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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해 주택공급 확대? 시장선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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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세권 용적률 700% 올리고 땅 일부 가져가는 방식
집·땅주인들 불만…층수 완화 기준도 까다로워
일반 분양 증가분 적어 공공재건축도 메리트 없어

규제 완화해 주택공급 확대? 시장선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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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류태민 기자] 정부가 ‘혁신적 부동산 대책’을 예고하며 주택 공급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주요 계획들이 벌써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공급대책의 핵심 방안으로 꼽히는 역세권 고밀개발과 공공재건축만 해도 정부가 제시한 파격적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서울시는 최근 서울 역세권 100곳의 용적률을 현행 200~250%에서 700%까지 높이는 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는 한편 공공이 참여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경우 최고 층수 기준을 7층에서 15층까지 높일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을 받은 단지를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를 통해 대대적 홍보에 나서는 등 정책 실효성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한 부동산 커뮤니티 회원은 "용적률을 700% 올리고 내 땅 일부를 정부가 가져가겠다는 것인데 집주인이나 땅주인들이 왜 하겠냐"면서 "그냥 용적율 안 올리고 땅 지분 그대로 들고있는게 훨씬 낫다"고 밝혔다. 또 다른 회원은 "대치동이나 도곡동에 임대주택 지어서 입주한다고 그곳 주민이 되는 건 아니다"며 "오히려 그곳에 입주하면 위화감이 더 들어서 상대적인 박탈감만 더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고밀 개발을 통해 늘어나는 주택의 최소 절반 이상이 공공임대나 공공분양으로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대한 거부감도 크다. 또 다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개발이익을 환수한다는데 단순히 고밀개발을 허용해준다고 선뜻 사업을 추진하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가로주택정비사업 층수 완화에 대해서도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기준에 따르면 ‘2종 일반 주거지역 7층 이하 구역’에서는 임대주택을 20% 짓는 것뿐만 아니라 기부 채납도 추가로 해야 최고 15층까지 건물을 올릴 수 있다. 여기에 최고 용적률을 받기 위해서는 임대 기간도 30년을 채워야 하는 것은 물론, 사업 면적 기준과 입지 기준까지 있어 사실상 15층짜리 건물을 짓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5만채를 공급하겠다며 야심차게 추진 중인 공공재건축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지난 19일부터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받은 단지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해당 단지 주민들은 기대 이하라는 분위기다.


사전컨설팅에 참여한 단지 중 유일한 강남권 아파트인 신반포19차의 경우 공공재건축을 추진하면 기존 일반 재건축보다 97가구가 더 늘어나지만 이중 74가구가 공공 임대·분양이어서 일반 분양 증가분은 23가구에 불과하다. 김성진 신반포19차 재건축 조합장은 "추가로 늘어나는 가구를 임대가 아닌 공공분양으로 돌리는게 아니라면 굳이 공공재건축을 선택할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역시 사전컨설팅 대상인 관악구 미성건영, 영등포구 신길13구역 역시 "기부채납 비율이 높아 주민들의 부담을 덜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개발이익의 상당부분을 가져가는 등 인센티브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으니 주민들의 반응이 좋을리 없다"며 "수익성 확보 등 정책적인 변화가 없으면 사업참여에 소극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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