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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 손들어준 文대통령…'외로운 홍남기' 여권에 부메랑

최종수정 2021.01.26 09:36 기사입력 2021.01.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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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선거의 해', 기재부 제동 장치 흔들…"재정은 화수분 아니다" 홍남기 부총리 고언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상황 재원여건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책변수 중 하나라는 점을 늘 기억해야 한다." 홍남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고언(苦言)'은 여권이 곱씹어볼 대목이다. 정치인과 관료 사회의 '힘의 균형'에 영향을 주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여권의 불협화음으로 부각됐던 손실보상제 문제와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 손을 들어주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했다. 25일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업무보고는 관심의 초점이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해법보다 손실보상제가 관심을 받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정부의 방역 조치에 따라 영업이 금지되거나 제한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해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에서 손실 보상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중기부 등 관련 부처와 함께 또한 당정이 함께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는 제한 조건을 담았지만 손실보상제의 필요성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손실보상제 이슈를 주도했던 정세균 총리는 정치적 성과로 내세울 또 하나의 '브랜드'를 획득했고 정 총리와 보조를 맞췄던 더불어민주당 역시 '설 연휴'를 앞두고 여론을 달랠 카드를 하나 확보했다. 지역구 의원들 입장에서는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게 '발등의 불'이었는데 손실 보상제는 안성맞춤 대책이 될 수도 있다.


주목할 부분은 정치인과 관료 사회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쏠릴 경우 청와대의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여권의 압박 때문에 홍남기 부총리의 고언이 묵살됐다는 인식이 관료 사회에 번지는 것도 부담이지만 여론에도 부정적 시그널로 다가올 수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는 2021년, 2022년 '선거의 해'가 이어지는 현실과도 관련이 있다. 올해 4월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다시 뽑고 내년 3월에는 대통령, 6월에는 광역단체장을 새로 뽑을 예정이다. 선거를 준비하는 정치권은 유권자 입맛에 맞는 정책에 대한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국가 재정이 감당할 수준을 벗어나는 정치적 약속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포퓰리즘 정치의 위험도가 증가할수록 이를 적절히 견제하고 제어하는 존재의 중요성은 증대된다. 정부에서는 기재부가 그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홍남기 부총리의 발언권이 약해질 경우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손실 보상제 논란을 정부 여당의 파워 게임으로만 바라보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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