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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팬데믹이 남길 깊은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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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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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학계는 '디플레이션 갭(현실적인 총수요가 총공급능력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록다운(봉쇄조치)이 생산활동을 위축시키는 공급요인보다, 소득감소에 따른 수요측 요인이 더 클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이 예측은 보복소비가 그랬듯, 팬데믹에 노출된 부분에서 그렇지 않은 부분으로 100% 수요대체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적 추정에서 비롯한다.


학계가 내다본 또다른 점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될 때 남길 깊은 상처다. 실업상태가 오래가면 구직활동을 단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쉽게 노동시장으로 복귀하기 어렵다. 특히 생애 첫 직장을 찾는 20대와 육아부담이 큰 여성이 더 큰 상처를 받게 된다. 매월 통계청이 발표하는 고용동향은 두 예측이 옳았음을 말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경제활동인구는 전년동월대비 평균 30만명 이하 감소했으며 생산가능인구 대비 취업인구와 실업인구를 합한 경제활동참가율(이하 경활률)은 1%가까이 감소했다. 생산가능인구 대비 취업인구비율인 고용률은 1% 이상 감소했다. 65세 이상을 제외한 15~64세 인구층의 경제활동인구는 전년동월대비 평균 50만명 이상 감소했으며 경활률(-1.2%)과 고용률(-1.2%)은 더 열악하다. 연령별로 15~29세가 경활률(-1.7%), 고용률(-1.6%) 모두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오히려 6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경활률(0.9%), 고용률(0.7%) 모두 전년대비 증가했다.


연령대별 취업자 수를 보면 30~39세(-19.8만명), 40~49세(-17.4만명), 20~29세(-16.7만명), 50~59세(-11.9만명)의 순으로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은 증가(35.1만명)했다. 경활률은 남녀 모두 전년대비 감소(-1%)했으나 여성(-1.3%)의 고용률 감소가 남성(-1.0%)보다 크다. 통상 여성의 경활률이 남성보다 20% 정도 낮은 현실을 생각하면, 여성의 고용여건이 남성보다 훨씬 열악해졌다.


산업별 취업현황은 도소매?숙박음식업(-36.1만명), 제조업(-5.7만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소매?숙박음식업의 고용이 제조업의 1.3배 정도임을 고려하면 그 피해가 얼마나 큰지 가늠케 한다. 직업별 취업자는 서비스?판매종사자(-23.4만명), 관리자?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11.1만명), 사무종사자(-7.7만명)의 순으로 감소했다.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는 임금 근로자 가운데 임시?일용직(-50.3만명), 비임금근로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17.8만명), 무급가족종사자(-4.1만명)의 순으로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가 전체 취업자의 25%를 차지하는 사실로부터 자영업이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것을 알 수 있다. 상용직(29.2만명)은 늘었지만 임금근로자의 30%를 차지하는 임시?일용직에서 고용이 대폭 감소한 것은 자영업의 피해가 크고 임시?일용직이 고용쇼크의 완충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저소득층에게 팬데믹의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은 추정은 통계청의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 확인된다. 정부의 추경예산집행에도 불구하고 하위 40% 소득이 줄며 소득양극화는 더 악화됐다. 팬데믹은 그 경제적 손실이 특정부문에 집중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정부는 피해가 큰 계층에 지원을 집중하는 정책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팬데믹에 노출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한 기사를 실었다. 요컨대 팬데믹의 피해가 크지 않은 층의 소비와 여가활동수요를 이끌어 낸 스토리들이다.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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