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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섭하다' 부모 성화에 명절 모임 참석
가족 간 귀성 놓고 '눈치 게임'도
"코로나 걱정" vs "여행도 가는데"

추석 연휴 첫날인 30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추석 연휴 첫날인 30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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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이번 추석엔 집에만 있으려고 했는데 거리가 가까우니 모이자고 하시네요"


인천에 사는 김지현(35·가명)씨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집에만 있기로 했다가 울며 겨자 먹기로 명절 '가족 모임'에 참석하게 됐다. 집이 가까운데 잠깐 들렀다 가면 되지 않느냐는 시부모님의 성화에 못이긴 탓이다. 시댁 식구들도 모두 가까운 곳에 살아서 예년처럼 대가족이 모이게 됐다. 어린 자녀들이 있어 신경이 쓰인다고 에둘러 변명도 해봤지만 '평소에도 자주 얼굴을 보는데 유난스럽게 뭘 그러냐'는 핀잔만 들었다. 김씨는 "올 추석엔 모이지 않기로 한 가족들이 많다는데 다 남의 일 같다"며 "차로 이동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라 거절할 명분도 없다"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귀성을 포기하는 ‘귀포족’이 늘어난 반면 피치 못 할 사정으로 고향에 방문해야 하는 이들도 있다. 특히 시댁이나 친정이 가까운 경우 ‘얼굴만 보자’는 부모의 요구를 거절하기 쉽지 않다. 종갓집이라는 이유 등으로 강요에 못 이겨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경우도 많다.


서울에 사는 박현아(36·가명)씨도 시댁의 호출(?)을 받고 대구로 내려간다. 다들 이번엔 내려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막내며느리인 박씨가 총대를 멨다. 박씨는 “차라리 나도 눈치 보지 말고 먼저 말씀드릴 걸 그랬다”면서 “즐거워야 할 명절인데 이동할 걱정에 영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첫째 아들인 서종선(38·가명)씨도 “추석 전부터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다른 형제들이 다들 못 간다고 해서 내려가기로 결정했다”면서 “자차로 이동하고 부모님 댁 외엔 다른 곳에 방문하지 않는 등 최대한 조심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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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연휴 전부터 ‘추석 때 기차로 이동하는데 괜찮을지 모르겠다’, ‘굳이 내려오라는 시댁의 요구를 거절할 방법이 없느냐’ 등 비슷한 고민을 가진 이들의 글이 수시로 올라온다.


이런 상황에 섭섭함을 토로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평소 바깥 활동은 다 하면서 명절이라고 못 모일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신정구(68·가명)씨는 “추석 기간 유명 관광지에 있는 호텔과 리조트 등이 만실이라는 기사를 보고 기가 찼다”면서 “그런 식이면 명절에 집에 내려오는 것도 문제가 없을 텐데 코로나 핑계를 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추석 연휴 첫날인 30일 전국 고속도로 곳곳은 귀성객이 몰리면서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오후 1시 기준 승용차로 서울요금소를 출발할 경우 전국 주요 도시까지 소요 시간은 부산 6시간, 광주 4시간 30분, 울산 6시간 10분, 대구 5시간, 대전 2시간 20분, 강릉 3시간 30분으로 예상된다. 도로공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정오까지 정체가 절정에 달했다가 오후 7∼8시께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5일(114명) 이후 닷새 만에 다시 세 자릿수인 113명이 됐다. 누적 확진자는 2만3812명으로 늘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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