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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출근' 마친 재계 거인 이건희…영면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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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 운구차량이 마지막 출근을 마치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나오고 있다/사진=이기민기자 victor.lee@

이건희 삼성 회장 운구차량이 마지막 출근을 마치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나오고 있다/사진=이기민기자 victo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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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초일류 DNA를 심은 반도체 거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28일 경기도 수원 삼성가 선영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이 회장의 영결식은 이날 7시20분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과,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그룹 회장, 조카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등 친지가 참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도 한국 경제 큰 별인 이 회장을 마지막까지 애도했다.

영결식은 이수빈 삼성경제연구소 회장의 약력보고, 고인의 고교 동창인 김필규 전 KPK통상 회장의 이건희 회장과의 추억, 추모영상 상영, 참석자 헌화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수빈 회장은 약력보고를 하면서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신경영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고인의 삶을 회고했다. 보고 중에 '영면에 드셨다'는 부분에서는 목이 메인 듯 한동안 말을 잊지 못하기도 했다.


김필규 회장은 어린 시절 고인의 비범함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몰두하는 모습, 그리고 반도체 산업 진출을 아버지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에게 진언한 일화 등을 추억했다. 김 회장은 “‘승어부’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의미다. 이것이야말로 효도의 첫걸음”이라며 “나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 회장보다 ‘승어부’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며 죽마고우인 이 회장을 회상했다. 그는 "이 회장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재용 부회장은 새로운 역사를 쓰며 삼성을 더욱 탄탄하게 키워나갈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 발인식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부터), 홍라희 전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차량에서 내려 영결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건희 삼성 회장 발인식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부터), 홍라희 전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차량에서 내려 영결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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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을 마치고 나온 유족들은 슬픔에 잠긴 채 운구행렬로 이동했다. 홍라희 전 관장은 슬픈 표정으로 유가족용 버스에 올라탔다. 장녀인 이부진 사장은 오열했고, 홍 관장과 오빠인 이재용 부회장이 번갈아가며 부축했다.


삼성 전현직 임원들도 작은 버스에 올라타고 운구차를 뒤따랐다.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이수빈 회장 등 삼성 전현직 고위임원들도 무거운 표정으로 장례식장 앞에 대기된 차량에 탑승했다.

이 회장을 태운 운구차는 오전 8시55분께 삼성서울병원을 빠져나갔다. 이 회장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운구차 주위에는 시민들과 취재진 등 25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 회장의 운구행렬은 생전 고인의 발자취가 담긴 용산구 자택과, 승지원, 리움미술관 등을 들른 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으로 향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1정문에 이건희 삼성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이기민 기자 victor.lee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1정문에 이건희 삼성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이기민 기자 victo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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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은 오전 11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1 정문을 통해 마지막으로 출근했다. 화성사업장은 삼성 반도체 사업의 핵심기지로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등을 생산하고 있다. 평택캠퍼스에 앞서 준공된 기흥·화성 반도체 사업장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의 본산지다.


1983년 이병철 선대회장과 함께 이건희 회장이 직접 사업장 부지를 확보하고 착공, 준공식까지 직접 챙길 정도로 애착이 깊은 곳이다. 이 회장은 1984년 기흥 삼성반도체통신 VLSI공장 준공식부터 2011년 화성 반도체 16라인 기공식과 이후 준공까지 총 8번의 공식 행사에 참석했다.


삼성의 반도체 신화를 써 나가고 있는 화성사업장 임직원 1000여명은 국화를 들고 길가에 나와 이 회장의 마지막 출근길부터 퇴근길인 H3 정문까지 함께했다.


도착 2시간 전부터 많은 임직원들이 나와 회사에서 준비한 3000여 송이의 국화를 받아 들고, 약 2㎞에 달하는 화성캠퍼스 내 도로 양 쪽에 4~5줄로 늘어섰다. 직원들은 "반도체 100년을 향한 힘찬 도약을 회장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반도체 신화 창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글귀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건희 삼성 회장 운구차량이 마지막 출근을 마치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나오고 있다/사진=이기민기자 victor.lee@

이건희 삼성 회장 운구차량이 마지막 출근을 마치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나오고 있다/사진=이기민기자 victo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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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임직원들이 28일 16라인에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나란히 있는 사진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고 이 회장을 추모했다./ 사진=이기민 기자 victor.lee@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임직원들이 28일 16라인에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나란히 있는 사진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고 이 회장을 추모했다./ 사진=이기민 기자 victo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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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구 행렬이 화성 반도체 16라인에 들어서자 이재용 부회장 등 가족들은 잠시 차에서 내렸다. 이 회장이 과거 16라인 방문 당시의 동영상이 2분여 상영됐고, 방진복을 입은 남녀직원이 16라인 웨이퍼를 직접 들고 나와 고인을 기렸다. 유가족들은 버스 탑승 전 임직원들에게 고개 숙여 깊은 감사를 표했고, 임직원들은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16라인에는 이건희 회장과 이 부회장의 사진과 함께 찍힌 사진과 함께 "16라인에 보내주신 회장님의 깊은 사랑을 토대로 세계 1등 낸드플래시 초격차 경쟁력을 굳건히 다지겠습니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운구행렬은 화성 사업장을 나와 장지인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에 있는 삼성가 선영에 오후 12시10분에 도착했다. 이건희 회장은 1시간30여분 동안 진행된 하관식을 마친 후 안장됐다. 수원 선산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부모와 조부 등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홍라희 여사의 뜻에 따라 용인 선영이 아닌 수원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유가족과 관계자들이 고인의 영정을 모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유가족과 관계자들이 고인의 영정을 모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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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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