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中ㆍ高 입학생, 내년부터 30만원씩 받는다(종합)

시ㆍ교육청ㆍ자치구 공동부담 … 교복 구매비 상한 고려 책정
보호자의 소득과 무관하게 … 제로페이 포인트로 지급하기로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2021학년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부터 입학준비금 30만원씩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왼쪽부터 정원오 성동구청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서정협 권한대행, 이동진 도봉구청장.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내년부터 서울에서 중ㆍ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 전원은 '입학준비금'으로 30만원을 받게 된다. 보호자 소득과 무관하다. 예산은 1년에 410억원이 든다. 준비금은 제로페이 포인트로 지급되며 교복이나 도서 등 입학 준비와 관련된 곳으로 사용처는 한정된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초ㆍ중ㆍ고교 전 학년 무상급식, 등록금 지원에 이어, 입학 준비 부담까지 덜어 완전한 무상교육과 보편적 교육복지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12개 시ㆍ도와 서울 4개 자치구에서 교복비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교복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입학준비금을 모든 신입생에게 지원하는 것은 전국 최초다.

첫 지원을 받는 대상은 내년에 서울 소재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 약 13만6700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주민등록상 서울에 주소지를 두고 다른 시ㆍ도 학교에 진학한 학생, 다른 시ㆍ도에 거주하면서 서울 학교에 진학한 학생에게도 모두 지원한다. 다만 타 시ㆍ도에서 교복지원금 등을 지급받는 경우는 중복 지원하지 않는다.

30만원이란 액수는 지난해 교육부의 교복 공동구매 상한가(30만1163원)을 고려해 책정됐다. 이에 따른 소요예산은 총 410억원으로 서울시와 자치구, 교육청이 3대 2대 5 비율로 분담한다. 서울시는 시 부담분 123억원을 '교육경비 보조사업'에 추가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 예산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하면 당장 내년부터 지급할 수 있다.

지급 형태는 소상공인 점포 결제수단인 제로페이 포인트를 1인당 30만원씩 충전(학생 본인 또는 학부모 휴대폰)해주는 방식이다. 교복ㆍ도서 등 입학 준비에 필요한 물품만 구매할 수 있도록 사용처가 제한된다.

다만 서울교육청이 최근 무상급식과 고교 무상교육 등에 따른 재정부담을 이유로 정부에 계속 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재원 확보가 가능하느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동진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도봉구청장) 등은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촉발된 전례 없는 민생위기 상황에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아이들의 교육 권리를 흔들림 없이 지키기 위해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