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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붕괴 26주기,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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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경주 리조트 붕괴·2019 광주 클럽 붕괴 사고
전국에서 크고 작은 건물 붕괴 사고 여전히 빈번

1994년 10월21일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 당시 모습

1994년 10월21일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 당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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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1994년 10월21일 오전 7시38분께 서울 성수대교. 흐린 날씨 속 출근과 등교를 위해 차량들이 분주히 다리를 달리고 있던 그 때, 10번과 11번 교각 사이 상판 48m 구간이 갑자기 붕괴돼 20여m 아래 한강 위로 떨어졌다. 다리 위를 지나던 16번 시내버스와 승합차 1대, 승용차 4대 등 차량 6대는 상판과 함께 추락했고, 이 사고로 32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생존자(17명)의 2배에 가까운 인원이었다. 특히 16번 시내버스는 뒷바퀴가 붕괴지점 경계에 걸쳐있다 뒤집힌 채 떨어져 운전기사와 승객 26명 중 24명이 숨졌다.


붕괴된 성수대교는 3년 뒤인 1997년 7월 복구공사를 거쳐 재개통됐다. 다리 북단 나들목 인근에는 사고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탑이 세워졌다.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성수대교 붕괴 사고는 분명한 인재였다. 기술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디자인과 속도를 중시한 새 공법을 미숙하게 적용했고, 관리 감독도 소홀했다. 대교 건설과 관리 등에 관여한 시공업체 관계자와 공무원들은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공범으로 처벌됐다.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26년이 지났지만,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 맴돌고 있다. 잊을 만 하면 터지는 안전사고는 사망자뿐만 아니라 생존자에게도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긴다.


한국시설안전공단에 따르면 2017~2019년 공단이 초기현장조사를 실시한 안전사고 가운데 붕괴ㆍ도괴사고는 전체의 5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경주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와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2019년 광주 클럽 붕괴도 인재가 원인이었다. 지난해 서울 서초구 '잠원동 건물 붕괴사고'를 비롯한 크고 작은 붕괴 및 화재 사고도 여전히 빈번하다. 지난달에도 서울 강동구 오피스텔 현장과 서초구 건축물 해체공사 현장에서 시설물 붕괴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9월과 10월은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현장 지반의 약화 정도가 더 크기 때문에 붕괴 사고의 위험성이 더 높은 시기다. 올해는 평년 대비 2배 이상의 강수량이 기록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건설현장 공사가 지연된 곳이 많아 공기 단축을 위한 무리한 작업으로 인한 붕괴 사고 우려도 크다.

전문가들은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한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시대가 흐르면서 공사 규모가 커지고, 그에 따라 사고 발생 시 인명 피해 가능성도 높아지는데 제도 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어 처벌하는데 급급한 것이 현실인데, 이제는 사고 원인을 정확히 밝히고 그것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를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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