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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이 희망" 대한민국에서 50대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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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불안감, 노후 대비는 고사하고 부모·자녀 부양 책임 여전
'50+세대' 절대 관심사는 일과 구직…다만 사회에 공헌할 수도 있는 일이길 원해

"최저임금이 희망" 대한민국에서 50대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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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임금피크제 3년차에 대기업을 퇴직한 김시영(58·가명)씨는 국비 지원 직업학교에 다니며 전기기사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다. 끝까지 남고 싶었지만 무보직이 계속되고 조직내 시선이 부담스러워 어쩔 수 없이 나왔다. 아내는 전업주부, 친구들보다 늦게 난 하나있는 아들은 이제 갓 대학생이다.


퇴직금으로 창업을 생각했지만 코로나19에선 무모한 도전이라 생각해 접었다. 김 씨는 "직업학교 들어오는 것부터 자격증 취득, 재취업까지 모든게 새로운 경쟁의 시험대"라면서 "대학학자금도 사라졌고 건강보험도 지역가입자가 됐다. 이제는 버스와 지하철을 타며 국민연금 받는날까지 최저임금 이상만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50대는 오늘도 미래에 대한 불안함에 잠을 설친다. 다니는 회사의 인사가 있는 연말 연초만 되면 불안감은 더 커진다. 정년이 멀지 않았는데 친구들 사이에서는 이미 구조조정, 희망퇴직 이야기가 돈다. 30년 가까이 해온 밥벌이는 이골이 날 때로 났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부부의 노후는 고사하고 부모님과 자녀를 부양해야하는 책임의 끝을 헤아릴 수 없다. 현재로선 퇴직 후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면 밥벌이가 전부가 아니기를 바란다. 경제적 고민을 해결하면서도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이었으면 한다. 부디 인생 후반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기회가 주어져 삶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이어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대한민국 50대의 고민은 상담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서울시가 ‘50+세대(만 50~64세)’를 위해 운영하는 ‘서울시 50플러스재단’ 상담센터를 찾은 50+세대의 절대 관심사는 일과 구직이었다. 재단은 일·재무·사회공헌·사회적 관계·가족·여가·건강 등 7가지 영역으로 나눠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데, 일과 관련한 상담이 전체 상담자의 53%를 차지했다. 특히 희망하는 일자리 형태는 10명 중 7명 이상(73%)이 구직이었다.

일하는 50대 여성은 더욱 고되다.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이 만 20∼59세 여성 1247명을 대상으로 직업 생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러 직업을 가진 50대 여성 ‘n잡러’ 중 51%는 ‘생계’가 주된 이유였다. 하루 평균 9시간 이상 노동을 하는 여성 n잡러의 비율이 4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다수의 50대 여성 역시 하루 9시간 이상 일하는 고된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안정적 수입이 있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우며 한 개의 일자리로는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대한민국 50대의 남은 희망이라면 넉넉하지는 않지만 노후의 소득이 자신의 경험, 기술, 능력, 흥미, 적성을 살리는 일에서 창출되기를 바란다. 생계에 매몰된 노후보다 부족해도 자신의 일이 사회적 의미를 찾기를 원한다. 서울에 사는 50+세대의 인생재설계를 위한 진로준비행동 분석결과 창직추구형의 비중은 무려 64%로 생계형(25%)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이어 희망일자리 형태에 대한 응답 결과도 사회공헌형이 5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생계형이 24%로 뒤를 이었다.


경력단절로 10여 년을 가정주부로 살았던 이난영씨(57)는 2017년 서울시를 통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생애설계 강의를 시작하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은퇴설계 전문강사로 경력를 쌓아 2019년 ‘더쓰임 라이프 연구소’라는 1인 기업을 만들어 현재 활발히 활동 중에 있다. 과거 IT전문회사에서 근무했던 홍은표씨(63)는 60세 이후 평소 관심 있었던 여행과 과거 경력을 접목시켜 ‘인디라이프’라는 여행전문회사를 설립해 여행책자 발간 및 여행 관련된 컨설팅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김영대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이사는 "50+세대가 마주한 고민이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공헌활동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부분도 복합적"이라면서 "50+세대의 생애전환 고민은 한 가지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영역에 걸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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