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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국경이 어디 있나요?" '국제결혼'으로 눈 돌리는 청년층[허미담의 청춘보고서]

최종수정 2020.10.17 06:00 기사입력 2020.10.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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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기피하는 청년층 증가…혼인 건수 8년째 감소세
국제결혼은 3년째 증가세
성인남녀 10명 중 9명 "외국인과 결혼 가능"

웨딩홀에서 신랑과 신부가 주례사를 듣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웨딩홀에서 신랑과 신부가 주례사를 듣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편집자주] 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서로 사랑하는데 국적이 문제인가요?"

직장인 김모(27·여)씨는 3년째 독일인 애인과의 연애를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원래 비혼주의자였는데, 독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 마음이 바뀌었다"면서 "문화가 다르다 보니 서로 다툴 일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오히려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다 보니 오히려 견문이 넓어졌다"고 했다.


이어 "생각하는 게 다르다 보니 서로 대화하는 것도 재밌다"면서 "처음에는 부모님이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연애를 별로 탐탁지 않아 하셨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 재밌어하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 세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30세대를 중심으로 '국제결혼'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최근 젊은층이 결혼을 기피하는 것과는 상반된 현상이다. 전문가는 글로벌 시대가 되면서 기성세대에 비해 청년들이 개방적인 사고를 갖게 된 것과 연관 있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19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전체 결혼 건수는 8년째 감소세를 기록한 반면, 외국인과의 결혼 건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3만9200건으로 전년 대비 7.2%(1만8500건) 줄었다. 이는 2011년부터 8년 연속 감소한 수치로, 통계를 작성한 1970년대 이래 최소치다.


반면 지난해 한국인이 외국인과 결혼한 사례는 2만3600건으로 전년 대비 4.2% 늘어 2017년(2만800건)부터 3년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다 보니 청년층 사이에서도 '국제 연애'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이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25)씨는 "지인들 중에서도 외국인과 연애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면서 "사람 대 사람으로 좋아하는 건데 뭐가 문제인가 싶다. 나 또한 연애나 결혼을 결심할 때, 국적은 큰 상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웨딩홀에서 신랑과 신부가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웨딩홀에서 신랑과 신부가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씨처럼 청년층의 대다수가 '국제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가족 다양성에 대한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10명 중 9명(89.2%)이 '외국인과 결혼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40대가 95.3% ▲50~70대의 80.1%가 수용 가능하다고 답해, 연령대가 낮을수록 다문화가족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다 보니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에서도 '국제 커플'과 관련한 콘텐츠는 인기다. '국제 연애'를 주제로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들은 양국 문화 차이나 각국 여행지 탐방 등을 콘텐츠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이 같은 영상에는 "요즘 이런 '국제 커플' 관련 콘텐츠가 많아지는 것 같다.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저렇게 인연을 만나는지. 국경을 뛰어넘은 사랑인 만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귀었으면 좋겠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해주는 모습이 아름답다", "저 또한 외국인 애인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다른 나라에서 살았으니 서로 가치관이 달라 많이 다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서로의 문화를 잘 모르니까 더 많이 이해해주는 것 같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는 이 같은 현상이 우리나라의 '젠더갈등' 등 여러 사회적 현상과 연관됐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글로벌 시대가 되면서 청년층은 기성세대보다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더 익숙해졌다. SNS 등을 통해 외국에 거주하는 이들과도 자유롭게 연락할 수 있다 보니 타문화에 대해 더 쉽게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또 청년층이 기성세대보다 개방적인 사고를 갖게 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외국인이라고 어떠한 편견을 갖기보다는 국적을 떠나 사람 자체의 성품을 중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여러 사회 현상과도 연관 있다. '젠더갈등'이 이어지고 있고, 아직까지 가부장제가 남아 있지 않나"면서 "이런 것들을 탈피하기 위해 국제연애를 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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