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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렵지 않다"…목숨 잃을 뻔했던 '푸틴 정적' 나발니, 러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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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항 도착 즉시 체포
착륙 예정 공항에 시위대 몰리자, 변경되기도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돼 목숨 잃을 뻔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독극물 공격을 받았던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귀국 직후 체포됐다. 자신을 향한 암살 시도가 러시아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사실을 폭로하는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됐음에도 불구하고 나발니는 "두렵지 않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나발니가 러시아 셰레메티예보 공항 입국심사대에서 체포됐다. 나발니를 체포한 쪽은 러시아 교정당국인 ‘연방형집행국’이었다. 이들은 과거 나발니가 유죄를 선고 받았던 사건과 관련해 집행유예 의무 위반 등을 들어 현장에서 구금했다.

연방형집행국에 체포되는 알렉세이 나발니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연방형집행국에 체포되는 알렉세이 나발니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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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나발니가 탑승한 비행기는 브누코바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 정부는 공항 활주로 사정 등을 이유로 공항을 폐쇄하면서, 내발니는 세례메티예보 공항에 착륙했다. 브누코바 공항에는 나발니 지지자 수백명이 모여 있었는데, 폭동진압 경찰들에 의해 공항 밖으로 쫓겨났다. 이 가운데 37명이 체포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나발니는 비행기에 내리기 전 동승한 취재진 등을 향해 "지난 5개월 가운데 제일 좋은 날이다. 여기가 내 고향이다"라면서 "사람들은 나보고 두렵지 않냐고 물어들 보는데, 나는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나발니는 공항에 도착한 뒤 입국 도장을 찍기도 전에 체포됐다.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탑승한 알렉세이 나발니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탑승한 알렉세이 나발니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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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나발니는 지난해 8월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독극물에 쓰러졌다. 나발니는 의식을 잃은 뒤 러시아 의료진 치료를 받았지만, 그의 안위를 우려한 서방국가 등의 도움으로 독일로 후송, 치료를 받았다. 독일 의료진 등에 따르면 나발니는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 노비초크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음독 후 18일만에 의식을 찾았던 나발니는 이후 재활 치료를 받아왔다.


러시아 정부가 이번 사건에 대한 공개 수사에 나서지 않는 가운데, CNN 등 서방 언론 등은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이 독살 시도에 간여했다고 보도했다. 나발니 역시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독살 시도에 관여했던 요원과의 통화 내용 등을 공개하며, 암살 시도 전모를 폭로하기도 했다. 나발니가 러시아 정부 관리로 신분을 속여 암살 시도에 관여한 FSB 요원들과의 통화를 했는데, 해당 요원은 "옷 안쪽에 독극물을 묻혀 암살하려 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나발니는 러시아 정부에 관련 정보기관 요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러시아 정부가 기각했다.


연방형집행국은 2014년 나발니가 유죄를 선고받았던 사기죄와 관련해 집행유예 관련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그를 구금했다. 당시 그는 징역 3년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는데, 법원 판결로 집행유예 기간이 연장됐다. 러시아 법원이 집행유예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 나발니는 실형을 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유럽인권재판소는 당시 판결이 정치적인 이유로 내려졌던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러시아 수사 당국은 나발니와 관련된 별도의 사건 등을 수사중인데, 1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알렉세이 나발니를 기다리던 야권 지지자들이 공항 바깥으로 경찰에 끌려나가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알렉세이 나발니를 기다리던 야권 지지자들이 공항 바깥으로 경찰에 끌려나가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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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내 정치를 연구하는 카네기 모스크바의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선임연구원은 "나발니를 맞이하는 방식에서 러시아 정부가 그를 얼마나 두려워하는지가 극명하게 드러난다"면서 "그들 스스로가 나발니의 몸값을 띄워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외 망명을 선택한 반체제 인사들과 달리 귀국을 선택한 나발니에 대한 지지율이 오를 것으로 외신들은 내다봤다.


다만 아직까지는 러시아 내 여론은 싸늘하다. 러시아의 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센터가 지난달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나발니의 독극물 중독 사건을 꾸며낸 사건이거나 서방 정보기관의 음모로 생각하는 이들이 49%로 나타났다. 러시아 정부가 푸틴 대통령의 정적을 제거하려 했다고 보는 이들은 15%에 불과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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