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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사려면 이 방법 뿐" 저성장 시대, 주식 몰리는 '청춘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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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기업 적극 투자하는 20·30 세대 늘어
주식열풍 이면엔 '미래 대비 불안감'
마이너스 통장 등 빚내서 투자하는 '고위험군'도 증가
금융당국 "투자자들, 무리한 주식 투자 위험성 유념해야"

코스피가 보합세를 보인 21일 오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보합세를 보인 21일 오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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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직장인 A(28) 씨는 최근 해외주식 거래 플랫폼을 통한 외국 IT기업 투자에 여념이 없다. 매일 외신 기사를 체크하며 글로벌 경제 동향을 파악하는가 하면, 주식 공부 커뮤니티에서 다른 투자자들과 최신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A 씨는 "지금은 소액 투자에 그치지만 앞으로 꾸준히 이익을 실현하면서 목돈을 굴릴 예정이다"라며 "요즘 같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집 사려면 결국 주식 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외 기업 주식 투자를 시도하는 20·30세대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다. 이들은 불안정한 미래를 대비해 자산을 미리 축적할 수단으로 주식을 택하고 있다. 다만 이들 중 일부는 마이너스 통장 등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주식에 쏟아붓는 고위험 투자를 감수하기도 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금융당국은 전문적 지식이나 대응능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가 무리한 투자를 지속할 경우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현명한 투자를 당부했다.


지난달 28일 한국투자증권이 해외주식 어플리케이션(앱) '미니스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고객 중 20대와 30대 비중이 71.2%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들 2030세대 개인 투자자는 테슬라, 애플, 아마존, 엔비디아 등 미국의 대표적 IT 및 기술 기업 매수를 선호했다.


지난 2018년 미국 뉴욕 나스닥 시장 전광판에 미국 대표적 IT 기업들 정보가 떠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8년 미국 뉴욕 나스닥 시장 전광판에 미국 대표적 IT 기업들 정보가 떠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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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대가 주식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불안정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지난 7월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전국 만25~39세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주식 등 금융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31%), '은퇴자산 축적 목적'(23%) 순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54%가 내 집 마련 및 노후 대비 수단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셈이다.

다른 나라 매체들도 한국 주식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른 2030 개인 투자자를 상세히 보도하며, 이같은 젊은층 주식 열풍의 이면에 '침체된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미 매체 '블룸버그'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한국 코스피(KOSPI) 거래대금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48%에서 올해 65%로 큰 폭으로 늘었다"며 "신생 투자자 대부분이 20~30대로 대체로 젊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 밀레니얼 세대는 주식 이득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부터 심각했던 경제적 어려움 해소를 원하고 있다"며 이들이 침체된 취업시장, 높은 집값 등 생활고 문제를 돌파할 수단으로 주식 투자를 택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주식투자 열풍 / 사진=연합뉴스

주식투자 열풍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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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들 2030 개인 투자자 중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주식 투자에 쏟아붓는 '고위험 투자자'도 함께 늘어났다는 데 있다.


지난 1일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증권사가 고객과 약정을 하고 주식 매수 자금을 대출해주는 것) 잔고는 17조625억원에 달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 속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이 최고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개설된 신규 마이너스 통장 중 2030세대가 개설한 계좌는 총 123만2123건으로, 같은 기간 개설된 총 계좌(337만4908건)의 36.5%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2030 세대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액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7년 15조8659억원에서 지난해 16조4105억원으로 늘었으며, 올해 7월까지만 해도 14조2011억원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기성세대에 비해 모아둔 자산이 부족한 2030세대에서 빚을 내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집값 상승, 취업난 등으로 청년 세대가 내 집 마련을 위한 '영끌', 주식 투자를 위한 '빚투'에 나서고 있다"며 "경기 침체가 오래 갈수록 자산과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청년 세대의 빚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고위험 투자가 개인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겨줄 수 있다며 현명한 투자를 당부했다. 국내 투자자는 해외 주식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다, 환율 변동에 따른 '환리스크'에 노출되면 대응할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23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해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무리한 대출을 통한 주식 투자나 충분한 정보가 전제되지 않은 해외투자가 가질 수 있는 리스크를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한번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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