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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왕이 부장 訪韓에서 얻어야 할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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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외교의 총책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코로나19를 뚫고 일본 도쿄를 거쳐 오늘밤 서울에 도착한다. 국내외 언론은 이번 방한을 내년 1월 조 바이든 정부의 출범 이후 강화될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사전에 약화시키기 위해서라 본다. 일견 맞는 분석이지만 사실 중국은 더 많은 전략적 고려에서 접근하고 있다.


중국은 향후 바이든 집권 4년을 전략적 관건기로 본다. 바이든이 가치, 동맹, 다자주의 중심의 이전 글로벌 리더십으로 재활하게 되면 미 리더십의 생명력은 연장되겠지만, 만약 ‘트럼프’ 정책을 계속 하게 되면 미 리더십의 하강은 분명해진다. 중국은 대국굴기 통과의례로서 승산이 있다는 내심이다. 일치단결해도 중국이 버거운 판에 미국은 분열되어 있고 중국은 단합되어 있다. 얼마나 일사불란하게 움직일지는 모르지만 동맹들이 바이든의 기치 아래 모여도 반중(反中) 선봉엔 모두 몸을 사릴 것이다.

겉으로는 미공중수(美攻中守) 같지만 사실상 미수중공(美守中攻)이다. 미국은 수성(守城) 입장이고 수성은 항상 어렵다. 권투경기에서 공격 선수가 계속 때려도 유효타가 없으면 맵집이 강한 수비 선수가 이긴다. 단 시간은 버티는 쪽 편이라도 중국은 스스로 아직 약점이 많으며 갈 길이 멀다고 본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에 이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의지도 이런 미국의 허를 찌르는 역공의 전형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은 중국이 꼭 당겨오고 싶은 국가이다. 성공적인 선진경제·민주주의·방역성공 국가이자 미국의 핵심축동맹이다. 중국은 가능한 한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한다. 과도한 자극은 한국을 미국에게 밀쳐내는 역효과를 낸다. 따라서 이번 왕부장의 방한에서 중국은 예민한 얘기를 꺼내는 대신 협력을 강조할 것이다. 사실 협력만 강조해도 중국은 메시지를 충분히 전하는 셈이다. 한국은 협력을 위해 양국관계를 불안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며 적어도 반중 하지 않도록 한다면 이번 방한은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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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이후 한국은 2018년에 이어 지금이 두번째로 몸값이 높다. 2018년 ‘판문점 선언’때가 그 첫 번째다. 그 때 우리는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치룬 기쁨과 앞으로도 주도할 수 있다는 낭만적 자신감이 가득했다. 하지만 남북미 3자 혹 남북미중 4자 논란으로 중국으로 하여금 ‘패싱’ 오해를 야기했다. 중국은 축하박수를 쳤지만 이후 한반도 상황 진전에 소극적이었다. 두 번째는 올해다. 국제사회가 중국의 코로나 책임을 비난할 때 한국은 중국의 극복 노력을 응원했다. 트럼프의 중국 때리기 중에도 한국은 중국을 적대시하지 않았다. 지난 8월 양제츠 정치국원에 이어 오늘 왕 부장까지 중국외교의 쌍두마차가 모두 방한한 배경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 상황을 즐기기엔 환경이 급변한다. 중국에게 큰 고비가 끝나거나 북한발 위기가 발생한다면 우리는 중국에게 다시 취약해진다.

만약 중국의 대한(對韓) 입장이 인류운명공동체에서 ‘(너는 내) 운명’이 아닌 ‘(지구촌) 공동체’라면, 이번 왕 부장의 방한을 한중관계의 재정립 기회로 활용했으면 한다. 양국은 2017년 실질적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에 합의했지만 무엇이 ‘실질적 전략적 협력’인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이번 왕이 방한에서 아래 성과를 기대해본다.


먼저 세 가지 ‘전략적 협력’이다. 보다 개선한 안보 환경, 보다 발전한 경제 환경, 보다 안전한 비(非)전통안보 환경의 조성 협력이다. 이어 네 가지 기제 구축이다. 청와대 차원의 위기 예방·관리 기제, 정부 차원의 외교·경제 2+2 고위급 전략대화 기제, 군 차원의 비전통안보 협력을 통한 군사 신뢰기제, 당 차원의 정치리더십 간 소통 기제 구축이 그것이다.


특히 당 소통은 실질적 협력의 추동력이다. 한중 양국이 합의한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가 경제·문화·외교로 확대되었으나 안보·군사영역의 이해차로 관계발전의 정체현상이 발생했다. 신형(新型) 한중관계 수립을 위해서는 중국공산당과의 소통이 절대 필요하다. 새로운 접근법으로서 당 정치리더십 간 소통 기제를 이번 방한에서 꼭 구축했으면 한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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