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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채로 털 뽑아 만드는 코트' 그만…'착한 패딩' 어떤가요 [김수완의 동물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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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위·오리 산 채로 털 뽑아 만든 패딩 점퍼, 동물학대 논란
동물보호단체 "명백한 동물학대, 모피 및 다운 제품 퇴출해야"

환경과 동물 보호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동물윤리를 지켜 생산한 '친환경 패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환경과 동물 보호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동물윤리를 지켜 생산한 '친환경 패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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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동물윤리도 생각해야죠.", "굳이 동물을 학대해 만든 옷을 입어야 하나요?"


강아지, 고양이 등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동물권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겨울이면 입는 모피코트나 오리나 거위털로 만들어진 점퍼를 입지 말자는 운동도 활발하다. 해당 의류는 털을 얻는 과정에서 고문 수준의 끔찍한 동물학대가 수반된다.

이렇다 보니 학대나 착취 없이 재활용 원료 등을 활용한 친환경 패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살아있는 거위나 오리의 털을 뽑는 행위는 명백한 동물학대라며 이러한 제품의 퇴출을 촉구했다.


거위와 오리의 목·가슴·겨드랑이 부위 솜털로 만든 구스·덕다운 패딩은 다른 충전재보다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겨울철 외투뿐 아니라 이불, 베개 등 여러 제품의 충전재로도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동물 털을 이용해 만든 패딩을 두고 동물학대라는 비판이 나온다. 제조 과정에서 비윤리적인 방법이 사용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구스·덕다운을 얻기 위해서 '라이브 플러킹'(Live Plucking) 즉 살아있는 동물의 털을 마취나 어떠한 조치 없이 강제로 뜯어내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죽은 오리나 거위의 털은 채취에 한계가 있고, 모피 품질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대부분 산 채로 털이 뽑히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살갗이 찢겨 나가는 것은 물론, 생살을 꿰매어 가며 진행되기도 한다.


거위의 가슴털과 날개 쪽 깃털이 모두 뽑혀 있다. 사진=국제동물보호단체 PETA 공식 유튜브 화면 캡처

거위의 가슴털과 날개 쪽 깃털이 모두 뽑혀 있다. 사진=국제동물보호단체 PETA 공식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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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동물보호단체인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에 따르면, 거위나 오리는 도살되기 전까지 많게는 15번 정도 털이 뽑힌다. 또한, 품질 좋은 털을 얻기 위해 살아 있는 상태에서 털을 뽑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과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밖에 없다. 현재 다운 패딩 하나당 15~20마리의 거위와 오리가 희생되고 있다.


PETA는 "수백만 마리의 거위와 오리들이 몸에서 피가 날 때까지 털을 뽑힌다"라며 "대부분의 거위가 도살 직전까지 십여 차례에 걸쳐 털을 뽑힌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패션업계에는 동물윤리를 지키는 이른바 '착한 패딩' 바람이 불고 있다.


살아있는 동물의 털 체취, 강제급식 등 동물학대 관련 행위 없이 윤리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책임 다운 기준'(RDS·Responsible Down Standard)이나 신소재를 활용한 '비건 패딩'까지 제품 선택의 폭이 점점 넓어지는 추세다.


비건은 식물성 음식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뜻하지만, 최근 동물윤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물성 원료나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생활양식까지 포함됐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폴리에스테르 솜, 신슐레이트, 웰론 등 인공 소재를 충전재로 하는 패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중 거위 솜털과 비슷한 웰론은 높은 보온력과 함께 털 알레르기를 일으킬 위험도 적어 최근 패딩 충전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패션브랜드들은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사회 추세에 맞춰 업사이클링(up-cycling, 재활용품으로 가치를 높인 제품을 만드는 것) 다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업사이클링 다운은 버려진 패딩이나 사용하지 않는 베개, 이불 등에서 오리나 거위 털을 세척과 소독과정을 거친 후 재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비건세상을위한시민모임과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는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모피와 다운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적으로 매년 1억 마리의 야생동물들이 모피 때문에 희생당하고 오리와 거위도 다운 제품을 위해 3개월에 한 번씩 산채로 털이 뽑히는 등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제품들이 만들어진다"며 모피 및 다운 제품 퇴출을 촉구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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