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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기사에 왜 불만이냐고요?" '간식 가방' 이벤트 시민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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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배달원들 아파트 주택가에서도 과속·난폭 운전
인도로 다니고 배달하다 흡연까지 막무가내 '무법 질주'
횡단보도 가로 질러 곡예 운전도
시민들 "정말 분통터진다", "이 상황에 '간식 가방'은 왜" 분통

한 배달 오토바이가 인도 위에 올라와 있다.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사진과 같이 우측으로 몰려 통행을 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한 배달 오토바이가 인도 위에 올라와 있다.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사진과 같이 우측으로 몰려 통행을 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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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배달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일부 배달원들 보면 '간식 가방' 이벤트는 아니에요." , "맨날 난폭운전하고 인도 위로 무섭게 다니고…분통 터지죠"


배달의민족(배민)이 19일 배달기사에게 간식을 전해주는 '간식가방' 이벤트를 열었다가 각종 불만과 민원이 쏟아지면서 6시간 만에 해당 서비스를 접었다. 일부 시민들은 "배달원 복지를 왜 소비자에게 전가하냐", "난폭운전 배달원들에게 간식을 주라고?" 등 배민 이벤트에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시민들의 불만사항을 살펴보면 크게 △인도 위 주행 △배달 과정에서 흡연 △불법 배기관 개조로 인한 소음 △난폭운전 등 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배달원들의 고생은 이해하지만, 일부 배달원들의 그릇된 행동으로 인해 '간식가방' 등 이벤트에는 동참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30대 회사원 이 모씨는 "일부 배달원들로 인해 전체 배달원들이 비판 대상에 오른 것은 안타깝다"면서도 "난폭운전은 물론 아파트의 경우 아예 1층에서 흡연을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는 "항의를 해봤자 어차피 배달원은 이곳에 살지도 않고 들은척도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김 모씨의 경우 "배달원들이 자정이면 아파트에 모여 큰 소리로 떠들고 놀다 갔다"면서 "경비원을 통해 항의하고 그래봤자, 별 효과가 없었다"면서 "그런 사람들에게 내가 왜 '간식 가방'을 선물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 배달 오토바이가 시각장애인 유도블록(노랑색) 좌측에 주차되어 있다. 시각장애인 입장에서는 오토바이에 걸려 넘어지거나 큰 사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한 배달 오토바이가 시각장애인 유도블록(노랑색) 좌측에 주차되어 있다. 시각장애인 입장에서는 오토바이에 걸려 넘어지거나 큰 사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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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학생 박 모씨는 배기관을 불법으로 개조해, 큰 소음을 유발하는 배달원들을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박 씨는 "굉장한 소음이다. 일부겠지만 오토바이를 개조를 했는지, 특히 밤에 야식 배달올 때 정말 엄청난 스트레스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의 쏟아지는 불만과 박 씨의 호소 그대로 일부 배달원들의 경우 오토바이 배기관을 불법으로 개조해 엄청난 소음을 유발한다.


보통 오토바이의 소음 기준치는 105데시벨(dB)이다. 그러나 지난 2018년 7월 경찰에 적발된 불법개조된 오토바이 소음은 119데시벨을 기록하기도 했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발생하는 120데시벨을 고려하면 굉음 수준이다.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출입구에 붙은 안내문(좌). 해당 아파트 단지는 다른 출입구를 이용, 배달원들의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또 다른 아파트(우) 역시 안내문을 통해 배달원들의 안전운전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출입구에 붙은 안내문(좌). 해당 아파트 단지는 다른 출입구를 이용, 배달원들의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또 다른 아파트(우) 역시 안내문을 통해 배달원들의 안전운전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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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아예 아파트 정문에 한해 '오토바이 출입 금지' 안내도 하고 있다. 또 다른 아파트의 경우 인도 위 주행 금지 등 별도의 안내문을 통해 배달원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다.


그러나 일부 배달원들의 경우 이 같은 안내를 무시하고 단지 내 인도로 오토바이를 몰거나 난폭운전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


단속 역시 한계가 있다. 한 아파트 60대 경비원은 "(불법 개조 등 소음을 유발하는 오토바이나 난폭운전 등) 주민들의 민원이 있어 바로 바로 단속은 하고 있지만, 배달원들이 고정으로 매일 출입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이 계속 바뀌다보니 내가 단속을 해도 별로 효과가 없다"고 토로했다.


"배달 기사에 왜 불만이냐고요?" '간식 가방' 이벤트 시민들 '분통' 원본보기 아이콘


이런 가운데 불법 오토바이들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불법적으로 인도 위를 주행하는 오토바이(배달 및 개인)를 단속하지 않고, 어떤 대안이나 고민 없이 이를 내버려두는 것은 분명 큰 사고가 일어날 것을 목전에 두고도 안일함을 반복하는 것입니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 무인 빨래방 앞에 붙은 알림문.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한 무인 빨래방 앞에 붙은 알림문.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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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최근 배달기사들이 배달 대기시간에 무인빨래방에 모여 술판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며 배달원들을 향한 여론은 더욱 부정적이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매장에서 술판을 벌여 영업을 방해한 배달 기사들을 향해 빨래방 주인이 작성한 경고문이 올라왔다.


빨래방 주인은 "배달업에 종사하는 분으로 인해 업소 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사실이 있어 알린다"며 "빨래방이 무인으로 운영되는 점포인 관계로 최근 배달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배달 대기 시 사용을 하고 있던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배려해 줬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인은 자신의 배려를 이용해 배달기사들이 빨래방 안에서 술판을 벌이는 등 손님들에게 피해는 물론 영업 방해를 했다고 지적했다.


주인은 "그런데 이러한 배려를 악용해 배달 종사자 수명이 모여 음식물을 반입하고 술판을 벌여 세탁을 하러 온 손님이 출입을 하지 못 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1회에 한해 경찰에 신고를 하고 주의를 주고 퇴거를 하도록 했다. 법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배달업에 종사하는 분께서 출입을 하거나 음주를 하고 빨래방 이용객의 사용을 방해하면 업무방해 등 형사처벌토록 하겠다"며 "앞으로 세탁업무 외에 업소를 무단으로 사용하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 배달 오토바이가 횡단보도를 가로 질러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한 배달 오토바이가 횡단보도를 가로 질러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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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배달 기사들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30대 회사원 차 모씨는 "난폭운전 등 배달원들의 여론이 좋지 않은데, '간식을 주자' 등 이벤트를 하는 것을 보면 시장이 어떤지 (기업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배민은 지난 19일 공식 SNS 계정과 유튜브 채널 등에 "닫힌 문을 가장 많이 보는 배달기사에 '고마워요 키트'로 고마움을 전하라"라는 이벤트 글을 올렸다. 이날부터 내달 9일까지 배달기사에 응원 메시지를 적어 신청하면 추첨을 통해 선정된 3000명에게 '고마워요 키트'를 증정한다는 내용의 이벤트다. '고마워요 키트'에는 주문한 음식을 놓을 수 있는 배달음식 매트와 기사에게 전할 메시지 스티커, 간식 가방 등이 담겼다.


그러나 각종 불만이 담긴 시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으로 인해 배민 측은 이벤트를 시작한지 반나절 만에 이를 종료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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