 가능하다. 초 1·2학년이 밀집도 기준에서 예외가되는만큼 나머지 학년들의 등교 폭도 넓어졌다. 서울은 중1을 매일 등교하는 방안을 학교 재량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개학에 맞춰 학급당 체온계 1개·손소독제 2개, 보건용 마스크 1명당 2매 등 방역 물품을 확보하고 방역 인력 9000여명, 보건지원강사 250여명을 배치했다.


서울시교육청 설문조사 결과 초·중 학부모 10명 중 7명은 매일 등교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생활 적응'과 '기초학력 향상'을 이유로 등교 기준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반대하는 이유는 '학교 내 거리두기 어려움'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2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포이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개학 첫날을 맞아 등교한 학생들의 열을 측정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2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포이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개학 첫날을 맞아 등교한 학생들의 열을 측정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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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지속되면서 저학년들은 특히 친구 사귈 기회를 잃었다.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방학 동안 학원을 보냈지만 과외나 1대1 레슨 위주로 하다보니 친구 만날 기회가 없다"며 "방학때도 친구들과 연락하는걸 못봤는데 외로워하면서도 친구 사귀는 방법 조차 모르는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등학생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나 학원보다 줌 수업이 더 편하다고 하고,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도 없어서 친구관계까지 신경써야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2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포이초등학교에서 개학 첫날을 맞아 등교한 학생들이 영상을 통해 개학식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2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포이초등학교에서 개학 첫날을 맞아 등교한 학생들이 영상을 통해 개학식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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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았고 400명 남짓한 확진자가 나와 학교 내에서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인천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작년에도 방학을 제외하면 두달 남짓 다녔는데 지금도 감염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며 "작년과 변한게 없다"고 씁쓸해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한 초1 학부모는 "코로나만 아니면 설레는 마음으로 새학기 준비를 했을텐데 확진자 수가 줄지 않는데도 강제등교를 해야하니 답답하다"며 "결석처리되더라도 가정학습을 시켜야할지 고민된다"고 했다.


이달 중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이 바뀔 경우 등교 기준에 따른 학부모들의 혼선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이 바뀔 경우엔 일주일 정도 준비기간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방역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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