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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이 기름 부은 '매매·전세'…"땜질처방에 동반상승"

최종수정 2020.12.01 12:05 기사입력 2020.12.0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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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는 물론 매매시장까지 들썩
비강남권 84㎡ 전세 신고가 계속
내년 서울 아파트 신규물량 급감
서민들, 정부 부동산대책에 분노
정부·여권 잇따른 '실언'도 도마

정부 대책이 기름 부은 '매매·전세'…"땜질처방에 동반상승"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문제원 기자] 경기도 광명시 한 재개발구역내 단독주택에 살던 A씨는 조합원 이주가 한창이지만 아직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인근은 물론 길건너 서울 개봉동 일대 아파트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데다 매물마저 찾기 어려운 탓이다. 2400가구가 넘는 개봉동 A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8월까지만 해도 전셋값이 4억~4억5000만원선이었지만 지금은 6억5000만원 이상으로 치솟았고 나와있는 매물도 없는 상태다. A씨는 "전셋값이 몇달새 2억원 이상 오르는게 말이 되느냐"며 "도대체 3년동안 정부가 한게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장과 동떨어진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중산층이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제, 전ㆍ월세상한제 등 '임대차2법' 시행 후 오히려 전ㆍ월세가격이 수억원씩 치솟은데다 잠깐 안정세를 보이던 매매가격까지 다시 오르면서 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좌절을 넘어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임대차3법에 힘겨운 전세살이

지난 7월말 임대차2법 전격 시행은 오름세를 보이던 전셋값에 기름을 부었다.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물론 매물마저 씨가 말라 계약갱신청구권제의 혜택을 못 본 세입자들은 사면초가에 내몰리고 있다. 임대차2법 시행 직후인 지난 8월 수도권 전세가격지수는 100.4를 기록하며 기준점이었던 2017년 11월을 넘어섰다.


전세대란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확산하고 있다. 비강남권에서도 84㎡ 전세가격이 10억원을 넘는 신고가 거래가 꾸준히 갱신되고 있다. 2015년 입주한 마포구 용강동 '래미안마포리버웰'은 지난 10월 전용 84.97㎡이 10억2000만원에 거래됐고 '마포래미안푸르지오1단지'에서도 전용 84.6㎡이 같은 달 10억원에 전세가 거래됐다.


전셋값이 치솟고 있지만 이미 오를대로 올라버린 집값에 내집마련도 언감생심이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84.73㎡의 경우 지난달 3일 16억4400만원에 실거래되며 7월 실거래가 14억9000만원보다 1억5400만원이 뛰었다. 서울 외곽과 수도권 중ㆍ저가 단지도 오름세가 뚜렷하다. 도봉구 창동 주공19단지 90.94㎡는 9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고, 광명시 철산동 철산래미안자이 84.44㎡도 지난달 12일 10억5000만원에 거래돼 최근 3개월 사이 1억원 정도 올랐다.

아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새로 나오는 전세매물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종부세 고지서가 나온 이후엔 월세를 알아보는 집주인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년과 내후년에 공급물량 부족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은 2만5520가구다. 올해 입주물량 5만289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2022년은 1만7000가구로 10년래 가장 입주 물량이 적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전세 시장을 안정화시키려면 매매 시장에서 매물이 나와 자연스럽게 값이 떨어져야 하는데 규제로 묶어놨기 때문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정책에 분노하는 국민들

잇따른 부동산 정책 실패는 들끓고 있는 민심에서 드러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살펴보면 부동산 관련 청원글만 지난 8월부터 3개월여간 120여건에 달한다. 청원글의 대부분은 "집값을 잡겠다며 발표한 땜질식 처방과 세입자를 위해 내놓은 관련 법들로 인해 오히려 매매ㆍ전세가 동반 상승했다"는 등 '정책 실패'를 지적하고 있다.


최근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이 서울 강남뿐만 아니라 강북 아파트 보유자와 수도권 1주택자로 확대되면서 부동산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차라리 집 가진 사람은 구속하라", "집 한 채 가진 것이 죄인가. 세금이 아니라 벌금이다", "은퇴자는 무조건 살던 집 팔고 이사 가라는 것이냐", "내 집에서 월세 내고 사는 것과 똑같다" 등의 불만이 제기됐다.


정부와 여권 인사들의 연이은 '부동산 실언'도 부동산 민심을 들끓게 만든 한 원인으로 꼽힌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달 30일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해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하자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던 마리 앙투아네트와 다를 것이 무엇이냐", "3년간 공급을 하지 않다가 이제와 공급 타령이냐", "민간 업체가 공급하도록 놔둬라" 등의 비난이 나오고 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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