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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사국시 재응시 안된다는 정부 규탄…"강력한 행동으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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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협의체 제안 거부…"책임회피, 진정성 없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관계자가 출입구를 관리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관계자가 출입구를 관리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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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대생들에게 국가고시 재응시 기회를 주지 않는 정부를 비판하면서 강력한 행동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의협은 29일 성명서를 내고 "의사국시 해결 없는 의정협의체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보건의료체계의 파국을 막기 위해 교수, 전공의, 개원의, 봉직의 등 의료계 전 직역의 뜻을 모아 강력한 행동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애당초 복지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뿐만 아니라 능력도 없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대응은 확대, 개편 중인 범의료계투쟁위원회를 중심으로 대책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강도태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세종시 한 식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를 통해 의협이 의대생 문제 해결을 정부에 요구하기에 앞서 의정협의체를 먼저 구성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 다음은 의사국가시험 관련 대한의사협회 입장 전문

지난 여름 공공의대 신설,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에 맞선 전 의료계의 총파업 투쟁이 있었고 이에 따라 9월 4일,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와 해당 정책의 중단을 포함하여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의료인과 의료기관 보호지원책 마련, 의정협의체를 통한 의료현안의 해결 등에 합의한 바 있다.


이러한 합의는 보건복지부가 단 한번도 대한의사협회의 의견을 구하지 않고 정책을 일방, 강압적으로 추진한 과정의 문제점을 인정한 것이다. 따라서 의료계가 잘못된 정책에 대하여 정당하게 항의하고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과정에서 감내해야 했던 피해를 바로 잡는 것 역시 마땅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의 입장에서 가장 강력한 의사 표현의 방법인 학업중단을 통하여 잘못된 정책의 문제점을 널리 알린 의과대학생의 올해 국가시험 응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상황을 초래한 당사자인 보건복지부의 책임회피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처음에는 의대생들의 응시의향을 문제 삼다가 학생들이 복귀를 선언하자 입장을 바꿔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건의료정책관이 단체행동 재발 방지의 약속까지 언급했다. 겉으로는 의대생들에게 사과하라 하지만 사실상 의료계의 사과, 대한의사협회의 사과를 받고 싶어하는 것이다.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비겁한 책임회피와 비열한 인질극에 재미를 붙이는 동안 사상 유례가 없는 2,700여명의 신규의사 공백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배출이 예정된 의사인력의 약 10%만이 현장으로 투입됨으로써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대혼란이 유발될 것이다.


전공의법 시행에 따라 살인적인 업무부담이 다소 개선되었다고 하나 여전히 전공의 평균 근무시간이 타 직종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인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전공의의 공백은 현실적으로 대체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실상 한 연차의 의사 인력의 90%가 사라지게 된다면 이로 인한 충격은 수년간 지속될 뿐만 아니라 주변 의료인들의 업무부담 가중과 수련환경의 악화는 물론,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양과 질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더욱 우려가 되는 것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의료분쟁과 형사처벌, 그리고 파업기간 동안 있었던 정부 인사의 ‘의사 공공재’발언과 파업기간 동안 집중된 업무개시명령과 고발조치 속에서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아든 필수의료 분야가 이러한 공백의 영향으로 다시 한번 ‘치명타’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안그래도 업무가 과중하고 힘든 상황에서 결원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이후로도 지원자가 끊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의대생의 국가시험 응시는 의대생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보건의료체계의 유지와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가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없이 의료계와의 자존심 싸움에 골몰하는 것은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당장 내년 3월, 대혼란이 벌어지면 그 때 복지부는 뭐라고 말할 것인가. 그때도 사과하라는 말만 반복할 것인가.


대한의사협회는 그간 복지부의 결자해지를 요구해왔으나 더 이상은 기대를 갖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정책 협의를 앞두고 있는 상대를 욕보이고 기를 꺾기 위해서 뻔히 예상되는 보건의료체계의 대혼란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무책임한 보건복지부와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하다. 책임져야 할 일은 미뤄둔 채 회의부터 시작하자는 의정협의체 제안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대한의사협회는 예고된 현장의 혼란과 필수의료의 붕괴, 우리 보건의료체계의 파국을 막기 위하여 교수, 전공의, 개원의, 봉직의 등 의료계 전 직역의 뜻을 모아 강력한 행동으로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혀둔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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