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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회복 격차'…코로나19 이후 뚜렷해진 'K字' 경기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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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성공, 재정 여력 따라 국가별 성장률 천차만별
코로나19로 갈려진 산업 변화
전세계 극빈층 9000만명 증가…억만장자 재산 27.5% 늘어
양극화, 격차사회 가속화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라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국가와 기업, 개인들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K자 회복' 양상이 굳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의 회복 속도 등을 두고 그동안 다양한 모델이 나왔지만 결국 한쪽 획은 우상향, 다른 쪽 획은 우하향을 그리는 'K'처럼 위기를 거치면서 회복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얘기다.


16일 국제신용평가사 S&P는 최근 'K자 회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거시경제 상황이나 신용 흐름은 향후 지역과 산업에 따라 간극이 더 커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면서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가 더욱 현격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코로나19 이후 경제학자들은 V자 회복(침체 후 급반등)과 U자 회복(침체 후 완만한 회복), L자 회복(침체 장기화), W자 회복(반짝 회복 후 침체)을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나타난 양상은 K자다. 경기 회복 속도가 아닌 개별 국가나 기업, 개인과 같은 경제 주체들의 상황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빈익빈 부익부'로 갈리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국가별 경제 회복 차이는 판이하다. 지난 13일 국제통화기금(IMF)이 공개한 세계경제전망(수정치)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4.3%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 반면 유럽은 -8.3% 성장 전망이 나왔다. 같은 유럽이라 하더라도 독일은 GDP 성장률 -6%, 스페인은 -12.8%로 크게 달랐다. 신흥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1.9%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인도는 -10.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 성장 예상 속도가 이처럼 큰 폭의 격차를 보이는 것은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재정 지원 여력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방역에 성공해 경제ㆍ사회적 피해를 줄일 경우 회복 국면에서도 속도를 낼 수 있다. 또 국가신용도가 높고 재정 여력이 있는 나라는 예산은 물론 국채 등 발행으로 추가 재원을 동원해 경제를 떠받칠 수 있다. 반면 신용도가 낮고 재정 상황이 열악한 나라는 재원 투입이 어렵다. IMF는 선진국의 경우 예산의 20% 규모를 국채 등의 발행을 통해 경기 부양에 활용하는 반면 개발도상국은 5% 정도만 투입하는 것으로 봤다. 이런 재정 여력 차이로 선진국보다 개도국의 경제적 충격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격차 해소와 관련해 "저빈국의 경우 긴급한 행동이 요구된다"며 "저소득국의 채무 상환을 유예해주는 채무 원리금 상환 유예 이니셔티브(DSSI)를 뛰어넘는 공동의 합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시대에 어떤 업종에 속해 있느냐는 기업의 생과 사를 갈랐다. S&P는 코로나19 이후 어떤 산업 영역에 속하느냐에 따라 회복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S&P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소매 필수품의 경우 내년이면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화학이나 호텔, 석유정제업 같은 경우에는 2022년, 항공산업은 2023년 이후에나 지난해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개인들의 삶 역시 격차가 벌어졌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시급이 28달러(약 3만2000원)를 넘는 이들이 오히려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시급 16달러 미만을 받는 이들은 대량 실업사태를 겪으면서 26.9%(8월 기준) 줄어들었다. 재택근무 등을 통해 일할 수 있는 고소득 일자리는 오히려 늘어난 반면 저소득층은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다. 부유층의 경우 급여 외에도 주식 투자 등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 8월 미국에서는 정부의 실업보험급여 확대가 끝나 개인 소득이 2.7% 줄었는데도 소비 지출은 1% 늘어나는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학력이 높거나 백인일수록 고용 타격이 작았고 학력이 낮거나 유색인종일수록 고용 타격이 컸다.


전 세계적으로도 격차가 벌어졌다. IMF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하루 소득이 1.9달러 미만인 극빈층이 8000만명에서 90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개발 정책 등의 영향으로 그동안 전 세계 극빈층은 매년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위기가 이런 흐름을 뒤집은 것이다. 반대로 10억달러 이상 재산을 보유한 억만장자들의 재산은 되레 늘었다. UBS은행에 따르면 올해 세계 억만장자들의 재산은 27.5% 증가했다. 기술과 의료산업 분야의 기업가 재산이 전례 없이 늘어난 결과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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