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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여성포럼] 양항자·김은혜 대담 "리더의 덕목, 정직한 이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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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최고위원 "매뉴얼·시스템 갖춰야 실수가 실패로 이어지지 않아"
김 의원 "신상필벌 공정한 평가 해야 리더로 인정 받을 수 있어"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의원(가운데)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0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김일중 아나운서의 진행 속 대담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의원(가운데)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0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김일중 아나운서의 진행 속 대담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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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0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 두 번째 세션 '사람, 멋짐 그리고 리더'은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대담으로 문을 열었다. 김일중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대담은 코로나 시대의 정치, 미래 세대 리더의 자질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양 최고위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분야에서 30년 간 근무한 경제·IT 전문가이며 김 의원은 기자, 앵커를 거쳐 청와대, IT기업에서 근무한 바 있다.


김일중= 언택트 시대라고들 한다. 두 의원님들도 의정 활동에 제약이 있었나?

김은혜= 국회의원은 컨택트 최고봉에 있다. 상대와 만나고 손을 잡고 껴안아야지 서로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데 그러지 못 했다. 언택트가 생경하고 저한테는 부담스럽다. 시간과 공간의 효율은 있지만 눈을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양향자= 의원 신분에서 언택트는 상당히 곤욕스러웠다. 지금은 사실 모순 사회다. 휴대폰을 예로 들면 그 속에 메모리 반도체가 들어간다. 메모리 반도체 용량은 커져야 하는데 에어리어는 작아져야 하고 성능은 굉장히 뛰어나면서 가격은 싸야 한다. 언택트 시대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다. 의원총회를 처음 줌으로 했는데 저는 아무렇지 않았다. 언택트 생활화 돼 있을 거다.

김일중=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쉽지만은 않다. 코로나 블루라고도 하는데, 리더는 어떤 대처를 해야 하나.

양향자= 안 되는 것을 하려고 할 때 불행해진다. 어차피 안 되는 것에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 집중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연습과 힘이 필요하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닥뜨린 사회다. 이대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은혜= 코로나가 개인에게 주는 생명과 자유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려주는 것 같다. 전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통제 받기 때문이다. 전체라는 이름으로 분절의 위기에 처한다. 서로가 단절되고 불안하고, 고독하지만 누구 하나 살려줄 수가 없다. 전체주의 바람은 약한 고리를 친다. 오감을 총 동원해서 극복해야 하는 게 리더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시대이지만 아날로그를 동원해서 막는 열정이 필요하다.


김일중= 양 의원께서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직을 역임했다. 리더로서 인재를 양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양향자= 처음 부임해서 갔더니 조달 업무가 마비가 됐다. 새로운 원장이 오니까 업무가 많아져서 그랬는데 확인을 해보니 업무 매뉴얼이 없었다. 반도체를 개발할 때 항상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개 정부 부처 부서에 근무하는 분들의 근무 기간이 (평균) 1년 반 정도 (지나면 자리를) 옮기면서 일을 했는데 매뉴얼이 없더라. 그동안 겪었던 오류에 대한 정리도 전혀 안 돼 있었다. 반복돼서 문제가 생기다 보니 업무 매뉴얼과 시스템을 갖추라고 했다. 시스템이 없으면 리더의 책임이고 시스템이 있는데 안 지키면 실무자 책임이다. 그리고 리더는 그 시스템 안에서 실무자들의 실수가 큰 실패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를 해야 한다. 적극행정을 더 적극적으로 하라고 '퍼스트 펭귄상'을 만들기도 했다. 어려운 과제를 먼저 도전해보라는 뜻에서다.


김일중= 원장으로 계실 때 '휴지 접는 원장님'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양향자= 백화점이나 좋은 호텔에 가면 휴지가 세모로 접혀 있다. 인재원에 갔더니 그런 게 안 접혀 있더라. 그래서 휴지를 삼각형으로 접어 놓고 나왔다. 작은 배려인데 다음 사람이 기분 좋아진다. 미화 하시는 여사님들도 신기해하셨고 나중에 원장이 하고 있는 걸 들켰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의원이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0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과 대담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의원이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0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과 대담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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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중= 혹시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리더십이 있나.

양향자= 구성원들은 리더의 생각을 빨리 알아챈다. 그게 본인을 위한 일인지 우리들을 위한 일인지. 리더는 이기적인 마음보다 이타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정치도 같다. 정치인이 이타적이지 않으면 절대로 정치를 하면 안 된다. 다만 진실적으로 이타적이어야 한다. 거짓이면 금방 보인다. 그런 점에서 기업에서 일을 하면서 30년 동안 정치를 하려고 이렇게 단련시킨 시간이었구나 그런 생각을 한다.


