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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 감성' 아닙니다" 골프·등산에 빠진 20·30 청년들, 왜?

최종수정 2020.11.29 07:00 기사입력 2020.1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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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등산·캠핑 즐기는 청년 늘어나
관련 용품 20·30세대 판매량, 지난해 대비 24% 증가
전문가 "실내 활동 제약받는 코로나19와 과시 욕구 반영되는 SNS 영향"

지난 6월 북한산 정상 백운대의 모습./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지난 6월 북한산 정상 백운대의 모습./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아시아경제 한승곤·김슬기 기자] "이젠 내가 '아재'가 된 건지 이 재밌는 걸 전엔 왜 안 했나 싶어요."


최근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활동으로 여겨졌던 골프, 등산, 캠핑 등을 즐기는 MZ세대(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가 늘고 있다. 이른바 '아재 감성'으로 일컬어지던 야외 활동에 젊은 층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아재 감성'은 중장년층인 아저씨가 즐긴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젊은 세대의 새로운 취미로,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젊은 층의 유입을 뜻하는 '골린이(골프+어린이)','등린이(등산+어린이)' 관련 게시글이 수십 개 게재되고 있다. '린이'는 '어린이'에서 따온 말로 어떤 것을 처음 시작하는 '입문자'·'초심자' 대신 사용하는 신조어다.


한 인스타그램 이용자 A 씨는 "주말에 친구들과 골프장 다녀왔다. '골프' 하면 막연히 중장년층 아저씨들이 즐기는 운동으로 생각해왔었는데 생각보다 골프장에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골프, 등산, 캠핑 등에 대한 20·30세대의 관심은 관련 용품의 소비 증가로도 이어졌다.

20대 직장인 최승철(28·가명) 씨는 "친구들과 주말에 캠핑을 가려고 캠핑용품을 구매했던 경험이 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다들 '예쁘다','부럽다'며 칭찬 일색이었다"며 "또 요즘 캠핑용품이 젊은 세대를 겨냥해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씨는 "그날 이후로 캠핑하기 좋은 장소, 사진이 잘 나오는 장소 등을 찾아보고 있다. 실내보다 야외에서 코로나19 걱정이 덜 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30세대가 중장년층 취미로 손꼽히던 골프, 등산, 캠핑 등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는 젊은 층의 유입을 뜻하는 '-린이' 관련 게시글이 수십 개 게재됐다./사진=인스타그램 캡처

20·30세대가 중장년층 취미로 손꼽히던 골프, 등산, 캠핑 등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는 젊은 층의 유입을 뜻하는 '-린이' 관련 게시글이 수십 개 게재됐다./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소비 경향에도 이 같은 현상이 반영됐다. 지난 7월 G마켓이 올해 상반기 판매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30세대의 골프·등산·캠핑 관련 용품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50세대 중장년층의 판매 신장률은 13%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의 증가세다.


자료에 따르면 골프용품을 구매하는 20·30세대는 골프피팅(47%), 골프잡화(29%), 그리고 여성골프의류(22%) 및 남성골프의류(8%)로 늘었다.


등산용품과 캠핑용품에 대한 20·30세대의 구매율도 증가했다.


등산용품의 여성 등산의류가 103%, 남성 등산의류와 등산화/트레킹화가 각각 15%씩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20대의 등산용품 구매가 87% 급증하는 등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큰 신장률을 기록했다.


또 같은 기간 20·30세대의 캠핑/아웃도어 용품 판매량은 33% 증가했다. 텐트/타프는 47%, 일반 캠핑용품은 34%, 취사 용품과 캠핑 조명은 각각 26%, 19% 신장세를 나타냈다. 이 중 캠핑용품 수요는 20대가 21%, 30대가 34% 증가하며 특히 30대의 수요가 두드러졌다.


G마켓 측은 "코로나19로 활동 반경에 제약이 따르게 되자, 상대적으로 감염에 대한 부담이 적은 등산이나 캠핑, 골프 등과 같은 취미활동을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활동에 제약이 생긴 젊은 층이 야외로 나가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SNS로 소통하는 젊은 세대의 특성에 맞게 골프, 등산, 캠핑을 다녀온 사진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헬스클럽 등 실내 운동에 제약이 생겨 야외 운동으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며 "야외 활동을 통해 운동하면서 사교 활동도 하는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자 하는 젊은 세대의 욕구가 충족되는 셈"이라고 했다.


또 "SNS는 소비자들이 소비할 때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라면서 "코로나 시대라서 SNS로 소통을 하지 않나. 특히 이를 잘 활용하는 젊은 세대일수록 '남에게 보여지는 것'을 신경 쓰기 때문에 등산복을 예쁘게 갖춰 입는다거나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캠핑을 하는 모습 등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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