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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의 고래' 됐던 소프트뱅크, 논란 빚은 옵션 거래 조용히 접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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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계약 90%, 이달 말 종료…연장 안할 듯"
아마존·페이스북 등 기술주 투자는 지속 전망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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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 아마존, 페이스북, 알파벳 등 대형 IT기업과 관련한 주식 옵션을 대거 사들이면서 '나스닥의 고래'라는 별명을 갖게 된 일본 소프트뱅크가 기술주 옵션 거래를 서서히 줄이기 시작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유망 기업에 투자하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투자 방식이 투기적으로 바뀌었다면서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드러내고 수익도 챙기기 어려워지자 한발 물러서는 의도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반발을 산 이후 논란이 많은 파생상품 전략을 조용히 내려놓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옵션 만기 시점에 맞춰 이를 갱신하는 식의 옵션 포지션을 유지하지 않기로 했다. 옵션 계약의 약 90%가 단기물이어서 이달 말 종료가 될 예정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프트뱅크는 다만 아마존과 페이스북 등 대형 IT기업 주식 투자는 지속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가 조용히 파생상품 투자 전략을 접게 된 것은 투자자들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소프트뱅크가 파생상품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지난 9월 전해지자 투자자들이 이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이 회사 주가는 일주일 만에 14% 급락했다. 기업 가치도 최대 170억달러(약 18조7000억원) 감소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가 그동안 전도 유망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수년간 투자하는 방식을 유지해온 점을 감안할 때 수익을 위해 파생상품에 뛰어들었다는 게 투자자들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런 불만을 소프트뱅크 측에 지속적으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의 한 직원은 외신에 "우리는 하루짜리 트레이더가 돼선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소프트뱅크의 옵션 거래는 신통치 않았다. 이번 투자는 소프트뱅크그룹의 계열사 중 한 곳인 자산운용사 SB노스스타를 통해 이뤄졌다. 외신에 따르면 SB노스스타는 아마존, 페이스북, 줌, 알파벳 등 미국 대형 IT기업의 주식을 170억달러 규모로 사들였고 옵션 등 파생상품에 34억달러를 투자했다. SB노스스타는 지난달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7~9월) 37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체 손실분 가운데 27억달러는 파생상품에서 발생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9월 말까지 6개월간 이 투자를 통해 SB노스스타가 벌어들인 돈은 100만달러에 불과하다면서 대부분 기술주가 상승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라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이번 분기(4분기)에 옵션 거래 관련 소프트뱅크의 수익은 개선됐다"면서 "그러나 미국의 격렬했던 대선이 끝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등장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낮아져 소프트뱅크가 파생상품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소프트뱅크는 거버넌스 문제, 대출 논란에까지 휩싸인 상태다. SB노스스타는 지난 10월 미 기업 주식 매입 자금 확보 차원에서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알리바바 지분을 담보로 60억달러를 대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투자금 중 차입금의 비중이 높다는 얘기다. 또 SB노스스타 지분 가운데 3분의 1은 손 회장 개인 소유라는 것도 문제다. 그에 상응하는 수익을 직접 챙길 수 있고 SB노스스타를 통해 소프트뱅크에서 대출도 받을 수 있도록 해 거버넌스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애스트리스어드바이저리의 데이비드 깁슨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한 부문에서 수익의 33%를 가져가는 구조는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 투자의 관점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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