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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代 이은 수출보국' 무역협회 새 수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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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代 이은 수출보국' 무역협회 새 수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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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의외였다. 하지만 이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대한상공회의소나 전국경제인연합회 수장 하마평에 오를 때도 그랬고,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최종 결정이 됐을 때도 그랬다. 구자열 LS 그룹 회장 이야기다. 올해 교체기를 맞은 주요 경제단체장 후보군에 구 회장은 늘 있었다. 그만큼 두루두루 적임자였다는 얘기다. 주변의 추천도 잇따랐다. 그런 구 회장이 여러 선택지를 뒤로하고 무역협회로 향한 것은 부친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 때문이 아닌가 싶다. 구 회장의 아버지는 생전에 5년 동안 무역협회장을 맡으면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랜드마크로 자리한 아셈타워를 세우는 업적도 남겼다. 무역협회 역사상 처음으로 부자(父子) 회장이 탄생했다.


구 회장의 지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다가가기 어려울 법한 재벌가 총수지만 소탈해서인지 친구가 많은 편이다. 구 회장과 친한 동생은 그를 "따뜻한 사람"이라고 한 줄 평했다. 털털하고 권위 의식이 없다고도 했다. 허례허식도 싫어한다. 무역협회장으로서 응당 받는 관용차나 심지어 수억 원대 연봉을 완곡히 거절한 것을 봐도 그렇다. 무보수로 비상근 회장으로 일한다.

또 다른 지인은 구 회장에 대해 "금수저 같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사석에서 만난 구 회장은 옆집 아저씨 느낌이다. 자리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주도하고 곱게 자란 독불장군 이미지가 거의 없었다. 무엇보다 강렬한 인상이 남았던 것은 "요즘 세대는 도전 정신이 부족하다"는 그의 발언이다. 큰 부족함 없이 자라면서 본인 위주로 사고하고 남을 배려하려 하지 않는 태도는 옳지 않다는 거다.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려는 자세도 예전 세대만 못하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자칫 ‘꼰대’로 비칠 수 있는 말을 소신 있게 하는 모습에 배석자는 모두 공감했다. 그 자리에서 가장 부족함 없이 살아왔을 법한 대기업 총수 입에서 나온 말인데 말이다.


‘자전거 광(狂)’인 구 회장은 자전거로 알프스를 달리거나 독일과 이탈리아를 완주한 일화로 유명하다. 2002년 동양인 최초로 7박8일 동안 알프스 650㎞를 달렸다고 한다. 한번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끝을 보는, 도전 정신이 강한 성격이라는 얘기다. ‘경영도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고 오르막에서는 힘들지만 이겨내면 반드시 내리막이라는 보상이 있다’라는 내용의 ‘자전거 경영론’으로도 유명하다.


구 회장은 스스로가 무역협회장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눈치다. 단독 추대 연락을 받고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일단 주어진 자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24일 무역협회장으로 공식 데뷔한 구 회장은 취임사에서 무역 업계를 대표하겠다고 공언했다. 정부와의 소통 창구로 역할을 해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구 회장의 최대 강점인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는 뜻이다. 구 회장은 "평생을 기업 현장에서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7만여 회원사가 당면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우리 무역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그러면서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로는 LS그룹에서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이다. 무역협회가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조류 속에서 새로운 지원책과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테스트베드가 되겠다고 했다. 둘째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수출시장의 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고 유망 신시장으로의 다변화를 예고했다. 무역협회가 오랜 기간 쌓은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민간의 경제 통상 협력을 강화하면서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국면 속에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돕고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이 글로벌 대기업과 협력하면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는 게, 앞으로 최소 3년 동안 무역협회를 꾸려나갈 구 회장의 큰 생각이다.


‘해현경장(解弦更張)’. 구 회장은 올해 초 LS그룹 회장으로 낸 신년사에서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매어 본연의 소리를 되찾는다는 해현경장이라는 말을 기억하면서 서로를 격려하자”고 다독였다. 코로나19로 절망에 빠진 무역협회 7만여 회원사 곳곳에도 어려움 속에서 원하는 결과를 반드시 만들 것이라는 자신감이 스며들기를 구 회장은 바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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