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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숫자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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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국내총생산(GDP)의 흐름도 중요하지만, 레벨(Level)을 봐야 합니다. GDP가 경제주체들이 창출해내는 '부가가치'를 뜻하는 만큼 절대적 양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레벨로 비교했을 때 아직 GD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전에 못 미치고, 회복하는 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한국의 3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1.9% 늘며 '깜짝 성장'한 지난 27일, 한국은행 관계자가 밝힌 말이다. 위기 때일수록 경제통계의 '착시현상'에 주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3분기 GDP는 급반등하며 2분기 역성장 흐름을 끝냈다. 증가율로만 보면 경기 침체(Recession)도 끝낸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러나 절대적 양으로 비교하면 그렇지 않다. 3분기 GDP는 456조8635억원으로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해 4분기(468조8143억원)의 97.5% 수준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3분기 GDP 증가율이 33.1%(연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47년 이후 가장 높다. 그러나 GDP 레벨(연율)은 18조5800억달러(약 2경1000조원)로 역시 지난해 4분기(19조2500억달러)에 못 미친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관행적으로 보던 숫자들이 오히려 현상을 오도해 혼란을 키울 수 있다"며 "GDP는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성패를 반영하기 때문에 중요하긴 하지만, 통계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유의하며 해석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30일부터 숙박ㆍ여행ㆍ외식 할인권 지급을 다시 시작했다. 이번 주말부터 2주간 '코리아세일페스타'도 연다. 4분기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들로, 지지부진한 수출 대신 내수를 한껏 끌어올리려는 정책이다. 그러나 숫자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방역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가 물줄기를 전달하는 플라스틱 호스라면, 코로나19는 호스가 꼬이며 물의 흐름이 막힌 격이다. 꼬인 호스를 비집고 물이 얼마나 빠져나왔는지 보며 기뻐할 때는 아니지 않을까. 지금은 어떻게 호스를 풀 수 있을 것인지, 또 호스가 꼬이다 못해 찢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집중할 때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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