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평검사 542명 인사 단행… 월성 수사팀 소폭 교체(종합)

옵티머스·라임 수사팀 유지… 이어질 고위직 인사는 박범계 후보자가 챙길 듯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장관직에서 물러나기 전 마지막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대전지검 원전수사팀 2명을 교체했지만 이밖에 주요 수사팀 구성원에 대한 변화는 최소화했다. 옵티머스 수사팀과 라임 수사팀을 유지하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논란으로 주목을 받은 이규원 검사도 자리 이동 없이 파견직을 유지했다.

21일 법무부는 고검검사급 검사 11명, 일반검사 531명 등 검사 542명에 대한 인사를 2월 1일자로 단행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서 경향 교류 원칙, 지방청 권역별 분산 배치, 기획부서 편중근무 제한 등 인사원칙의 기준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관장 추천 우수검사, 대검에서 선정한 모범검사 등 일선 현장의 평가 및 성과를 인사에 반영했다.

우수 여성 검사들을 법무부·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및 외부기관 등 주요 보직에 발탁하기도 했다. 법무부 검찰과(김봉경·40기), 대검 검찰연구관(김수민·37기), 주네덜란드대사관 법무협력관(김지언·36기) 등이 대상이다.

출산·육아 목적 장기근속제, 동일 고검 권역 장기근속제, 중점 검찰청 장기근속제 등 법제화된 인사 제도를 폭넓게 적용하고 그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질병·육아 등으로 특정 희망지를 원하는 경우 적극적으로 인사에 반영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신임검사 선발 제도도 개선했다. 그동안 신임검사 선발 절차는 매년 7월 중순부터 12월 초순까지 학기 중 6개월 가까이 진행됐는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사행정과 겹쳐 지원자들에게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컸다. 법무부는 4단계로 실시됐던 역량평가를 2단계로 간소화하고 원서접수 시점을 5월 하순으로 앞당겼다.

또 공인전문검사 등 전담에 대한 경력과 전문지식을 갖춘 검사들을 적극 발탁했다. '사이버범죄 중점검찰청'인 서울동부지검 검사 1명, '식품의약 중점검찰청'인 서울서부지검 검사 1명 등 총 5명의 중점 검찰청 소속 검사에 대한 근속기간 연장이 모두 승인된 점도 눈에 띈다.

세부적으로는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을 맡고 있는 대전지검 원전수사팀에 변화를 줬다. 수사팀장을 맡고 있는 이상현 부장검사의 측근인 김형원 검사와 김수민 검사가 각각 성남지청과 서울서부지검으로 이동했다. 김형원 검사는 국제형사분야 공인전문검사로 우대받아 유엔마약범죄사무국(UNODC) 비엔나로 파견될 예정이다.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과정에서의 절차 위법 논란이 제기된 이규원 검사는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에 파견돼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옵티머스와 라임 수사팀은 현 체제를 유지한다. 옵티머스와 라임 사건을 각각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와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수사 인력을 그대로 지킬 수 있게 됐다. 다만 이어질 고위직 인사에서 지휘부가 바뀔 가능성은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공판2팀은 변동이 많은 편이다. 소속 평검사 8명 중 5명이 이동한다. 특별공판2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삼성 합병 의혹' 추가 수사와 공소유지를 위해 지난해 새로 꾸려진 곳이다.

이밖에 채널A 사건 수사팀에 파견됐다가 수사 방향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천재인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수원지검으로 이동한다.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와 함께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 압수수색 현장에 나갔다가 당시 상황을 서울고검 감찰부에 진술한 장태형 검사는 수원지검 안산지청으로 자리를 옮긴다. 천 검사와 장 검사는 2018년 서울중앙지검에 전입해 이번에 이동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 대검,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근무한 우수 검사들을 전국 검찰청에 균형 배치해 일선 청 업무역량 강화를 도모했다"며 "임용 후 신임검사 교육 대상인 검사 배치 시기도 3월 초순에서 2월 상반기 정기 인사일로 조정해 각 청의 실근무 인력을 확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