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文대통령의 NCND…"앞으로 권한 행사할 때가 올 것"

최종수정 2020.11.25 11:30 기사입력 2020.11.25 11:30

댓글쓰기

헌정사 초유, 검찰총장 직무배제 말 아끼는 청와대…野 "헌정사 흑역사로 남을 것"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손선희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결정의 후폭풍은 이미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야당은 일제히 문재인 대통령(얼굴)의 '입'을 바라보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 직무배제를 결정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추 장관의 독자적 판단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청와대도 추 장관의 발표 이전에 대통령 보고 과정을 거쳤다는 점은 인정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의 발표 직전에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그에 대해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의 결정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 대응은 정치 리스크와 법적인 부담을 두루 고려한 포석이다. 헌법 제78조에는 공무원에 대한 대통령의 '임면권'이 규정돼 있지만, 검찰청법에서는 검사의 경우 탄핵이나 징계 절차를 거쳐야 해임·면직 등의 처분이 가능하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의 거취와 관련해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의 침묵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른 것은 정치적 격랑을 사실상 용인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추 장관의 결정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종호 민정수석이 담당했다.


문 대통령의 침묵은 윤 총장 징계 절차를 '법대로' 진행하고 결과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는 원론적인 대응으로 볼 수도 있지만 윤 총장 하차에 무게가 실린 선택이라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사실 여권에서는 내년 7월 윤 총장 퇴임 시점까지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중도 하차 상황을 만들면서 윤 총장의 정치적 몸값을 키워줄 이유가 없고, 야당의 반발 등 정치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물은 이미 엎질러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추 장관의 사유 같지 않은 폭거도 문제이지만 뒤에서 묵인하고 어찌 보면 즐기고 있는 문 대통령이 훨씬 문제"라면서 "헌정사에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도 청와대의 침묵을 정조준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이 "청와대는 방관할 것이 아니라 책임 있게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아도 논란의 불씨는 증폭될 수밖에 없다.


여론의 흐름도 변수다. 검찰총장을 끌어내리고자 무리수를 뒀다는 쪽에 힘이 쏠릴 경우 국정 운영에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윤 총장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그를 검찰총장 자리에 앉힌 문 대통령의 선택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향후 윤 총장의 거취는 법무부 징계위원회 절차와 맞물려 있다. 징계가 부결되거나 취하되지 않는 이상 법무부 장관 제청으로 문 대통령이 집행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다만 윤 총장 측이 직무배제 처분 취소 가처분 등 행정소송에 나설 경우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직무배제는) 법무부 장관의 권한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앞으로 일이 진행되면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징계 의결까지 절차가 진행될 경우) 당연히 (대통령이) 직접 결정할 일이다. 이는 대통령의 의무"라고 덧붙였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