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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슈퍼사이클] 유동성·친환경이 가속페달..."30년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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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저금리 고착화...대규모 유동성 공급
탈석탄 친환경 인프라 확대 속 원자재 수요 자극
"어느 시장봐도 '사자' 주문만"...30년 사이클 기대

[원자재 슈퍼사이클] 유동성·친환경이 가속페달..."30년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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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박병희 기자, 이현우 기자] "이번엔 다르다." 10여년 만에 찾아온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수요 공급의 문제만이 아닌 정부 정책에 의해 가속 페달을 밟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경제성장보다 유동성이 더 큰 원인"

과거 원자재 슈퍼사이클은 분명한 계기가 있었다. 19세기 후반에는 미국의 산업화, 20세기 초에는 독일 경제 건설이 원자재 가격을 주도했다. 이후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재건, 일본의 산업화와 아시아 국가의 경제 발전과 도시화는 주기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2000년대 벌어진 원자재 슈퍼사이클도 다르지 않다.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 국가들의 고도 성장은 원자재 값을 천정부지로 끌어올렸다. 2008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은 것은 정점이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약세를 보여왔던 원자재 시세가 최근 급등한 것은 특정 경제주체의 부상보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각국의 정책 변화가 이유로 꼽힌다. 이전의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 즉 펀더멘털이 배경이었다면 지금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저금리가 고착화돼 이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원자재 슈퍼사이클의 배경이 되고 있다.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을 푸는 상황도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본토벨 자산운용의 미셸 샐던 상품 투자 책임자는 "원자재시장 강세는 코로나19로부터의 경제 회복은 물론 미국 달러화 약세,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의 경기 부양책과 완화적 통화 정책도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시중에 대량으로 풀린 유동 자금이 물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을 들쑤시는 요인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 수단으로 원자재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자재 거래 전문가인 피터 세인스버리 머터리얼스닷컴 설립자는 "통화 가치 하락은 철과 구리와 같은 핵심 금속을 물론 금, 은 등 귀금속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신흥 국가들의 경제활동 인구 확대와 이로 인한 인프라, 주택, 교통 수요 증가도 원자재 가격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친환경 정책도 요인… "유가는 부진"

S&P글로벌의 크리스 미드젤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상품시장 강세는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이고 있는 중국 경제 성장에 힘입은 것이지만 다른 요인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영국 등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경제 회복을 위한 대규모 재정지출에 나서고 있고 친환경 인프라 투자에 나서려고 하는 것이 금속 및 에너지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드젤리 애널리스트는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대한 추가 수요가 발생하며 구리, 니켈, 코발트 값이 추가로 상승할 것이다. 덩달아 강철과 석유 화학 제품도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각국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정책에 근본 원인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른 원자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유가의 흐름도 주목된다. 유가는 이번 슈퍼사이클이 2000년대 슈퍼 사이클과 비교되는 단적인 근거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유가의 부진은 친환경 정책의 영향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이 탈화석연료 시대를 선언하면서 원유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기후협약에 재가입함에 따라 친황경에 대한 세계적 흐름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규제 강화 속에 원유 등 화석연료 가격 상승도 친환경 정책과 관련된 원자재에 대한 수요를 늘릴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화석연료 값이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친환경 관련 원자재들의 값이 싸 보이는 착시 효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 내 탄소배출권 값은 t당 34.25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목표치를 기존 40%에서 50~55%로 상향 조정한 데 따른 현상이다. 기존 화석연료 값과 친환경 관련 원자재 값이 동시에 상승할 수 있는 이례적 상황도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자 주문만… 30년 갈 수도"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재무적 안정보다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려는 정책이 부각되면서 원자재의 집약적 성장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크 루이스 BNP파리바 자산운용 수석 지속 가능 전략가는 "지난 30년간 이 시장을 지켜봐 왔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을 보지 못했다. 어느 시장을 봐도 투자자들은 사자 주문만 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30년간은 친환경으로의 전환을 위한 모든 분야 투자에 슈퍼사이클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통신도 월가가 10년 사이 원자재에 대한 투자에 가장 낙관적이라면서 원자재시장 참여자들이 어느 때보다 많은 순매수(롱)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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