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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예방접종 후 7일 이내 숨진 노인 지난해 1500명…"사망·백신 무관"(종합)

최종수정 2020.10.24 17:22 기사입력 2020.10.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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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예방접종시스템·통계청 자료, 연계해 분석
美서도 고령층 10만명당 11명 이상 일주일 내 숨져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시민들이 독감 예방 접종을 받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시민들이 독감 예방 접종을 받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지난해 65살 이상 고령층 가운데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한 후 일주일 이내 숨진 이가 1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백신과 사망간 인과관계를 따진 게 아니라 단순히 시차를 두고 사망자가 얼마나 나오는지만 따져본 결과다. 최근 예방접종 후 숨진 사례가 잇따르면서 독감 백신을 둘러싼 우려가 늘었는데, 방역당국이나 전문가들은 백신에 의한 사망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4일 브리핑에서 "지난 예방접종 절기(2019~2020년) 때 65살 이상 인구 가운데 독감 예방접종을 맞고 7일 이내 사망자는 약 1500명"이라며 "어떤 인과성과 상관없이 예방접종을 맞고 사망한 단순 통계"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예방의학저널에 2013년 올라가 있는 예방접종 인구와 사망률을 따져본 연구결과를 보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사망자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접종 후 일주일 이내 숨진 이는 전체 연령군에서는 10만명당 6명 정도인데, 65~74살 집단에서는 10만명당 11.3명이며 75~84살은 두 배 이상 많은 23.2명이다. 85살 이상 집단에선 10만명당 83.1명이 사망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이러한 경향을 직접 따져본 연구결과가 없는데, 최근 접종 후 사망자가 잇따르면서 질병청이 직접 관리하는 예방접종시스템의 자료와 통계청 자료를 연결시켜 분석했다. 독감 백신과 사망간 인과관계가 간접적이나마 확인된 사례는 국내에선 2009년 단 한 건에 불과하다. 당시 독감 접종을 한 이가 중증 이상반응 가운데 하나인 밀러ㆍ피셔증후군 증세를 보여 입원했고 네 달가량 지난 후 합병증이 도져 숨졌다.


22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동부병원에서 평소보다 적은 인원이 독감을 접종하기 위해 접수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22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동부병원에서 평소보다 적은 인원이 독감을 접종하기 위해 접수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정부 "백신접종·사망, 인과관계 없어"
접종 일정, 조정·중단 없이 예정대로 진행

앞서 지난 22일까지 신고가 접수된 사망자 26명 가운데서도 대부분이 독감 접종과 인과성은 없는 것으로 정부는 결론을 내렸다. 26명 가운데 6명은 질병이나 질식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돼 부검하지 않았고 나머지 20명은 부검을 했거나 진행중이다. 이들도 심ㆍ뇌혈관질환이나 기타 질환으로 숨졌다는 게 중간 부검결과다. 이 같은 점을 종합해 예방접종을 중단하거나 일정을 조정하지 않고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정 청장은 "부검 결과 대동맥 박리나 뇌출혈 등 명백히 사망에 이를 정도까지 질병을 확인한 게 6건 정도며 나머지도 조직검사나 혈액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판단을 하는 과정"이라며 "백신에 의한 사망인지 판단은 접종부위에 발적이나 염증이 있어 그것으로 인해 첫 증상이 나타났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으로 인한 면역부작용으로 (숨졌는지) 확인하는 검사를 일부 진행하는데 백신으로 인한 사망을 부검에서 특정하기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운송과정ㆍ백색입자 등 백신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예방접종을 하려는 이가 초기에 몰리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무료접종을 시작한 지난 19일과 이튿날 접종한 노인은 290만명에 달한다. 전체 접종대상자 1065만명의 4분의 1이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00만명가량 많은 수준으로 당국에서도 분석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 사진 오른쪽), 김중곤 서울의대 명예교수(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 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가 24일 독감예방접종 관련 브리핑 후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 사진 오른쪽), 김중곤 서울의대 명예교수(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 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가 24일 독감예방접종 관련 브리핑 후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당국·전문가 "고령층, 겨울철 심·뇌혈관질환 우려↑"
접종 시 오래 기다리거나 외부서 대기 말아야
"중증 이상반응도 의료수칙 따르면 문제없다"

백신품귀를 우려해 접종 초기부터 인원이 몰렸다는 얘기인데, 의료계에선 이처럼 고령층 접종 대상자가 초반에 몰릴 경우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우려한다. 접종 차 찾은 의료기관에서 오래 기다리거나 추운 날씨에 의료기관 밖에서 기다릴 수도 있어서다. 정 청장은 "겨울철 기온이 내려가 혈관이 수축하거나 갑작스러운 온도변화에 따라 심ㆍ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라며 "아침 일찍 의료기관에 가서 오래 기다리거나 추운 날씨에 밖에서 기다리면 심ㆍ뇌혈관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일까지 접수된 접종 후 사망신고는 48명(중증신고 후 사망 3명 포함)으로 하루 전보다 12명 늘었다. 현재까지는 모두 백신에 의한 것으로 보기 힘들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60대 미만이 5명, 60대 이상이 43명이다. 경증 이상반응을 포함한 전체 이상반응은 1154건으로 알레르기ㆍ발열ㆍ국소반응 등이 대부분이다. 급성과민반응(아나필락시스)을 보인 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을 맡고 있는 김중곤 서울의대 명예교수는 "아나필락시스와 길랑바레증후군은 드물게 나타나는 이상반응이나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의료기관의 조치를 따르면 별 문제가 없다"며 "사망자 사인을 조사했으나 예방접종과 직접 관계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몇 가지 안전수칙을 잘 지킨다면 큰 문제 없이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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