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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촉발한 서지현 검사 "무엇이 달라졌나…여전한 2차 가해"

최종수정 2021.01.26 16:37 기사입력 2021.01.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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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 때는 가만 있더니' 조롱 달릴 것"
"다른 성폭력 언급 안한 이유는 내막 모르기 때문"

서지현 검사(오른쪽) / 사진=연합뉴스

서지현 검사(오른쪽)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검찰 내 성추행 폭로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47 사법연수원 33기) 검사가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쿵 하고 떨어지던 심장이 결국 어질어질해진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서 검사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여전히 관공서, 정당, 사무실, 거리 하물며 피해자 집안에서까지 성폭력이 넘쳐나고 여전히 많은 여성이 차마 입을 열지도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조롱과 음해와 살인적 가해가 넘쳐난다"면서 "과연 우리는 무엇이 달라졌을까"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또 이 글에 '박 시장 때는 가만히 있더니'라는 조롱이 달릴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해 7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 당시 서 검사는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에 공무원이자 검사인 제게 뻔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입을 열라 강요하는 것에 응할 의사도 의무도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서 검사는 "'N번방' 같은 조직적 성폭력 외에 다른 성폭력 사건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온 것은 사건의 내막을 잘 알지 못 하고, 너무나 괴롭기 때문"이라며 "나에게는 다른 피해자들의 고통을 마주 대할 수 있을 정도로 '내 치유의 과정'이 전혀 없었고, 아직도 '내 자신의 존엄'을 지켜내기 위한 처절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검사는 자신의 '미투' 사건에 대해 "대법원에서 모든 사실관계를 인정했음에도 가해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적도, 사과한 적도 없다"며 "검찰은 어떤 징계도 하지 않고 있고, 동일하게 민사 소멸 시효도 끝나간다"고 했다.


서 검사는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성추행 사건 등 고위 공직자 성비위 사건에 대해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음해와 조롱이 넘쳐난다"고 토로했다. / 사진=연합뉴스

서 검사는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성추행 사건 등 고위 공직자 성비위 사건에 대해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음해와 조롱이 넘쳐난다"고 토로했다. /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조직적으로 가열찬 음해를 했던 검찰 노력의 성공으로 정치권과 언론은 여전히 나를 '정신병자', '미친 X'로 알고, '정치하려고 한 일', '인사 잘 받으려고 한 일'로 치부한다"며 "제발 피해자를 좀 그만 괴롭히라"고 호소했다.


앞서 서 검사는 지난 2018년 1월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를 통해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글을 쓴 바 있다. 당시 서 검사 설명에 따르면, 서 검사가 안 전 국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은 지난 2010년 서울 북부지검 근무 당시의 일이다.


이후 안 전 국장은 서 검사에게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성추행 혐의는 고소 가능 기간이 지나 적용되지 않았다.


한편 안 전 국장은 지난해 10월 파기환송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앞서 지난해 1월 대법원은 해당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판단하라며 2심으로 돌려보냈고, 이에 따라 2심 재판부에서 이같은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를 두고 서 검사는 당시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여전히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며 "뻔하지도 익숙하지도 않는 고통보다 견디기 힘든 건 변하지 않는 검찰, 변하지 않는 세상을 지켜보고 있어야만 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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