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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된 게임스톱株

최종수정 2021.01.28 11:36 기사입력 2021.01.2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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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 '올라타거나 죽거나' 매수 동참
공매도 헤지펀드 결국 포지션 청산
증시 추락 유도 소문도
백악관 "모니터링 중" 우려
개인 집결지 레딧은 토론장 차단

뉴욕시 맨해튼에 위치한 게임스톱 매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뉴욕시 맨해튼에 위치한 게임스톱 매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개인투자자와 공매도로 무장한 전문 투자자 간의 대결이 결국 증시를 넘어 미국 사회 전반의 이슈로 급부상했다. 미 언론들은 이번 사례가 자본시장에서 유례가 없는 현상인 데다 미 증시 고평가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는 사안인 만큼 원인 분석과 향후 전망에 나서고 있다. 논란은 정치권까지 확대되고 있다. 금융 개혁을 요구하는 진보 정치인들은 즉각 금융개혁이 필요한 상황임을 보여준 예로 인식하며 공세에 나섰다.


◇美 흔들어놓은 ‘게임스톱’ 급등 사건= 미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게임스톱 주가의 이상 급등에 대한 기사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온라인 페이지를 개설하고 집중 보도에 나섰다. 일개 소형주의 급등락에 대해 미 대표 경제지가 긴급하게 다룰 만큼 이번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신호다.

게임스톱의 주가 급등세는 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개설된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에서 의기투합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주식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행동주의 투자자가 이 회사 경영진에 합류한 것을 반기며 주식을 사들이던 상황에서 헤지펀드들이 공매도로 이익을 취하겠다고 나선 것이 개인투자자들을 자극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세를 규합하며 연일 매수에 나서자 상황이 반전됐다. 주식 유통 물량의 144%가 넘게 공매도가 됐지만 개인들은 그 이상을 사들였다. 개인들은 주식 현물은 물론 파생상품시장에서 콜옵션까지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주가가 끝없이 오르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공매도 투자자들이 비싼 값에 주식을 사들여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주가는 더욱 치솟았다.

이날 헤지펀드 멜빈캐피털은 공매도 포지션을 모두 청산했다. 멜빈캐피털은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로 운용 자산 규모가 125억달러에 달한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개미들이 월가의 공룡을 물리쳤다고 평했다.

뉴욕시 맨해튼 소재 AMC 극장은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현재까지도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존폐의 위기에 몰린 AMC 주가는 이날 300%나 급등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뉴욕시 맨해튼 소재 AMC 극장은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현재까지도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존폐의 위기에 몰린 AMC 주가는 이날 300%나 급등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로빈후드 등 새로운 투자 매체를 통해 자본시장의 주류로 급부상한 젊은이들은 현 상황에 열광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올라타거나 죽거나’라는 표현을 하며 주식 매수에 동참했다.


TD아메리트레이드, 뱅가드 등 투자업체들은 게임스톱과 AMC의 주식 매매를 중단하기도 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를 막을 수 없었다.


개인투자자들은 게임스톱 외에 극장 체인 AMC, 몰락한 스마트폰업체 블랙베리와 노키아 등 공매도 물량이 많은 저가주로 매수를 확대했다. 이날 AMC 주가는 300%라는 기록적인 급등세를 보였다. 청산 절차가 진행 중인 블럭버스터 주가도 출렁였다.


◇백악관 "증시 상황 모니터링 중"=사태가 심상치 않게 확산하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유관 기관들과 협력해 "상황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개인투자자들의 집결지였던 레딧은 월스트리트베츠의 토론장을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메시지 애플리케이션 디스코드는 관련 서버를 삭제해버렸다.


앞서 이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을 비롯한 조 바이든 행정부 경제팀이 게임스톱 등 이상 주가 흐름을 보이는 주식 종목들과 증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현상은 금융개혁 필요성에 대한 논란의 불씨도 되살렸다.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의 ‘신성’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경제를 카지노처럼 다뤄온 월가가 역시 시장을 카지노처럼 취급하는 온라인 게시판 활동가들에게 불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대표적 금융개혁론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SEC 등 규제 기관들이 오랜 기간 임무를 망각해왔지만 민주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장악한 지금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상황이 월가의 주류 기관투자가에 대한 포퓰리즘적 봉기라고 평가하지만 일부는 의도적인 시장 조작을 의심하고 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결국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초래할 위험한 투자라고 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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