김일중= 김 의원님은 사람을 만나는 직업을 해오셨는데 어떤 부분을 가장 중점적으로 여기나.

김은혜= 제가 처음엔 순간의 선택과 집중이 10년을 좌우한다고 생각했다. 여성 리더일 때 어떻게 하면 후배들이 나를 잘 따를까 생각했다. 엄마 같은, 연인 같은, 누나 같은 리더들을 생각했지만 별게 없었다. 일 잘하는 사람 승진시켜주고 일 못 하는 사람은 신상필벌해 공정한 평가 기준을 갖추는 것이었다. 리더가 되실 분은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어라. 앞에 있는 상대방을 살필 줄 알면서 만약 공정하게 평가받지 못 하고, 차별받는다고 생각하는 걸 리더가 모르면 조직이 생기를 되찾을 수 없기 때문에 적극 나서야 한다.


김일중= 당선된 이후 한 인터뷰에서 캐서린 하킴 교수의 매력자본에 대한 얘기를 하셨는데. 리더가 되기 위해 혹은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한 매력자본은 무엇인가.

김은혜= 매력자본이 대단한 건 아니었다. 일상 생활에 이를 적용하기 어렵지 않은 것이기에 대단하지 않은 것이다. 바로 공감과 배려다. 야당의원일수록 필요하다. 이제 진보와 보수 그런 게 따로 없고 얼마나 나의 삶의 지평을 넓혀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하킴 교수의 공감과 배려, 정치인은 더 이상 거창한 수식어가 아니라 경고를 준다고 생각했다. 정치인은 이제 뷔페 식당에 있는 메뉴다. 국민들로부터 선택을 받고 국민들 볼 때 당을 떠나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게 빛, 소금, 영양소가 되는 사람이라는 선택을 받는 그 젓가락으로 내가 선택을 받는다. 최고의 덕목은 정직이다. 정치인의 배려와 공감이라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가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 정직하지 않으면 가식이다. 내 자체가 매력이 되도록 솔직하고 겸손해지고 낮아져야 한다는 것을 체화하는 거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0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담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0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담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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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중= 양 최고위원께서는 경제자유무역활성화 3법, 인공지능산업 관련된 경제 법안을 발의했다. 한국 사회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양향자 = 정치에서 보니까 예측을 하지 않는다. 당장 올해, 내년 아니면 내후년인데 정쟁 속에 있고 그렇다. 기업에 있을 땐 늘 미래 산업에 대한 상상을 했다. 무슨 일을 해도 10년 후 적어도 15년 후에 상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미래를 향해 나올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 리더는 방향이 틀렸으면 빨리 다른 길을 선택해서 가야 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이 순간은 어떻게든 미래 지점과 닿아 있어 함께 있다 생각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김일중= 올해 발의한 법안이 공공주택, 노후도시, 주택 관련 법안이 많은데, 어떤 주거안정을 위해 가치를 두고 있는가.

김은혜= 제가 어렸을 때 사실 산동네 살았다. 저희 아버지가 직업이 없었기 때문에 언젠가 늘 이사를 가야 했다. 이사 간 집이 더 크고 훌륭한 게 아니어서 상당히 섭섭해 했던 기억이 있다. 그 결핍에 대한 기억 때문에 적어도 국가는 천부인권의 원칙에 따라서 주거의 안정을, 특히 의식주에 대해서는 가급적 모든 국민들에게 뒷받침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또 제 결핍이 다른 사람에게 반복돼서는 안 된다.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력하면 그 꿈이 이뤄진단 말하고 싶지 않다. 너무 많은 변수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변수를 제거하는 게 저와 양 의원님, 기성세대가 할 일이다. 저도 주로 남자 위주의 조직에서 살아왔었기 때문에 기자나 청와대나 통신회사에서 남자보다 2배로 일하고 2배로 인정하지 않으면 공정하게 평가받지 못 한다 생각했다. 나도 과거의 사람이다. 전쟁 같은 제 과거 시절을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저의 과거가 여러분의 미래와 맞물리는 사다리 역할인 거 같아 이 자리 나왔다. 한 번 마음 속에 믿음을 갖고 스스로를 믿고 불굴의 의지로 끌고 가시기를 권한다. 저 같은 기성세대를 활용하고, 이용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세상은 의외로 두렵고 힘들더라도 목소리 내는 사람에게 화답한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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