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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조정장·신용거래 반대매매 공포…심약한 개미, 조 단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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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사상 최고 수준 이어가…반대매매 쏟아지면 변동성 최고조
변동성이 큰 조정장 불가피…개인 투자자들 전략 '관망세' 선회
증권가, 기간 조정의 저점은 2800~2900선 전망…경계심리 필요

길어지는 조정장·신용거래 반대매매 공포…심약한 개미, 조 단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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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본격적인 하락장이 시작됐을까요? 수익인 종목은 죄다 내다 팔았는데, 손실인 종목은 지금이라도 손절해야 그나마 손실액을 줄일 수 있을지 두렵기만 하네요. 신용으로 산 종목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증시 조정장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게시글이 봇물이 이룬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붕괴한 24일에는 하락장 진입 여부와 함께 신용융자 종목 반대매매를 걱정하는 글이 많았다. 이 같은 불안한 투자심리는 25일 여실히 드러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로 증시가 하루만에 반등을 꾀하자 개인 투자자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조 단위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순매도액은 2조1031억원으로 2011년 12월1일 기록한 역대 최대치(1조6808억원) 기록을 9년3개월만에 갈아 치웠다. 증권가는 개인 투자자들의 조정장·반대매매 공포가 극심해 "기회 줄때 팔아야 한다"라는 투자심리가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빚투 사상 최고 '반대매매 우려'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을 내 주식투자 )'를 나타내는 지표인 증권사 신용공여잔액이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가면서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공여잔액이 24일 기준 21조948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증시 첫 개장일인 1월4일 19조3523억원에 달했던 신용공여잔액은 1월7일에는 20조원을 돌파해 20조1223억원에 달했다. 이후 1월14일에는 21조원대에 올라서 21조28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0일에는 21조635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 19일(22조2232억원)까지 6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소폭 감소했지만 2거래일동안 22조원대에 머물렀다.


조정장 기간이 길어질수록 신용거래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신용거래는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주가가 오르면 차익실현을 하면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반면 주가가 담보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이 주식을 반대매매, 즉 강제로 매도한다. 전일 종가의 하한가로 매도 수량을 산정하고 장 개장 전 동시호가로 한 번에 팔아버린다. 전일 종가의 하한가로 주식을 매도하는 만큼 반대매매 조치가 이뤄지면 투자자 손실이 크다. 이에 따라 반대매매가 쏟아지면 사실상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밖에 없다. 현재 2월 일평균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200억원을 웃돈다. 지난 22일에는 301억원에 달했고 23일에는 280억원, 24일에는 25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 지수가 횡보하는 것에 비해 신용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 추후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 조정이 좀 더 이어지면 종목별로 반대 매매가 나올 수 있다"면서 "신용잔고에 대한 부담이 조정 폭과 매물 폭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가 조정을 끝내고 뚜렷한 우상향 곡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등의 강한 신호가 필요하다. '조장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돌입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무리한 레버리지(대출)를 일으키키 보다는 보수적 접근이 유망하다는 게 대체적인 조언이다.

코스피 지수가 급락세로 출발한 26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20포인트(-0.33%) 떨어진 3089.49로 시작해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코스피 지수가 급락세로 출발한 26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20포인트(-0.33%) 떨어진 3089.49로 시작해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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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잃은 '동학개미'

증시 주도세력은 다시 '동학개미'에서 '외국인'으로 바뀌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지수의 방향을 움직이고 있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었다. 2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하면 상승하고 매도하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이달 들어 9거래일 주가가 상승했는데 단 하루만 제외하고 외국인 순매수와 주가가 정확히 일치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3100을 회복했던 지난 10일과 3000선을 붕괴하고 하루만에 반등을 꾀한 25일 등 모두 외국인 순매수 영향 덕분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한풀 꺾였다. 이달들어 25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순매수액은 5조2947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1월에는 24조4563억원에 달했다. 공격적인 매수보다는 관망 전략으로 선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코스피 거래대금은 20조원 이하로 머물면서 활력을 잃은 상태다. 25일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은 17조213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첫거래일인 1월4일 25조113억원에 달했던 거래대금은 1월8일에는 40조9094억원으로 40조원을 돌파했고 1월11일에는 44조원까지 치솟으면서 44조4337억원이라는 최고 기록을 썼다. 그러나 증시가 횡보권을 지속하자 거래대금은 반토막이 난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19조7898억원으로 하락한 후 2월17일에는 올해 최저수준인 16조8461억원으로 떨어졌다. 전체 거래대금 역시 지난달 65조원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2월 들어 30조원 수준에서 횡보를 지속중이다. 이는 적극적인 투자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의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감소는 증시에 좋은 영향은 아니며, 개인 투자자들이 한발 물러서면서 관망세가 짙다"고 풀이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2조원을 쏟아낸 전날 장바구니를 보면 이 같은 경향이 뚜렷하다.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1조1111억원가량 팔아치우면서 순매도 1위 종목에 올려놨다. 이어 SK하이닉스(3447억원), 현대차(1043억) 순으로 매도했다. 성과가 좋았던 우량주를 대거 매도한 것이다. 반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2482억원어치나 사들였다. 이어 KODEX 인버스를 667억원, 현대글로비스를 447억원 가량 사들였다.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곱버스 상품을 쓸어담은 것이다.


증권가는 본격적인 하락장세로 돌입한 것은 아니지만 변동성이 큰 조정장이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원유 및 원자재 값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공포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수준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시장 예상보다 상승 속도가 빨라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채 금리 고점이 4월 중에 나올 것으로 보여 4월까지 시장 분위기 역시 횡보 또는 조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번 기간 조정의 저점은 2800~2900선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단기 저점은 2900선으로 보지만,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면서 "다만 최근 기업실적의 상승 속도가 가파른 점은 하단을 지지해줄 것"이라 내다봤다. 이 팀장은 "코스피의 이익 전망이 빠르게 상향조정되면서 당초 2600선으로 추정됐던 지지선이 2700선 후반~2800선 초반으로 상향 조정됐다"면서 "조정이 깊지 않을 수 있지만 당분간 시장 변동성에 대한 경계심리는 유지·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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