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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중 울어버린 CNN 기자 "코로나 무시하는 이들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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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부모님 장례 치르는 암담한 현실에 눈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급속한 확산으로 혼란스러워진 의료 현장을 보도하던 미국 CNN 기자가 12일 생방송 도중 갑자기 흐느껴 울고 있다. 해당 기자의 트위터에는 공감한다는 댓글이 다수 게재됐다. 사진=CNN 트위터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급속한 확산으로 혼란스러워진 의료 현장을 보도하던 미국 CNN 기자가 12일 생방송 도중 갑자기 흐느껴 울고 있다. 해당 기자의 트위터에는 공감한다는 댓글이 다수 게재됐다. 사진=CNN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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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혼란스러운 의료 현장을 보도하던 미국 CNN 기자가 생방송 도중 갑자기 흐느껴 우는 사례가 그대로 보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처참한 의료 현장을 보도하다 감정이 격해지며 벌어진 일인데, 시청자들과 해당 기자의 트위터 팔로워들은 생생한 현장을 보도하기 위한 노력과 그 과정에서 느낀 감정에 공감했다며 코로나19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인공은 CNN 소속의 사라 시드너 기자. 그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의 코로나19 치료 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환자, 가족 등을 취재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하루 3만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며 병실과 의료 인력은 동이 난 상태이고, 사망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장례업체들마저 유족들의 요청에 응하지 못한다며 손사래를 칠 정도다. 의료진은 밀려드는 환자에 지쳐가고, 환자와 가족들은 슬픔과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시드너는 취재 중 코로나로 어머니와 양아버지를 잃은 여성을 만났다. 이 여성은 시드너와의 인터뷰에서 "장례식장이 부족해 병원 주차장에서 부모의 장례를 치렀다"며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끝까지 예방수칙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인터뷰 영상이 끝나고 카메라는 시드너를 비췄고, 그는 "이 병원이 내가 방문한 10번째 병원…병원 10곳을…죄송해요. 병원 10곳의 상황은…"이라고 말하다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렸다.


앵커는 "당신의 슬픔은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집단적인 슬픔이고 트라우마다. 미안해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시드너는 이튿날인 13일 CNN 홈페이지에 '내가 TV 생방송에서 울음을 참지 못한 이유' 기고문을 올렸다.


기고문에서 시드너는 "방역 수칙을 무시하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 주차장에서 부모님의 장례를 치를 수밖에 없는 현실의 암담함에 눈물을 흘렸다"며 "부모가 없는 빈집에서 홀로 아침을 맞이할 그녀를 떠올려봤다. 가족과 사별하는 것만큼 외롭고 고통스러운 일은 없다"고 말했다.


CNN 사라 시드너 기자가 SNS를 통해 처참한 의료 현장을 알리고 있다. 사진=사라 시드너 SNS 캡처.

CNN 사라 시드너 기자가 SNS를 통해 처참한 의료 현장을 알리고 있다. 사진=사라 시드너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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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너는 "병원 10곳을 방문하면서 중환자실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다 끝내 숨을 거두는 환자들을 봤다"며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1년이나 됐는데도 여전히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했을 때처럼 싸워야 하는 의사와 간호사의 지친 얼굴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퇴근길 주유소에서는 '왜 마스크를 쓰고 있냐'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그는 "아름답지만 불완전한 미국에서 서로 다른 두 세계를 끊임없이 마주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하나는 현실에 바탕을 둔 세계이고 하나는 음모와 이해 부족에 바탕을 둔 세계다. 여러분은 내 눈물에서 분노를 보았을 것이다. 나는 진심으로 미국이 걱정되고, 코로나가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시드너의 뉴스 영상은 SNS 등을 통해 확산했고, "나도 따라 울었다" "가장 따뜻한 마음을 가진 취재기자다" "감명 깊은 리포팅이었다" "오늘 아침 당신 뉴스를 봤다. 이런 일들을 알려줘서 고맙다"는 네티즌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김봉주 기자 patriotb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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