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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못잡고 '민심' 못읽은 김현미…결국 논란 속 퇴임

최종수정 2020.12.04 15:18 기사입력 2020.12.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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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토부 장관 후임으로 변창흠 내정
'최장수 국토부 장관' 김현미…불명예 퇴진
수차례 대책 발표했으나 매매·전세가 급등
"아파트가 빵이라면" 등 발언 구설수도
다만 국토부 내에서는 두터운 신망 받아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결국 교체된다. 2017년 6월 국토부 장관 자리에 올라 약 3년 6개월 동안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힘썼지만 시장에선 매매·전세가격 급등을 막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장관은 최근에도 11·19 전세대책을 발표하는 등 주거안정 정책을 주도했으나, 잇따른 실패와 여론 악화에 청와대로서도 교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청와대는 4일 국토부 장관을 김현미 장관에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으로 교체하는 내용의 인사를 단행했다.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23일 취임했다. 지난 9월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 기록을 갈아치웠다. 재임 기간이 긴 만큼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많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인사를 두고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 장관은 취임 당시 "집 걱정, 전·월세 걱정 없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수차례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으나 시장의 평가는 대체로 냉담했다. 지난해 말부터만 해도 12·16대책, 7·10대책 등 강력한 규제들이 쏟아졌음에도 서울 등 수도권의 매매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7월 말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고부터는 전국적으로 전세난도 확산했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김 장관이 취임한 2017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누적으로 15.17% 올랐다. 주택종합 상승률은 12.49%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서민들이 위화감을 느낄 정도로 오른 가격은 원상회복돼야 한다"고까지 언급했으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은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김 장관은 그동안 민심을 읽지 못한 발언으로도 몇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지난 8월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주택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이 많이 거래가 됐는데 그 물건들을 30대가 영끌까지해서 받아주는 양상이 됐다"며 "법인이 내놓는 물건을 비싼값에 30대가 사는게 아닌가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발언은 '패닉바잉(공황 구매)'으로 집을 사는 30대의 상황을 걱정하는 모양새였지만, 맥락상 쏟아지는 매물을 30대가 받아주는 바람에 집값하락이 제한적이란 취지가 내포돼 있어 시장의 비판을 받았다. 정부가 잇따른 대책으로 집값을 끌어올리는 바람에 30대 마저 '영끌'에 나설 수밖에 없게된 상황을 읽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 장관은 지난달 10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본인 소유 주택가격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 장관은 회의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약 10억원인데 디딤돌 대출의 한도(5억원)가 너무 낮다"는 지적에 "저희집 정도는 디딤돌대출로 살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해당단지 주민 모임인 H주민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수도권에서 가장 저렴한 아파트로 오인될수 있다는 점에서 입주민들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며 "그렇게 싼데 일산은 왜 조정지역이냐"고 반발했다. 김 장관이 언급한 아파트는 이후 신고가를 경신하며 수천만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최근에도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수요자가 원하는 아파트를 빵처럼 빨리 공급하기가 쉽지 않다는 취지였지만 시장에선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정부 사람들의 뇌 속에는 아파트는 공공이, 즉 정부가 만드는 거라고 입력이 되어있다"며 "그러니까 마리 '빵'투아네트 같은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장관은 이전부터 청와대에 교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개각 당시 장관 자리를 내려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장관 내정자였던 최정호 전 국토부 2차관이 낙마하면서 장관직을 계속 수행해왔다. 김 장관은 시장의 평가와 달리 국토부 내에서는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재임 기간이 긴 만큼 업무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정치인 출신으로 과감하고 결단력 있게 업무를 추진한다는 평가도 받았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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